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15를 돌아보다 : 애플의 플랫폼 전략은?

0
3836

다들 알고 있듯이, 애플은 제품을 플랫폼화하여 생태계(Ecosystem) 중심의 전략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IT기업이다. 사실 IT 업계에서 플랫폼 전략에 관한한 애플을 빼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애플의 플랫폼 전략에 대한 향방은 매년 6월 발표하는 WWDC를 통해서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2015년 6월 8일(현지시간), 애플이 세계개발자 컨퍼런스인 WWDC 2015(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2015, 이하 WWDC 2015)를 개최했으며,OS X, iOS9, Watch OS 등과 관련된 새로운 내용들이 발표되었다. ROA컨설팅은 키노트에서 발표된 주요 내용들을 아주 간략히 정리하면서 애플의 전략을 살펴보았다.
(*첨부 이미지는 WWDC 공식 사이트의 이미지를 이용하였음)

1)    OS X 10.11 ‘El Capitan’

elcapitan

  • 11번째 OS X의 새버전은‘엘 캐피탄(El Capital)’은 시스템 성능 개선과 사용자 경험(UX) 향상에 초점을 두고 업데이트 됨
  • 앱 실행속도 1.4배, 앱 전환속도 2배, PDF 파일 열기 속도 4배 향상됨. 이는 Mac용 그래픽 엔진 METAL을 채택했기 때문임. Open GL 대신 METAL을 제공하는 것은 게임 개발자에게 큰 뉴스가 될 것으로 보임. METAL은 Open CL 컴퓨팅과 Open GL 그래픽을 조합한 것으로, METAL for Mac을 통해 게임의 퍼포먼스는 10배 빠르게 향상됨
  • 스포트라이트 검색 강화(Spotlight, 맥 내부 파일과 인터넷을 통합 검색해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찾아주는 OS X의 검색 기능), 메일앱 기능 추가, 화면분할 (Split View), 사파리 핀 고정, 창 관리 개선 (window management), 스페이스 바(The Spaces Bar) 추가,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노트 앱 기능 강화 등의 신기능이 발표됨

2)    iOS9

ios9

  •   iOS9은 기본 앱과 멀티태스킹 기능, 검색, 성능, 배터리 사용시간, 보안 등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 iOS8보다 설치 공간이 줄어들어 사용자들에게 부담을 줄여줬으며, Siri 및 Maps 성능 강화, News 및 Apple Pay 등이 새롭게 공개되었음. iOS 9의 주요 업데이트된 기능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음.

①     Siri

검색 API(Search API)를 통해 향상된 검색 성능을 제공함. 저장된 정보를 검색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Siri가 검색어를 제안해주는 소프트웨어 스포트라이트(Spotlight)도 강화함. 스포트라이트는 하루의 시간대나 일반적인 사용 패턴과 관련있는 위치 정보, 앱, 연락처 등을 파악해 팝업으로 띄워줌. 특히, ‘딥링크(Deep Link)’ 기능으로 Siri가 추천한 정보에서 바로 다른앱을 실행하거나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음

②     Apple Maps

iOS 9 애플 맵스(Apple Maps)에는 버스, 지하철, 페리 등 다양한 대중교통 정보와 실시간 단계별(step-by-step) 경로 안내 기능이 탑재될 예정임. 시리의 자연어가 지원되며, 지도 검색 기능이 강화되고 애플 페이(Apple Pay) 지원 상점도 제공함. 아울러 정류장을 클릭하면 이용 가능한 모든 대중 교통 수단을 알려줌. 일부 주요 도시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올 가을에는 전 세계 30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됨.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 지역을 늘려갈 계획

③     News

신문∙잡지 등의 보관 및 구독을 지원하는 서비스 ‘뉴스스탠드(Newsstand)’를 폐지하는 한편, 플립보드(Flipboard) 형태의 무료 뉴스 구독 서비스 ‘뉴스(News)’를 출시할 계획임. 백만 개 이상의 주제를 지속적으로 트랙킹하여,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찾아 개인화된 피드를 형성해주는 서비스임. 무료 샘플 콘텐츠를 제공할 제휴 파트너로는 ESPN,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 콘드나스트(Conde Nast), 허스트(Hearst) 등이 참여함

