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Innovation Fantasy를 줄이는 3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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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이노베이션의 개념을 정립한 헨리 체스브로 버클리 HaaS 경영대학원 교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the purposive use of inflows and outflows of knowledge to accelerate innovation in one’s own market, and expand the use of internal knowledge in external markets, respectively. ”

한마디로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그들이 위치한 시장내 수성 뿐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시장으로의 진입 가속화를 위한 방법으로 기업 내/외부의 정보-지식-자원을 목적성을 가지고 활용하는 전략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일반적으로 'Inside-Out', 'Outside-In'의 방식으로 일어난다. 

최근 가장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은 외부 스타트업을 선발하여 대기업 내부의 현업조직/팀과 이른 바 PoC(Proof of Concept) 활동을 린프로세스(Lean Process)를 활용하여 기존과 완전히 다른 접근방식으로 수행하거나(대표적인 Outside-In Approach), 내부의 엘리트 피플이나 조직을 선발하여 분사목적형 사내벤처 또는 신사업 TF를 발족한 후, 기존 사업모델에서 탈피한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거나, 기업 사업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대표적인 Inside-Out Approach). 

특히 'Outside-In' 방식의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보고받는 최고경영진 또는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수행하는 전담조직은 아마도 다음과 같은 '환상'을 가지고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이를 'Open Innovation Fantasy(OIF, 오픈 이노베이션 환상)'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OIF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겠다. 

  1. 그래도 대기업인데... 
    "우리가 그래도 대기업인데, 부족한 부분(기술-사업모델-시장-고객 등)을 채워줄 수 있는 외부 스타트업이 관심을 가지고 상당히 참여하지 않겠어?
  2. 단기적인 성과 집착
    "정해진 기간 내에 뭔가는 나오겠지. 6개월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어?" 
  3. 이벤트적 접근 
    "대외적으로 우리도 새로운 혁신활동을 하고 있다는 걸 알려야 하는데,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만한 게 없잖아" 

여기서 간과하면 안될 것이 '이노베이션(Innovation)'에 대한 냉철한 통찰력이다. 때로 우리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오픈 콜라보레이션', '오픈 이벤트'와 동일시 하고 있는지 되물어봐야 한다. 혁신은 길거리를 가다가 공짜로 또는 거져 얻게되는 아이디어가 아니다.
오랫동안 특정조직이 냉철하고 꾸준히 경쟁자들, 그리고 때로는 이종업계의 성공한 기업들의 혁신활동을 분석하고, 공급자의 시각보다는 고객의 눈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바라보면서 트렌드를 연구한 통찰력의 결과물이다.
그 결과물은 대부분 혁신활동 또는 혁신 프로세스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방법론-기술-정보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체화된다. 혁신은 따라서 특정조직이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고객을 바라보는 '프로세스'이자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개방적 혁신)은 '개방'이라는 수단을 활용하여 조직이 '혁신'을 일궈내는 새로운 방법론이다.  조직이 '개방'이라는 수단을 활용하는데 있어, 현재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은 것이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업', '사내벤처 또는 사내 TF' 일 뿐이다. 기존 전통적인 조직(대기업)이 선택가능한 '개방'적 도구로서 스타트업과 사내벤처/스타트업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리스크가 전 조직으로 퍼질 만큼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오픈 콜라보레이션? 오픈 이벤트? 
Open Innovation Fantasy를 줄이려면?

대기업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할 때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위에서 언급한 'Open Innovation Fantasy'가 개입된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실무 전담조직은 그렇지 않다 치더라도, 보고받는 경영진들이 바라보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진짜 '혁신' 만들기 보다는 그 보다 계위가 낮은 오픈 콜라보레이션(단기적 성과가 중요한 사업협력이나 제휴), 또는 오픈 이벤트(대외 홍보나 PR, 경쟁사 따라하기, CSR 차원에서의 Social Value 강화 등)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수없이 많은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픈 이노베이션 환상, Open Innovation Fantasy'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필자는 다음과 같은 현실적 제안, 이야기를 하면서 짧은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1.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정의, 그리고 과도한 기대감 낮추기 
    -혁신은 새로운 프로세스다.  오랜 기간의 학습과 통찰이 필요하다. 혁신하기 보다는 '개방'하기에 무게중심 둬보기. 대기업은 오랫동안 폐쇄적 닫힌 혁신에 익숙한 조직이었다. 다양한 외부 기업(스타트업 포함) 만나기, 그리고 다양한 탈렌트를 가진 사내 구성원을 별동대로 선발해보기 등을 통해 '개방'을 하나의 시스템/구조로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현실적이다.  '개방'하기를 통해 만나는 새로운 기술-사업모델이 단기적 성과로 이어질만한 것이 있다면 부수적 산물이지, 단기적 성과를 목표로 삼는 것은 혁신과는 무관하다. 
    -단기적 성과를 목표로 한다면, 오픈 이노베이션보다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에 가까운 활동이 현업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전담조직도 단기적 성과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성과도출의 기간도 정립하여 1-2개의 현업팀을 강력히 인바이트해야 한다.  

