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스타트업, 그리고 플랫폼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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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신규사업TF, 사내벤처팀들을 만나보면, 거의 대부분 처음부터 거대한 플랫폼 사업을 꿈꾼다. 버티컬을 지향해도 범위를 넓게 잡기 마련이다. 자원의 제약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평면적으로 모든 것을 늘어놓고, 하나의 플랫폼위에서 거의 모든 것이 작동가능한 양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라는 전제를 깔고 간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지금까지 수년, 수십년간 수요-공급이 예측되는 제법 큰 시장에서 사업모델을 기획하고 개발해 왔기 때문에 '탐색조직'으로서 practice가 안되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전통적 대기업들은 이미 수성하고 있는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경쟁게임에만 몰두한 나머지, 전년대비 성과를 액셀로 시뮬레이션하고, 파워포인트로 각과 열을 맞춰 보고서를 만드는 문화에 익숙하다. '탐색(Exploring)'이라는 단어는 그래서 기존 KPI 중심 조직에게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모든 경영지표는 탐색지표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IRR / ROI / ROA / NPV 등의 단어가 그래서 이들에게 중요하다.
그런데 플랫폼을 꿈꾸는 스타트업은 좀 다르다. 이들은 탐색조직이다. 그 이유는 사실상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시장도, 고객도, 수익모델도, 가치명제도 그 어느 것 하나, 실제로 고객검증을 하기 전 까지는 모든 게 가설이다.
그래서 매트릭스, 고객지표가 중요하고, 실험과 탐색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선행된다.
플랫폼이 처음부터 양면시장/다면시장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교차네트워크 효과가 형성되지 않는 시장을 플랫폼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양면시장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탐색조직은 좀 작은 시장, 틈새시장, 니치마켓에서 고객이 처한 상황(situation)을 이해하고 관찰하고 탐색한 다음, 문제점(problem)을 좀더 가늘고 깊게 판다음, 해결책(solution)을 edge있게 내놓고, 다시 관찰하고 탐색하고 지표로서 증명한다.
혹자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너무 버티컬하게 들어가서 스케일업 하기가 힘들고 그래서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지만, 거꾸로 모든 혁신조직, 작은조직은 탐색조직으로서, 너무 큰 시장을 타겟팅하면 경쟁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되어 망하기 십상이다. 오히려 기존 레드오션된 시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Uncontested Space를 발굴하여 양면/다면 시장화를 꾀하던지, 아니면 완전히 간과된 틈새시장에서 시작해서 고객가치가 새롭게 창출되는 시장이 있음을 증명하여, 버티컬 내에서도 확장가능한 신시장이 여러개 있음을 투자(외부기관투자)를 통해 팀을 강화하고, 기술력을 보강하여 재증명하는 방식으로 스케일업 한다(이른바 Horizontal platform in vertical).
우리는 이미 그러한 대표적인 스타트업들을 보고있지 않은가?
그래서 작은조직으로서 스타트업은 탐색조직이어야 하고, 탐색조직의 핵심은 사람이며, 이 소수의 사람이 스마트하지 않으면 안되는 논리가 제법 설득력있게 형성된다.
액셀러레이터라 함은 이런 제법 끼가 있는 탐색조직에 초기에 베팅해서 함께 동반성장하는 조직을 일컫는다.
플랫폼은 그런 면에서 가장 탐색조직에게 어울리는 키워드이고, 여기에만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기업 사내벤처/애자일조직/신규 사업TF도 별반 다른지 않은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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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벤션랩의 CEO, 경영학박사(MIS트랙-플랫폼 전략). 97년~2004년까지 소프트뱅크코리아의 미디어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미디어를 거쳐 2005년 IT기술전략 컨설팅기관인 로아컨설팅 창업, 이후 2017년 2월 더인벤션랩을 새롭게 설립하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액셀러레이터 기관장, 초기 시드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더인벤션랩은 지난 5년 간 100여 개 이상의 플랫폼 및 컨슈머 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초기 시드투자를 집행하였다(중기부 TIPS운영사). 김진영 대표는 집닥(구주회수완료), 펫닥( 구주회수완료, 시리즈 C), 얌테이블(시리즈 B),홈마스터(중부도시가스 매각완료), 자란다(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보이스루(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지구인컴퍼니(구주일부회수완료, 시리즈 B), 스토어카메라(시리즈A), 오케이쎄(시리즈 A2), 고투조이(시리즈 A2), 고미(시리즈B) 등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팀을 초기에 발굴하여 초기투자를 주도하였다. 특히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진출하는 다양한 버티컬 플랫폼 분야의 한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는 공동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런칭(KB국민카드 Future 9,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웰컴금융그룹 Welcome On-Demand, 현대모비스 M.Start 등), 삼성증권(스타트업 랠리업)을 포함하여 보령제약, 대원, 우미건설 및 국보디자인 등)하여 Corporate Accelerating 및 Open Innovation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기관으로는 드물게 코스닥 상장사인 대원-국보디자인 및 우미건설-보령제약 등과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여 전략적 시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대기업/중견그룹 사내벤처/애자일 조직의 Business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