④     Apple Pay

애플 페이(Apple Pay) 담당 부사장 제니퍼베일리(Jennifer Bailey)는 기조 연설을 통해, 애플 페이의 영국 진출 사실을 발표하였음. HSBC나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등 영국 주요 은행과의 제휴를 바탕으로, 7월 중 영국에서 애플 페이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임. 애플 페이는 영국 내 약 70% 이상의 신용카드 및 현금카드를 지원할 예정이며, 런던 대중교통을 포함하여 25만 곳 가량의 가맹점을 확보한 상태로 알려짐. 이는 미국에서의 애플 페이 출시 당시보다 큰 규모임

또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스퀘어(Square)와의 제휴를 통해 올 가을 애플 페이용 새로운 결제 단말기를 출시해 소매점에 공급할 예정임. NFC/EMV 카드 결제뿐만 아니라, 기존 마그네틱형 카드까지 포함한 모든 형태의 결제를 지원됨. NFC 단말 보급 문제로 인해 애플 페이 확대에 차질을 빚어왔던 애플이 찾아낸 새로운 해결책으로 보임

애플 페이에 각 매장 별 멤버십/리워드 카드를 연계해 매장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끔 지원할 방침임. 사용자가 매장에 들어서면 애플 페이가 자동으로 해당 매장의 멤버십/리워드 카드를 화면에 띄워주는 방식으로, 콜스(Kohl's)∙월그린(Walgreens)∙코카콜라(Coca-Cola)∙던킨도넛(Dunkin Donuts) 등과 제휴를 체결하였음. 한편, 기존 패스북(Passbook) 서비스는 월렛(Wallet)으로 명칭을 변경한다고 밝힘

 

3)    Watch OS2

watchos2

  • 애플 워치 OS인 Watch OS는 첫 버전 출시 후 6개월만에 2.0 버전으로 올라감.사진으로 시계 바탕화면을 설정하는 등 워치 페이스 기능을 강화했고, 디지털 크라운을 돌리며 다음 약속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 여행(Time trabel)’ 기능 추가하거나, 페이스타임 오디, 월렛,환승 안내도 등을 지원함
  • 특히, Watch OS 2는 첫 번째 버전과 달리 애플 워치 자체에서 돌아가는 네이티브앱을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띔. 애플은 이른 시일 내에 애플 워치 기능을 강화하고 개발자들이 다양한 앱을 내놓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임

 

4)    Apple Music

apple music

  • 애플은 오는 30일(현지시간) 전 세계 100여개국에 자사 유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Apple Music)’을 출시할 예정임. 월 9.99달러에 제공되며, 6인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가족 전용 패키지도 월 14.99달러에 지원할 것임. 첫 3개월은 무료로 서비스되며, iOS, OS X, 윈도 데스크톱에서만 이용 가능하나 올 가을에 애플 TV와 안드로이드폰까지 확장할 전망임
  • 스포티파이(Spotify) 등의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해 애플 뮤직에 일부 기능을 탑재함. ① 사용자의 음악 취향 또는 전문 아티스트들의 추천에 따라 플레이리스트를 선별해주는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② 24시간 동안 유명 DJ들이 방송하는 라디오 서비스 ‘비츠 1(Beats 1)’③ 새로운 아티스트나 앨범을 알려주는 ‘뉴(New)’④ 시리(Siri) 지원 ⑤ 아티스트가 자신의 일상이 담긴 게시물을 올려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기능의 ‘커넥트(Connect)’가 그 예임

 

5)    Swift2

swift2

  • 애플은 지난해 공개했던 오브젝트C(Object C)를 대체할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Swift)의 다음버전인 스위프트2를 오픈소스화 하기로 함. 이에 따라 개발자들은 스위프트2를 애플 이외의 기기에서 구동되는 앱을 개발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게 됨
  • 스위프트2는 올해 말께 나올 예정이며, 리눅스용 개발자 도구도 제공될 예정임. 애플 기기를 쓰지 않고도 애플 플랫폼용 앱을 개발할 수 있게 됨

 

Comment

[손지은 컨설턴트]