  2. 2 Chopsticks - 2개의 젓가락, Solider + Artist가 필요 
    -최소 1명의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전반을 관리/운영하는 전담인력 +  최소 1명 이상의 실제 스타트업과 단기적 협업 아이디어를 짜내고 이를 현업에 전달하여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전담하는 인력을 전진배치
    -하나의 젓가락으로는 음식집기가 힘들 듯, 2개의 젓가락일 때 최소한의 음식집기가 가능. 특히 단기적 성과가 목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일 경우, 외부 스타트업/기업의 스카우팅부터 선발, 협업활동에 이르는 체계적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이를 하나의 시스템/구조로 내부화(Internalization)할 전담인력이 필요하다. 또한 단기성과는 현업팀이 반드시 개입하여 스타트업과 함께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떤 사업을 중심으로 협력을 진행할 것인지(PoC)를 Ideation하고, Lean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담인력이 필요하다. 
    -전자의 인력은 Business Thinking역량이 중요하고, 후자의 인력은 Creative Thinking/Design Thinking 역량이 중요하다.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은 Soldier와 Artist가 적절이 융합되었을 때, 단기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  최소한 이 2명은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운영기간 동안만큼이라도 원래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서 빠져나와 여기에만 집중해야 한다(HR의 지원 필요) 

  3. Financial Reward + Non Financial Reward의 적절한 조화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은 대기업 현업조직 X  외부 스타트업/기업/조직간 '개방'해보기의 훈련과정이다. 따라서 이 훈련과정(Practice)에 대한 적절한 보상(Incentive)이 매우 중요하다. 양 조직이 Self-Motivation되지 않으면, 단기적 성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Incentive(Reward)는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의 초반-중반-후반 등 3단계로 나누어 제공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초반에는 선발되자마자(대기업 사내 현업팀 X 외부 스타트업 모두) 부여되는 인센티브를 설계해야 한다. 주로 현장에서는 선발된 외부 스타트업에 대해서만 인센티브가 부여되는 경우가 많은데(공간제공, 유료 SaaS 서비스 등 현물지원, Non Financial Reword), 오히려 협업에 참여할 내부 현업팀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중반~후반으로 갈수록 보다 강도높은 Financial Reward(지분투자, 실제 계약, 수익배분 등) 설계 및 제공이 중요해진다.  

지난 몇 년간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의 기획과 실제 운영, 대기업/상장사와의 프로젝트 펀드 결성과 공동투자 등을 진행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간략한 소회를 해보았다. 대기업에게 Moon-Shot이 일반적인 사업모델 개발의 지향점이었다면, 앞으로의 도전적 과제는 Loon-Shot이 될 확률이 높다. 
대기업에게 진짜 Loon-Shot은 가능할까? 오픈 이노베이션은 그것을 가능케 하는 하나의 수단이자 도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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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벤션랩의 CEO, 경영학박사(MIS트랙-플랫폼 전략). 97년~2004년까지 소프트뱅크코리아의 미디어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미디어를 거쳐 2005년 IT기술전략 컨설팅기관인 로아컨설팅 창업, 이후 2017년 2월 더인벤션랩을 새롭게 설립하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액셀러레이터 기관장, 초기 시드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더인벤션랩은 지난 5년 간 100여 개 이상의 플랫폼 및 컨슈머 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초기 시드투자를 집행하였다(중기부 TIPS운영사). 김진영 대표는 집닥(구주회수완료), 펫닥( 구주회수완료, 시리즈 C), 얌테이블(시리즈 B),홈마스터(중부도시가스 매각완료), 자란다(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보이스루(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지구인컴퍼니(구주일부회수완료, 시리즈 B), 스토어카메라(시리즈A), 오케이쎄(시리즈 A2), 고투조이(시리즈 A2), 고미(시리즈B) 등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팀을 초기에 발굴하여 초기투자를 주도하였다. 특히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진출하는 다양한 버티컬 플랫폼 분야의 한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는 공동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런칭(KB국민카드 Future 9,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웰컴금융그룹 Welcome On-Demand, 현대모비스 M.Start 등), 삼성증권(스타트업 랠리업)을 포함하여 보령제약, 대원, 우미건설 및 국보디자인 등)하여 Corporate Accelerating 및 Open Innovation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기관으로는 드물게 코스닥 상장사인 대원-국보디자인 및 우미건설-보령제약 등과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여 전략적 시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대기업/중견그룹 사내벤처/애자일 조직의 Business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