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변혁에 성공하려면? – “디지털 변혁 적응 조직”을 구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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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운영하는 버티컬 플랫폼 사이트 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및 플랫폼 전략 관련 컬럼코너에서도 여러번 밝혔지만,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은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조직과 문화, 일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 보고체계 와 자원의 공유 등을 포함한 HR 이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필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정 조직이나 기업의 디지털 변혁은 반드시 오너와 CEO의 강력한 디지털 비전(Digital Vision)의 천명과 디지털 전담부서 설치, 외부로부터 CDO(Chief Digital Officer) 영입, CDO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학습조직인 CoE(Center of Excellency) 구성 등 이른 바 Top-Down Approach가 필연적이다.  특히 Non-IT 기업의 디지털 변혁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Top-Down Approach는 필수불가결의 전제조건이다. 다시 말하면 Non-IT 기업, 특히 전통적인 금융권, 제조업, 유통업종의 기업조직의 디지털 변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Top의 강력한 디지털 비전 천명과 조직의 대규모 참여유도(Organizational Engagement)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본 컬럼에서는 디지털 변혁에 성공하기 위한 '디지털 변혁 적응조직'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디지털 변혁 적응조직이란? 

디지털 변혁 적응조직 또는 기업과 관련해서는 이미 2014년 미국에서 출간된 'Leading Digital (한국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역서로 출간됨)'에서 논의된 바 있다. 이 서적에서는 500개의 미국 내 Non-IT 기업의 디지털 변혁 역량과 50여 명의 CEO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변혁의 수준을 논하는 데 있어, 하기와 같은 쿼드런트를 제안하였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기업이 디지털 변혁에 성공하려면, 리더십 역량(Leadership Capability)과 디지털 역량(Digital Capability)의 2축을 모두 확보해야 한다. 리더십 역량은 4개의 Sub Factor로 구성되어 있다. Top의 강력한 디지털 비전 수립역량을 중심으로 조직의 대규모 참여유도역량, 디지털 거버넌스 구축 역량, 기술리더십 역량이 그것이다. 사실 이 4가지 리더십 세부 역량은 전적으로 Top(기업의 오너, CEO)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해석하면, 디지털 비전 수립(이 단계에서 업의 본질에 대한 재정의, Data Driven BM의 중요성 강조) > 전사 및 계열사로의 비전과 실행방안에 대한 확산과 조직의 자발적 참여 > 각 사업부문 또는 계열사가 확보한 데이터 자원을 포함한 핵심 역량의 공유와 확산 > 이에 필요한 적정 디지털 기술의 도입이 연속적이면서 지속성을 가지고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리더십 역량은 디지털 변혁의 필수조건/전제라고 할 수 있다. 서두에 디지털 변혁이 절대 Bottom-Up Approach로 진행되지 않고, Top-Down Approach에 의해 진행된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리더십 역량도 없는 조직이 디지털 변혁을 추구하고 있다면, 성공할 확률이 극히 드물거나 Zero 가깝다고 할 수 있다. 

Source : Leading Digital, George Westerman Didier Bonnet, The Digital Advantage : How Digital leaders Outperform Their Peers in Every Industry“ , ROA Invention LAB 재분석

리더십 역량확보를 필수전제로 필자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영역은 디지털 역량이다. 디지털 역량은 크게 3가지 세부역량이 확보됨으로써 가능하다. 필자가 원서인 'Leading Digital'에서 제시한 것과 완전히 다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세부 역량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핵심 운영 역량(Operation)' 파트이다.
원서에서는 기존 전통적인 조직에서 요구하는 Operational Excellency에 입각하여 제시하고 있으나, 필자는 최근 디지털 기술의 적용이 일상다반사 되면서 점점 더 파이프라인 조직이 필요로 하는 핵심 운영역량이 플랫폼 조직에서 요구되는 핵심 운영역량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새롭게 반영하였다.

