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게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의 본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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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무엇일까?
이 세상의 모든 기업들은 그들이 고객에게 판매하려고 만든 제품 또는 서비스가 존재한다. 그런데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성공에 대한 정의에 대해서도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통상 제품과 서비스가 성공한다는 의미에는 그 제품과 서비스가 다수의 고객에게 판매되어 상당한 이익을 창출하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기업이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해야 할 까?  비즈니스 모델은 바로 이러한 기업의 활동과 관련되어 있다.

  • 비즈니스 모델과 비즈니스 아이템을 혼동하지 말자 

최근 많은 창업자와 스타트업을 만나고 인터뷰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비즈니스 아이템과 컨셉을 비즈니스 모델과 등치하여 착각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모든 창업자들(대기업이건 중견기업건, 스타트업이건 관계없이)이 창업을 하게 되는 첫번째 이유는 우연하게 발견하거나 또는 오랫동안 관찰해 왔던 시장에서의 통찰력을 기반으로 발굴한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반드시 시장에 먹힐 것 같다'라는 직관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후자의 케이스, 즉 오랫동안 특정 시장에서 종사를 하면서 통찰력을 기반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한 경우에는 이미 해당 시장의 잠재적 고객을 관찰하고 만나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직관력이 발휘되었고는 하나, 사실 상당한 준비를 통해 창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나의 경험과 무관하게 우연히 발견하거나 발굴한 사업 아이템과 아이디어/컨셉에 너무나 큰 확신(Confidence)을 가지고 창업을 하여 팀멤버를 뽑고 법인을 설립하여 활동하는 경우이다. 사실 많은 청년 창업의 케이스에서 이런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 경우 십중팔구, 머지 않은 미래에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 - 창업초기 Ran out of cash(자금난) 때문에 결국 이도저도 아무것도 못하고 망하게 되는 시기)'에 빠져 허우적 대다가 결국 초기 팀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지거나 각자 다른 길을 걷게 된다.

무엇이 이들에게 잘못된 것일까?  이 경우, 필자가 실제로 느낀 점 중 하나는 비즈니스 아이템(사업 아이템)과 그 아이템에 담겨있는 기본 비즈니스 아이디어(사업 아이디어)나 컨셉을 비즈니스 모델 그 자체로 착각하여 사업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발견하거나 발굴한 비즈니스 아이템과 컨셉에 대해 주변에서 '괜찮을 것 같다', '당장 상용화해 보지 그래? 잘 될 것 같은데' 라는 말에 현혹되어, 정말 빨리 상용화하면 대박을 터트릴 것 같은 느낌에 창업자는 주변에 이에 동조하는 지인 몇 명과 함께 사업화(법인화)에 나선다. 젊은 혈기의 청년 창업가 입장에서는 빨리 사업화하고 실패도 빨리 하는 것이 '내 경력의 의미있는 자산'이라고 생각이 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실패를 먼저 생각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창업자는 없다.  창업팀이 만든 제품 또는 서비스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고민과 활동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아이템과 그 아이템이 추구하는 컨셉은 이러한 고민과 활동을 위한 '재료'에 불과할 뿐이다. 이를 '비즈니스 모델' 그 자체로 등치시키면 실패확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 그렇다면 비즈니스 모델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비즈니스 모델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단초를 잡아볼 수 있는 자료를 하나 살펴보자.   미국에서 VC와 Privte Equity Fund, M&A 부띠끄 등을 대상으로 스타트업의 상세 자료를 유료로 제공하는 기업인 Chubbybrain.com에서 최근 발표한 '스타트업이 망하는 20가지 이유 : Top 20 Reasons Start ups Fail' 을 보면, 의미 있는 몇 가지 단초를 끄집어 낼 수 있다.

top_20

이 자료에 따르면, 32개의 실패한 스타트업을 분석해 보니 20개의 중요한 이유를 파악할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 Top 5에 해당하는 이유가 매우 의미있게 다가온다. 가장 큰 실패이유는 'Ignore Customers : 고객을 모르거나 무시해서' 이다. 너무 이외의 이유아닌가?!

모든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상용화하여 출시할 때, 그 제품과 서비스가 타겟으로 하는 고객이 반드시 존재해야 하고, 기업은 그 고객이 누구인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거늘 망하는 이유 중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고객을 모르거나 무시해서라니!

이 말은 결국 한국이건 미국이건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상당수가 그들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제공되는 '효용(Benefit)' 보다는,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과 서비스 아이템과 컨셉에 몰입하여(너무나 큰 자신감과 확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제공하고 싶은 것만을 골라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에게 팔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다.

