공유경제와 Mobile On-Demand Economy, 그리고 ‘부스러기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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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유경제 Honeycomb? 

제레미아 왕(Jeremiah Owyang)이라는 Crowd Company의 창립자이자, Industry Analyst가 2014년 5월 자신이 운영하는 Blog를 통해 한장의 강렬한 인포그래픽 보고서를 발행했다. 'Collaborative Economy Honeycomb'라는 벌집 모양으로 구성된 공유경제 프레임워크가 바로 그것이다.
(이 보고서의 JPG 원본 파일은 http://www.web-strategist.com/blog/wp-content/uploads/2014/05/honeycomb_collab_econ.jpg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 '공유경제 벌집' 프레임워크를 보면 6개의 중요한 공유경제(Collaborative Economy) 영역을 보여주고 있는데, Transportation, Services, Food, Goods, Money, Space가 대표적이다(이 영역의 주요 스타트업만 전 세계적으로 9,000여개에 달하며, 공유경제 스타트업 디렉토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도 생겼는데, http://meshing.it/companies에서 분야 별로 검색이 가능하다). 이 '공유경제 벌집'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Transportation 영역에 Uber가 있고, Space 영역에는 Airbnb가 공유경제의 대표모델로 존재한다.

공유경제벌집
Source : Crowd Companies
  • 공유경제는 완벽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제레미아 왕이 CEO로 있는 Crowd Company에서 공식 발행한 'Collaborative Economy Honeycomb' 프레임워크에는 공유경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The Collaborative Economy enables people to efficiently get what they need from each other. People use powerful technologies that enable Crowd-funding, Peer-to-Peer lending, the Maker Movement, and the Sharing Economy. If you look closely, the crowd is becoming like a company: self-funding, designing, producing, and sharing what people already have.

(공유경제는 한측의 이용자들이 효과적으로 다른 측 이용자로 부터 필요한 것을 획득하게 한다. 이용자들은 클라우드펀딩, 물물교환, 메이커 운동 등을 가능케 하는 강력한 기술을 활용한다. 이것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이러한 양측의 군중들은 그 스스로 자체펀딩활동, 디자인활동, 생산활동, 그리고 일반이용자들이 이미 소유한 것을 공유하는 활동을 통해 마치 기업과 유사한 형태로 진화한다)

즉, 애초부터 공유경제 모델은 서로 다른 성질을 띄는 이용자 그룹 간에 일어나는 양면시장(Two-Sided Market) 모델이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플랫폼의 양면시장적 관점에서 공유경제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Surplus Asset(잉여자산) 을 가진 Supply Side User와 이를 필요로 하는 Demand Side User를 연결하는 양면시장으로 존재 
2. 양면(Two-Sided)의 서로 다른 성질을 지닌 이용자 간에 교차 네트워크 효과가 플랫폼으로 내부화됨으로서 최적비용을 양측 중 어느 한 측에 부과(Cost Allocation, 수수료를 수익모델로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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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의 플랫폼으로서의 작동방식. 출처 : 로아컨설팅]

  • Mobile On-Demand Economy의 부상 

Mobile On-Demand Economy, Last-Second Economy라는 용어가 실리콘밸리를 강타하고 있다(본 내용과 관련해서는 버티컬 플랫폼 컬럼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다(http://verticalplatform.kr/archives/3159 참조). 한 마디로 Mobile On-Demand의 정의는 다음과 같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Applications that aggregate demand on mobile device. but fulfill that demand through offline service
(모바일기기가 고객의 모든 요구사항을 수집하는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존재하지만,
결국 오프라인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해당 요구사항이 해결되는 것)

Mobile On-Demand Economy를 연구한 스티브 슈라프만(Steve Schlafman,  http://schlaf.me/post/81679927670)에 따르면  Uber가 성공한 이유를 공유경제 프레임워크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 한마디로 모바일 기기를 통한 'Collapsing the Value Chain'의 관점에서 본다.