2016년 4월, 플랫폼 전략이론의 대가인 마션 밴 알슈타인(Mashall Van Alstyne), 제프리 파커(Jeffrey Parker) 등이 공저한 'Pipeline, Platform and the new rule of strategy' 논문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조직이 파이프라인 기업/조직과 극명하게 대변되는 3가지 특징을 제시하고 있다(본 논문의 자세한 내용은 필자가 작성한 컬럼을 참조하기 바람)

Source : HBR, 2016.4. 'Pipeline, Platform and the new rule of strategy' 참조. ROA Invention LAB 김진영 재정리

3가지 특징을 요약하면 첫째 자원조정자의 기능이 중요(Orchestration),  둘째 외부 인터랙션 강화(과감한 개방과 협력시스템 설계), 셋째 전체 생태계 가치중심 체제로 집약된다. 새로운 경영전략 체계를 수립하는 데 있어, 조직이 이 3가지 중심으로 전환되었을 때 비로서 파이프라인 조직이 플랫폼 조직으로 진화할 수 있는 것이다. 디지털 변혁을 주도하는 혁신자들의 대부분이 플랫폼을 소유한 거대기업임을 고려할 때, 핵심운영역량은 과거지향적인 Operational Excellency를 강조하기 보다는 미래지향적인 핵심운영역량의 새로운 규칙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변혁 적응조직이란, 앞에서 살펴본 디지털 역량을 결정짓는 2가지 핵심역량인 리더십역량 + 디지털 역량을 모두 확보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리더십 역량은 디지털 변혁 적응조직이 되기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며,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역량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디지털 역량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핵심운영역량에 대한 규칙설계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고객경험 창출역량'이 확보되고 또한 '비즈니스 모델의 재창조역량'도 확보할 수있다.

디지털 변혁 사다리를 만들어라 

디지털 변혁 적응조직은 반드시 Top Down Approach에 의해 리더십 역량이 충만한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디지털 변혁자(Digital Visionary)로 나아가기 위한 단계 별 진화(주로 디지털 역량을 확보하면서) 를 추구한다.

도대체 왜 기업/조직은 갈수록 디지털 변혁자로 등극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기존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는 더 이상 혁신을 추구할수도, 고객의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안할수도, 더 나아가 생존할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의 본질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변혁과 이를 통한 시장/고객의 재창출이 디지털 변혁의 궁극적인 미션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비즈니스 모델 변혁이 말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는 다는 것. 결국 비즈니스 모델의 실행주체인 조직과 조직문화가 완전히 환골탈태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 도입을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한 아이디어 창출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디지털 변혁은 반드시 조직/문화 변혁 단계가 먼저 시작되며, 이후 기술적 변혁 단계를 거쳐 비즈니스 모델 변혁 단계로 이어지는 3단계 사다리 모델(이른바 디지털 변혁 사다리 모델) 을 따른다고 할 수 있다. 

Source : ROA Invention LAB, 김진영

디지털 전담부서의 설치, CDO 영입, CoE의 조직은 기실 조직/문화 변혁을 위한 실행이라고 할 수 있으며,  CoE를 중심으로 한 학습조직은 외부 인터랙션(디지털 역량 중 핵심 운영역량)에 대한 새로운 규칙설계를 통해 꼭 자신이 속한 산업 내 플레이어 뿐만 아니라, 타 산업영역의 디지털 변혁에 성공한 여러 플레이어를 연구하면서 디지털 기술의 도입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어떤 혁신 기술기업을 만나야 하는지 스스로 파악하게 된다.
필요에 따라서는 기술혁신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제휴, 투자, 인큐베이팅/액셀러레이팅 등 전에 보지 못한 외부 인터랙션이 시작된다.  이런 기술적 변혁단계에서 비로서 Bottom-Up Approach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아이템에 대한 제안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가 중간 경영진을 중심으로 Small Starting(소규모로 빠르고 작게 시작. 싼 값에 실패하는 문화 확산)된다.
비즈니스 모델 변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 조직이 기술적 변혁 단계에서 Lean하고 Agile한 방법으로 다양한 기술기반의 사업아이템들이 다양하게 등장하여 파일럿 테스트가 진행되고 이 중 1-2개가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빠른 속도로 반응을 확보하면, 최고 경영진을 중심으로 전사 자원을 이 1-2개의 사업아이템에 집중하게 된다. 이 중 하나가 속된 말로 '대박'나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재창출할 수 있게 된다.

한국 대기업 조직의 현재 상황은? 