두번째로 가장 높은 이유로 뽑힌 것이 'No Market Need : 시장의 니즈를 확보하지 못해서'이다. 이는 'Ignore Customer'와 완벽한 인과관계에 있다. 스타트업이 제공하려는 제품 또는 서비스가 '고객의 효용(Customer Benefit)'을 먼저 고려하지 않은 체 상용화되는 경우 당연히 고객의 외면을 받게 된다. 그들이 타겟으로 하는 고객이 존재하는 시장의 니즈를 불러일으키고, 확산할 수 있을 까?  시장(Market)이 있는 곳에 사업 아이템이 존재하는 것이며, 사업 아이템은 반드시 초기 타겟 고객에게 '효용'이 있음을 증명하여 확산되어야 한다.

'고객'과 '시장'은 한 몸통인 셈이다. 고객과 시장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탄탄한 팀멤버(창업팀)가 구성되어야 하며, 이 3가지가 어느 정도 조화롭게 구성되었을 때, 초기 엔젤투자자의 투자도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이 투자금을 바탕으로 마케팅 활동에 대한 계획과 Burn Out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Chubbybrain의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 20가지 중 'Top 5'는 완벽한 상관관계-인과관계를 이루고 있는 요인으로 보인다.
고객을 모르거나 무시하면 시장의 니즈를 확보할 수 없고, 고객을 무시하고 시장의 니즈도 확보하지 못한 창업팀(not the right team)에게 어떤 투자자도 돈을 대 줄 이유가 없다. 스타트업의 초기 납입자본금은 6~12개월 내로 고갈되고 이 후 스스로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하면 바로 'Valley of Death'에 빠지게 되고, 이는 마케팅 활동의 저조(Poor marketing)와 자금의 부족으로 이어져(Ran out of cash) 망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부터 우리는 비즈니스 모델의 본질에 대해 단초를 잡을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본질 중 하나는 바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과 '시장'이라는 점이다. 창업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집착하는 이유는 초기 사업 아이템과 컨셉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민하기 보다는 본인이 발견/발굴한 사업 아이템을 얼마나 빨리 상용화하는 지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 Customer Value Proposition - 우리가 만들 제품 또는 서비스의 고객가치명제는 무엇인가?에 집중하라

2008년 12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주목할 만한 페이퍼가 실렸다. 'Reinventing Your Business Model'이라는 이 논문은 경영학의 대가 중 하나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en) 교수외 2명이 공저하였는데, 이 논문에서 강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하는 4가지 핵심 요인에 관심을 귀기울 필요가 있다.

business model
Clayton M. Christensen 교수외 2명이 공저한 HBR에 실린 Paper, 'Reinventing Your Business Model' 에서 강조한 Business Model의 4가지 핵심 구성요인
[출처 : HBR, 2008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이 논문에서 비즈니스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는(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Reinventing할 때도 마찬가지) 것이 고객가치명제(Customer Value Proposition)라고 강조한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는 항상 그들의 머리속에서 비용(Cost)과 효용(또는 편익, Benefit)의 싸움이 일어난다. 여기서 비용이란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까지 투입되는 시간, 노력, 실제 투입비용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며, 효용(편익)은 그러한 비용 대비 제품이나 서비스로 부터 획득 가능한 가치(제품/서비스로 부터 획득 가능한 효용/편익의 수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치(Value)라는 것은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마다 편차가 심하고 주관적이어서 정량화할 수 없다.

성공한 제품/서비스는 결국 그 제품/서비스를 접하는 고객이 그들이 지불하는 총 비용(시간+노력+실제투입비용 등의 합) 보다 그 제품/서비스로 부터 획득가능한 효용/편익의 수준인 가치가 더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는 재화라고 할 수 있다.

고객가치명제는 한마디로 기업이 그들이 타겟으로 하는 고객집단에게 전달코자 하는 가치 메시지인 셈이다(명제(Proposition)란 수학에서 참-거짓이 뚜렷한 식을 의미하고, 논리학에서는 사리판단의 분별이 분명한 문장, 진실을 의미한다. 즉, 누가 봐도 명확한 진실이자 메시지인 것이다)). 즉, 기업의 가치 메시지는 그들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을 향해 있는 것이다. 그들의 핵심 표적 고객이 누구인지 정확히 정의하고, 그들이 우리가 제공코자 하는 제품/서비스로 부터 얻고자 하는 '효용'은 무엇인가?에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효용은 없는 제품/서비스에 창업자가 집중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Ignore Customer)도 모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의 합이 고객이 비용을 투입해서 얻고자 하는 효용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No Market Need).