공유경제3

[왜 Uber는 성공했는가? - Mobile On-Demand 의 작동 매커니즘]
출처 : http://www.slideshare.net/schlaf/on-demand-everything

스티브 슈라프만은 Uber가 Mobile On-Demand의 전형적인 매커니즘을 따른 성공사례라고 주장한다. 목요일, 금요일 밤 12시 이후에 서울 도심에서도 간만의 회식, 친구와의 만남을 마치고 택시를 잡으려고 하면, 도로에 쏟아져 나온 많은 경쟁자들(?)로 인해 택시잡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이 때 작동하는 모바일 기기를 활용하여 문제점을 해결하는 전형적인 방식은 '콜택시' 서비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콜택시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위의 그림에서와 같이 기본적으로 7~8가지의 단계(콜 택시 전화번호 탐색-->전화걸기-->상담원 통화-->배차안내-->기다리기-->택시도착-->지불 등)라는 번잡함을 거쳐야 하고, 배차안내가 안될 경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하는 Pain이 발생한다.
Uber는 바로 이 기존의 Pain Point(현존하는 Value Chain의 문제점)를 단 2번의 Push Button을 클릭하는 것으로 해결해 버린다. Uber App을 설치하고, Uber를 클릭한 후, 사용자 위치 주변에 나타나는 Uber Driver를 선택(3분 이내에 도착가능한 Uber Driver만 보여줌)하는 것으로 기존 '콜 택시'와 동일한 효용을 누릴 수 있다.
바로 이것이 Mobile On-Demand 서비스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 원하는 횟수만큼 필요할 때 마다, 주문형(On-Demand)으로 모바일을 통해 요청하고, 플랫폼 사업자는 이 요청사항을 기술력으로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기업이다.
제레미아 왕의 '공유경제 벌집' 프레임워크에서 Uber와 Airbnb는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모델이나, 스티브 슈라프만의 Mobile On-Demand 경제에서Uber와 Airbnb는 기존 '콜택시'와 '숙박시설' Value Chain의 문제점을 모바일(스마트폰)이 Push Button 2~3번으로 해결해주는 주문형 서비스 모델인 것이다.

이러한 Mobile On-Demand 경제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영역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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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Demand Landscape]
출처 :  http://www.slideshare.net/schlaf/on-demand-everything

이 [On Demand Landscape]를 보면, 제레미아 왕의 Crowd Company에서 발표한 '공유경제 벌집'의 6개 영역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On-Demand Landscape의 대표영역 중 Transportation - Dining+Drinks - Travel/Hospitality - Home Services - Food & Beverage - Health & Beauty가 사실상 '공유경제 벌집' 프레임워크의 대표 6대 영역과 거의 동일하게 겹치고 있다.

  • 공유경제와 Mobile On-Demand 경제, 그리고 '부스러기 경제'

왜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서비스 모델과 Mobile On-Demand 서비스 모델은 겹치는 가?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이들 'Mobile On-Demand 서비스'의 공통점은 공유경제 모델이 지향하는 '양면시장'이다. 즉, 모바일 기기를 통해 주문형으로 즉각적인 소비자의 요구사항이 플랫폼 공급자에 도착하면, 플랫폼 사업자가 그 요구사항을 직접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요구사항을 가장 저렴하게 제공가능한 잉여자원(Surplus Asset)을 가진 Supply Side User가 제공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이 연결성의 속도(Speed)와 처리능력(Capacity)을 남보다 빨리, 많이 획득한 기업이 양면 고객의 교차 네트워크 효과를 빠르게 획득한다.

최근 '부유한 노예', '슈퍼 자본주의' 등의 서적을 쓴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 대학 교수는 '공유 경제'를 노동자들에게는 부스러기(Scraps)만 남겨주는 '부스러기 공유경제(Share the scraps Economy)'라고 강력하게 비판한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TTimes라는 국내 사이트에서 주요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http://www.ttimes.co.kr/index.html?no=2015020819257733115)

