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tual Reality가 소비자의 일상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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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cebook의 Oculus VR 인수로 Virtual Reality에 대한 관심 재조명

최근 등장한 이슈들 중 Facebook의 Oculus VR (Oculus Rift 제조 업체)인수 소식이 필자의 주목을 끌었다. 지난 3월 말 Facebook은 설립한지 20개월 남짓 한 Oculus VR을 20억 달러라는 거액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Facebook의 주가가 전날대비 6.93% 급락했고, 주커버그의 숫자 무개념에 대한 조크가 여기 저기서 들려왔다. Whatsapp에 이어 지나치게 고평가 된 가격으로 스타트업을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대부분이었다.

필자의 흥미를 끈 점은 마크 주커버그가 스마트폰에 이은 차세대 디바이스 영역으로 Virtual Reality(가상현실)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업계 전문가는 우리가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중심의 세상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것처럼, 10년 후에는 Virtual Reality를 중심으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소비자의 일상 생활에서 Virtual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10%~20%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전망은 마치 매트릭스를 처음 볼 때와 같은 아찔함을 머리끝까지 전달한다.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도 뒤늦게 Oculus Rift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데, 직접 Oculus Rift를 쓰고 체험하는 사진을 Tumblr에 게재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머독은 콘텐츠가 신기술과 결합될 때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설파하고 있기도 하다.

[출처: Business Insider]
[출처: Business Insider]

소비자의 일상 생활에 VR이 활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Oculus Rift가 보여 준 가능성은 주로 3D 게임 플레이에 집중되어 있었다. 지난 3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펼쳐진 SXSW 행사에도 Oculus Rift의 새로운 시도가 공개됐는데, 인기 미드인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The Wall을 재현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아래 동영상에서와 같이 실제로 빙벽에 서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부스에 진동이 느껴지고 바람이 부는 등의 4D 효과를 추가하였다. Oculus Rift를 활용한 왕좌의 게임 부스 제작은 마케팅 에이전시인 Relevent가 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 재미있는 사례는 영국의 유통업체인 TESCO의 Oculus Rift 적용 사례이다. Oculus Rift를 착용하면 실제 TESCO 매장에 방문한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데,  TESCO 가상 매장의 복도를 돌아다니면서 할인 상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들여다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아직 제품을 들어 올려서 선택하거나 구매하는 등의 Interface가 구체화 되지 않은 상태로 Motion Tracking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이 부분이 명확해진다면 조만간 소비자가 자신의 안방에 앉아서 HMD를 착용하는 것 만으로, 실제 매장에서 쇼핑하는 듯한 경험을 누리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이 외에도 VR이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상품을 디자인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으며, 유명한 빌딩이나 도시를 둘러보는 등의 Virtual Tour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 Google Streetview와 유사한 서비스와 결합하여 실제 장소를 방문하는 듯한 느낌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온라인 커머스 소비자들에게 획기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도 있는데, 현재 커머스 사이트에서 360도 회전 이미지 등을 보여주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생생함을  전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

 

Virtual Reality(이하 VR)가 시장의 화두로 등장한 것은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다. Nintendo에서는 1995년 이미 Virtual Boy라는 이름의 HMD(Head Mounted Display)를 내놓았으나, 높은 가격 및 품질 상의 문제로 1년 만에  제품을 철수 시키기도 했다.  Disney의 경우에도 이미 90년대부터  DisneyQuest Aladdin VR ride라는 서비스를 공개하였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VR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Oculus VR의 창업자인 팔머 럭키(Palmer Luckey)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인해 VR에 기회가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1) 저렴해진 가격: 수백 수천 달러를 호가하던 VR 유닛의 단가가 낮아진 것. Oculus Rift의 경우 350 달러 수준에 가격이 책정 될 계획임

2) 향상된 디스플레이: High pixel density 디스플레이를 적당한 사이즈, 저렴한 가격, 가벼운 무게 등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됨

3) Motion Tracking: 과거 Magnetic tracking으로 유저가 서있는 상태 및 자성 물질이 없는 공간에서만 활용할 수 있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됨

4) Computing Power: 3D rendering을 위한 컴퓨팅 파워가 급격히 향상되어 개인 PC나 400달러짜리 게임 콘솔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됨

Palmer는 이러한 기회를 부각하는 동시에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이슈로 Input 영역을 꼽고 있다. 아무리 그럴싸한 VR 환경을 구현해 내더라도, 소비자의 Action을 VR로 정확하게 전달해 주는 Input Interface가 부족하다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Motion Tracking Armband인 MYO를 제작하는 Thalmic Labs가 최근 Oculus Rift와 Pairing 하는 시도를 보여주면서 VR이 중심이 되는 미래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