  •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당초 예상했던 제품이나 신기능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스마트홈 플랫폼 ‘HomeKit’과 관련된 추가적인 업데이트 발표와 Apple TV 새 모델이나 온라인 TV 서비스를 공개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김. 또한 이날 공개한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 iOS 9와 데스크톱 OS인 OS X 엘 캐피탄 모두 이전 버전에 비해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 적은 편이었음
  • 즉, 애플은 이번 WWDC 2015에서 신선함이나 새로움보다는 기존 서비스 강화와 내실을 다지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개선된 사용자 경험 제공에 주력한 모습을 보임. 이러한 변화가 향후 출시될 아이폰 6s나 2세대 애플워치(Apple Watch) 등 하드웨어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됨
  • 아울러 기조 연설 마지막에 선보인 애플 뮤직은 스티브잡스가 강조한 폐쇄형 생태계 틀을 깨고 나온 첫 사례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킴. 애플은 그동안 철저히 iOS 자체 생태계 내에서만 모든 사업을 진행해옴. 기존 아이튠즈 기반 다운로드라는 폐쇄형 정책으로는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임. 향후 애플이 다른 서비스 역시 안드로이드 기기로 개방할지 기대되는 시점임

[김주희 컨설턴트]

  • 이번 WWDC 2015를 통해 공개된 Apple Pay, Apple News, Apple Music 등의 서비스 관련 계획은 Google과 Microsoft 등을 비롯하여 PayPal, Spotify, Flipboard 등 각 버티컬 분야 강자들을 겨냥하고 있음.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에 이미 형성된 시장에 파고들어 위협을 가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됨
  • 특히 ‘뉴스’ 서비스의 경우, 최근 Facebook과 Snapchat 등이 연달아 유사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뜨겁게 달아오르는 시장 중 하나로 꼽힘. Google, Yahoo, Twitter 등도 플립보드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으로 알려짐. 애플이 기존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한 데 따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 귀추가 주목됨
  • 한편, WWDC 2015 개최 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던 Apple TV 신규 모델 및 서비스 출시가 연기됨에 따라, Apple이 거실 시장에서 다소 주춤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음. HomeKit 플랫폼과 연계하여 허브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Apple TV의 부재로 인한 Smart Home 시장에서는 애플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임
  • BI인텔리전스(BI Intelligence)에 따르면, Apple이 2016년 한 해 동안 유료 TV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예상 매출이 약 24억 달러에 달함. 이는 2015년 가을 출시 및 월 서비스 이용료 35달러를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임. 2018년 예상 매출은 43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됨. Apple TV 출시 시기가 늦춰짐에 따른 경제적 손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임

[박미영 선임컨설턴트]

  • 이번 행사에서애플이 그 동안 iOS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해오던 폐쇄성에서 벗어나 생태계개방전략으로 전환되는 점이 가장 눈에 띔.개방성을 확대함으로써 더 많은 개발자들을 포용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 강화전략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
  • 애플은 안드로이드/윈도우 사용자들도 사용할 수 있는 애플 뮤직을 출시하는 것을 비롯해, 더 많은 개발자를 확보해 앱을 다양화하기 위해 스위프트를 오픈소스로 전환했고, Watch OS 2에서는 대한 앱 개방성을 확대하여 3rd party 앱을 지원하는 등 이번 행사의 주제였던 ‘변화의 중심(epicenter of change)’을 ‘개방성’에 두고 있음
  • WWDC 2015 행사에 앞서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디지털 콘텐츠 판매금액의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발표한 것도 보다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됨
  • 아울러,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적극적으로 흡수하여 안드로이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야심도 엿보임
  • 애플은 애플 뮤직을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iOS 기기로 변경할 경우 주소록, 메시지, 사진 등을 쉽고 빠르게 옮겨주는 앱‘Move to iOS’를 공개했음
  • 애플은 향후 다른 서비스들도 안드로이드에 개방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뒀으며, 자체 OS 없이 앱으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서도 어느정도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포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됨

이상으로 간단히 이번 WWDC 2015 이모저모를 살펴 보았다.

3명 컨설턴트들의 Comments를 종합하여 정리하면, 이번 WWDC2015의 핵심 관전포인트는 하기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①     사용자 경험(UX) 강화에 초점을 맞춘 신기능/신기술 공개

②     그 동안의 폐쇄적이었던 전략에서 벗어나 개방적인 전략으로 전환

③     경쟁자 안드로이드시장으로 영향력 확대

특히, 이 중에서도 Swift2의 오픈소스화, Apple Music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로의 확대 전략, 앱스토어의 디지털콘텐츠 판매 수수료 인하 정책 등의 발표는 플랫폼 전략에서 'Component'의 이용규칙과 제도(Rule, Norm)를 보다 진일보한 개방형 Rule로의 전환을 예고하는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