제레미리프킨은 그의 책 한계비용 제로사회(사실 한계비용이 제로일수는 없다)에서 공유경제를 대표적인 한계비용 제로 모델로 뽑으면서 기존 완전경쟁시장의 매커니즘이 변화하게 될것이라고 강조한바 있다. Airbnb가 힐튼호텔체인보다 한계비용이 낮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호텔을 지을 부지를 매입할 필요도 없고 그 위에 숙박시설을 지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한계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힐튼호텔 체인과 완전히 다른 숙박업 플레이를 할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숙박업의 실질적인 주체자(플랫폼 공급자)인 Airbnb의 수익모델은 잉여자원(surplus asset)을 가진 supply side user(숙박시설 제공자)로 부터 나오고 있으며, Airbnb가 한계비용을 줄일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Airbnb는 그저 이 잉여자원을 가진 공급자와 이것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려는 수요자(demand side user)를 연결시켜주고, 그에 대한 access charge(수수료)를 공급자에게 할당함으로써 수익모델을 확보한다.  플랫폼 이론에서는 이를 네트워크 외부성(효과)이 내부화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말은 플랫폼 사업자의 수익모델은 결론적으로 양면 고객이 서로 만나 상호작용을 일으키게 됨으로써(교차 네트워크 효과) 발생하는 부산물(비용을 양측 중 어느 한 측에 할당)이고, 플랫폼을 통해서만 거래, 상호작용이 일어날수 밖에 없는 현상이 심화(네트워크 효과의 내부화)되면 플랫폼 사업자는 더욱더 독점력이 강화되면서, 양측 중 어느 한 측에 영원히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는 상황으로 진화하는 것이다(플랫폼의 독점력 획득).

필자의 해석으로는, 라이시 교수는 바로 이 대목에서, 결론적으로 이 공유경제 매커니즘에 참여한 Supply Side User가 겉으로 보기에는 플랫폼 공급자가 제공하는 프레임워크 내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 모든 Demand Side User의 실질적인 요구사항과 불만은 모두 이들이 과도하게 부담하고 있으며, 단지 몇 푼 안되는 수수료의 일부만 가지고 감으로써, 부의 원천이 플랫폼 사업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공유경제가 때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공유라는 모자(Cap)만 씌여져 있지, 실제로는 그 모자를 돋보이게 하는 실체는 잉여자원을 제공하는 이해관계자로 부터 획득되는 것인데, 수수료를 과도하게 부과함으로써 '공유'라는 의미가 과도한 '부스러기'를 챙기는 악덕업자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유경제 모델은 Mobile On-Demand 서비스의 예와 같이, Demand Side User의 불편한 오프라인 경험/문제점을 가장 단순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다양한 해법과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수많은 VC가 공유경제와 Mobile On-Demand 서비스 모델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공유경제와 Mobile On-Demand의 접점과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것. 이것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매우 중요한 화두로 부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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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벤션랩의 CEO, 경영학박사(MIS트랙-플랫폼 전략). 97년~2004년까지 소프트뱅크코리아의 미디어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미디어를 거쳐 2005년 IT기술전략 컨설팅기관인 로아컨설팅 창업, 이후 2017년 2월 더인벤션랩을 새롭게 설립하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액셀러레이터 기관장, 초기 시드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더인벤션랩은 지난 5년 간 100여 개 이상의 플랫폼 및 컨슈머 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초기 시드투자를 집행하였다(중기부 TIPS운영사). 김진영 대표는 집닥(구주회수완료), 펫닥( 구주회수완료, 시리즈 C), 얌테이블(시리즈 B),홈마스터(중부도시가스 매각완료), 자란다(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보이스루(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지구인컴퍼니(구주일부회수완료, 시리즈 B), 스토어카메라(시리즈A), 오케이쎄(시리즈 A2), 고투조이(시리즈 A2), 고미(시리즈B) 등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팀을 초기에 발굴하여 초기투자를 주도하였다. 특히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진출하는 다양한 버티컬 플랫폼 분야의 한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는 공동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런칭(KB국민카드 Future 9,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웰컴금융그룹 Welcome On-Demand, 현대모비스 M.Start 등), 삼성증권(스타트업 랠리업)을 포함하여 보령제약, 대원, 우미건설 및 국보디자인 등)하여 Corporate Accelerating 및 Open Innovation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기관으로는 드물게 코스닥 상장사인 대원-국보디자인 및 우미건설-보령제약 등과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여 전략적 시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대기업/중견그룹 사내벤처/애자일 조직의 Business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