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플래닛이 Online Grocery Delivery 영역의 대표 주자인 ‘헬로네이쳐’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Restaurant Delivery 서비스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면, 앞으로는 Meal-kit service를 포함한 Online Grocery Delivery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인수 건 중 하나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최근 Online Grocery Delivery 영역에 대한 투자가 올해를 기점으로 Restaurant Delivery 영역에 대한 투자를 넘어서는 움직임도 보여지고 있다.
(Restaurant delivery는 바로 익혀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나 레스토랑 음식을 배달해주는 Ele.me, Delivery Hero, FoodPanda, Munchery 등을 의미하고, Grocery delivery는 Instacart 신선식품 배송과, 반조리 식품을 Meal-kit 형태로 제공하는 Blue Apron, HelloFresh 등을 의미한다. 양대 Meal-kit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 기반의 Hello Fresh와 미국 기반의 Blue Apron이 IPO를 준비 중에 있다.)
Market Trend
Grocery Delivery 서비스는 오래 전부터 어려운 비즈니스로 인식되어 왔었다. 고객에게 식재료/식료품을 신선한 상태로 빠르게 배달해야 대규모 투자 비용(ex. 콜드 체인 등)이 드는 데 비해, 고객이 기존 슈퍼마켓에서 사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Statista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Online Grocery Sales의 핵심 성공요인으로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이 꼽히고 있다. 이 두 가지 성공 요인은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
기존의 실패 사례도 많고 성공하기 어려운 비즈니스라는 인식이 강한 Grocery Delivery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는 신선식품이 이커머스가 정복할(?) 마지막 영역이기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Food & Personal Care 카테고리가 전체 이커머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는 가장 작지만, 향후 5년간 CAGR 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리테일러가 끝까지 강점을 내세우고 있는 견고한 성 같은 영역이 바로 Food 카테고리였는데, 여기에도 실제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Instacart가 제휴한 식료품 매장에 전용 계산대가 생기는 등 오프라인 식료품 매장이 변화하고 있으며, Amazon도 Amazon Go를 출시하며 식료품 매장의 미래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Funding Trend
올 초 CB insight는 Grocery delivery 스타트업이 Restaurant delivery 스타트업보다 더 많은 투자금을 유치하게 되는 첫 해가 2016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2016년 3분기 시점을 기준으로 이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데, 실제 Grocery delivery 스타트업은 총 78건의 투자를 통해 9억 5,500만 달러를 유치한 반면, Restaurant delivery는 60건의 라운드를 거쳐 7억 100만 달러를 유치했다고 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여지듯이 투자 규모 측면에서, 2012년 이후로 Restaurant delivery 스타트업은 Grocery delivery 스타트업보다 더 많은 투자금을 유치해왔다. 그러나 올해 Grocery delivery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처음으로 2분기 연속 Restaurant delivery에 대한 투자를 상회했다. 2015년 Restaurant Delivery 영역의 투자가 높게 나타난 이유는 이 영역의 대표주자인 중국의 Ele.me, 독일의 Delivery Hero가 특정 분기에 5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Grocery Delivery 영역에서 아직 5억 달러를 상회할 정도의 투자를 유치할 단일 사업자가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Thrive Market이 올 2분기에 1억 1,100만 달러의 Series B 단계 투자를 마치며 Grocery delivery 영역의 투자를 주도했다.
Market Dynamics
1010data Market Insights이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미국의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판매량 측면에서 Online Grocery 시장 1,2위 사업자인 FreshDirect와 PeaPod의 연간 판매량 증가율은 7%인 반면, Instacart와 Amazon Fresh는 각각 72%, 43%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기존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Instacart의 경우 서비스 지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했기 때문이며, Amazon Fresh는 서비스 지역 확대뿐 아니라 Subscription model을 변경하고 Amazon Go 오픈 계획 발표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Amazon 사업에 있어 Amazon Fresh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CFO가 직접 밝힌 바 있다.
Amazon Fresh의 경우 10여년 전에 시작된 서비스지만, 본격적인 서비스 지역 확장에 나선 것은 2013년 이후이고, 특히 Amazon은 냉장창고/재고관리 창고 등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느린 측면이 있다. Instacart의 경우 Whole Foods 등 리테일러와 제휴를 통해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Amazon Fresh는 또한 PB(Private Brand) 브랜드 제품을 지난 6월에 첫 출시하기도 했다. Happy Belly라는 브랜드의 커피와 Mama Bear라는 브랜드의 베이비 푸드이다. 이 제품들은 공정무역 기반의 오가닉 제품들인데, Grocery Delivery 영역의 신흥 주자로 꼽히는 Thrive Market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Thrive Market은 그동안 Whole Foods 수준의 제품들을 Costco와 같은 가격으로 유통하는 것을 고객가치를 내세우며, Subscription도 60달러로 책정해 Organic & Non GMO Brands들을 유통해 왔다.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는데, 비용을 보전하기에 마진이 충분하지 않은 영역을 중심으로 PB 제품을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치며…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된 것처럼, 온라인 식품 구매는 점점 익숙해질 것이다. 그동안 사업자들이 식품의 상태를 온전하게 보전해 배송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해소되어 동등한 질(Quality)을 보장할 수 있고 온라인 구매가 주는 편리함과 시너지가 난다면 커질 수 밖에 없는 시장인 것이다. 또한 사람들의 건강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충족해주는 제품 및 서비스도 점점 더 중요해 질 것이다.
특히 온라인 식품구매가 갖고 있는 저마진 수익 구조와 수익성 등의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Pricing 모델을 어떻게 가져갈지(ex. Subscription 가입하면 수량 제한의 무료 배송을 지원할지, 무료 배송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최소 주문 금액을 얼마로 할지 등*)과 배송 스케줄을 어떻게 할지, 자체 PB 제품을 만들지, 레시피 등의 콘텐츠까지 연계해서 제공할지 등등에 대한 디테일한 설계가 필요할 것이다.
(*배송비를 부과하는 것은 주문 금액을 높일 수 있지만, 재구매 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배송비-주문 금액-주문 빈도’ 간 데이터에 기반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