카카오톡이 1억 명까지 도달하는 데 3.4년 밖에 걸리지 않은 점, 페이스북의 가입자가 11억 명에 달하는 점 등은 한마디로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효용'이 해당 서비스를 쓰기 까지 투입되는 총 비용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이 효용이 한 두사람에게만 전파된 것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많은 이용자에게 이 효용이 빠른 속도로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경제학에서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라고 하는데, 성공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는 반드시 이러한 효용이 발생하고, 이 효용이 한 사람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Critical Mass가 동일한 수준으로 지각한다는 특징이 있다.

고객가치명제란 바로 이러한 작동 매커니즘이 기업의 제품/서비스가 담보하고 있는 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의미한다. 만약 스타트업 스스로 고객가치명제에 대해 명확히 답변을 내리지 못한다면, 다른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요인은 의미가 없음을 의미한다.

  •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 

최근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아이템과 초기 컨셉은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2-3명의 창업멤버로 시작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아이디어를 제품 또는 서비스(특히 모바일 앱 기반의 서비스)화 하는 과정에서 창업멤버들이 오류를 범하는 것 중 하나는 여전히 '우리 제품/서비스의 고객을 우리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야'라는 신념과 믿음이다.

그러나 로아컨설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사업모델 진단 툴킷인 비즈니스 모델 게임(www.businessmodelgame.com)을 기반으로 심층워크샵에 참여한 스타트업들과 마주하게 되면, 과연 이들이 그들의 고객과 고객의 잠재적 니즈,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서의 제품/서비스의 효용을 확실히 인지하고 상용화하고 있는 가? 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된다. 또한 그러한 그러한 효용을 인지하는 고객의 사이즈(시장)에 대해 사전에 어느 정도 검증을 했는 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비즈니스 모델의 이론적 토대를 쌓은 여러 명 논문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가치명제(Value Proposition)'이다. 이 가치명제는 제품/서비스를 향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는 최종 이용고객을 향해 있다. 제품/서비스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 그것이 바로 비즈니스 모델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제품/서비스의 본질은 스타트업 멤버들이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제공 가능한 것들을 모아서 잘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비용을 투입해서라도 사고 싶은 효용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치명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가치명제를 향해 있는 오퍼링(Offering)과 해야 할 일(Job To Be Done)에만 역량을 집중할 때 '고객'과 '시장'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제품/서비스를 잘 팔아서 잠재적 수익창출을 위한 활동으로만 고정관념에 빠지지 말자.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오히려 [고객가치명제(Customer Value Proposition) - 오퍼링(Offering)- 해야 할 일(Job To Be Done)] 이라는 3가지를 제품/서비스의 상용화 전에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VP
Product/Service의 본질 : 핵심가치명제(Value Proposition) - 오퍼링(Offering) - 해야 할 일(Job To Be Done)
[출처 : 로아컨설팅, Christensen 교수의 Reinventing Your Business Model 논문의 개념을 응용함]
Note)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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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벤션랩의 CEO, 경영학박사(MIS트랙-플랫폼 전략). 97년~2004년까지 소프트뱅크코리아의 미디어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미디어를 거쳐 2005년 IT기술전략 컨설팅기관인 로아컨설팅 창업, 이후 2017년 2월 더인벤션랩을 새롭게 설립하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액셀러레이터 기관장, 초기 시드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더인벤션랩은 지난 8년 간 180개 이상의 플랫폼 및 컨슈머 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초기 시드투자를 집행하였다(중기부 TIPS운영사 및 서울형 TIPS운영사). 김진영 대표는 집닥(구주회수완료), 펫닥( 구주회수완료, 시리즈 C), 얌테이블(시리즈 B),홈마스터(중부도시가스 매각완료), 자란다(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보이스루(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지구인컴퍼니(구주일부회수완료, 시리즈 B), 스토어카메라(시리즈A), 오케이쎄(시리즈 A2), 고투조이(시리즈 A2), 고미(시리즈B) 등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팀을 초기에 발굴하여 초기투자를 주도하였다. 특히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진출하는 다양한 버티컬 플랫폼 분야의 한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는 공동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런칭(KB국민카드 Future 9,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웰컴금융그룹 Welcome On-Demand, 현대모비스 M.Start 등), 삼성증권(스타트업 랠리업)을 포함하여 보령제약, 대원, 우미건설 및 국보디자인 등)하여 Corporate Accelerating 및 Open Innovation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기관으로는 드물게 코스닥 상장사인 대원-국보디자인 및 우미건설-보령제약 등과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여 전략적 시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대기업/중견그룹 사내벤처/애자일 조직의 Business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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