그렇다면 현재 한국 대기업 조직의 상황은 어떨까?  필자는 최근 유통업 분야의 옴니채널 컨설팅을 포함하여 디지털 변혁 관련 아카데미 운영,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디지털 리테일 컨설팅 그룹의 김형택 대표, 비즈니스 모델 혁신 모델을 수년 간 연구해온 경성대 이승준 교수와 함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니셔티브라는 사이트를 개설하여 대기업 리더급 이상 대상의 디지털 변혁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까지 초기단계이나 최근 필자가 활동 중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니셔티브에 공개한 디지털 변혁 역량 평가 인덱스(40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조직의 디지털 변혁 역량 평가 인덱스)에 기반하여 각 개별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그들 조직의 디지털 역량 정도를 쿼드런트에 포지셔닝해 본 결과, 대부분이 보수주의자(Conservative) 분면에 놓여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한국 대기업 조직의 수장들이 디지털 비전을 속속 천명하고(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주자로서의 역할 강조) 이에 따른 조직 개편, 조직의 대규모 참여유도 역량은 어느 정도 충만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디지털 역량 측면에서는 파이프라인 조직의 특성 상 핵심운영역량의 확보, 이에 따른 새로운 고객경험창출+비즈니스 모델의 재창조 역량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국내 대기업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지, 디지털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여 디지털 비저너리의 단계로 발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국내 금융권, 유통업의 강자들은 디지털 변혁 추진이 시작되었고, 시설과 장치 기반 제조기반의 대기업들도 스마트팩토리를 시작으로 점진적인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오히려 문제는 국내 대다수 중소/중견기업들의 디지털 변혁 적응조직으로의 진화이다. 이들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이라는 키워드나, 디지털 변혁이라는 말에 여전히 관심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에도 바빠죽겠는데 무슨 4차 산업혁명이고 디지털 변혁이냐 라고 반문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조직과 조직문화의 변혁이란 사실 이들 중소기업, 특히 중소기업 대표들에게는 그다지 다가올 만한 이야기가 아니다.

점점 더 그래서 디지털 변혁에 성공한 국내 대기업의 경험과 자산이 이들 중소기업에게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상할 것이다. 진정한 전 국가적 디지털 변혁이란, 디지털 변혁의 선두주자인 대기업과 대기업의 기존 Supply Chain Partner들인 중소/중견기업들이 갑-을 하청관계가 아니라, 파트너 관계로 다시 재정립되고, 리더십 역량과 디지털 역량이 동시에 증진될 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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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벤션랩의 CEO, 경영학박사(MIS트랙-플랫폼 전략). 97년~2004년까지 소프트뱅크코리아의 미디어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미디어를 거쳐 2005년 IT기술전략 컨설팅기관인 로아컨설팅 창업, 이후 2017년 2월 더인벤션랩을 새롭게 설립하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액셀러레이터 기관장, 초기 시드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더인벤션랩은 지난 8년 간 180개 이상의 플랫폼 및 컨슈머 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초기 시드투자를 집행하였다(중기부 TIPS운영사 및 서울형 TIPS운영사). 김진영 대표는 집닥(구주회수완료), 펫닥( 구주회수완료, 시리즈 C), 얌테이블(시리즈 B),홈마스터(중부도시가스 매각완료), 자란다(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보이스루(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지구인컴퍼니(구주일부회수완료, 시리즈 B), 스토어카메라(시리즈A), 오케이쎄(시리즈 A2), 고투조이(시리즈 A2), 고미(시리즈B) 등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팀을 초기에 발굴하여 초기투자를 주도하였다. 특히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진출하는 다양한 버티컬 플랫폼 분야의 한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는 공동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런칭(KB국민카드 Future 9,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웰컴금융그룹 Welcome On-Demand, 현대모비스 M.Start 등), 삼성증권(스타트업 랠리업)을 포함하여 보령제약, 대원, 우미건설 및 국보디자인 등)하여 Corporate Accelerating 및 Open Innovation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기관으로는 드물게 코스닥 상장사인 대원-국보디자인 및 우미건설-보령제약 등과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여 전략적 시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대기업/중견그룹 사내벤처/애자일 조직의 Business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