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커뮤니케이션 시장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왜 메세징 앱을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가 일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왜 메세징 앱인가?
1) Email is dying.. and Messaging apps are now bigger than SNS
메세징 앱이 모바일-퍼스트 시대, 커뮤니케이션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주장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실제 이를 증명하는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는데, App Annie(미국, 안드로이드 사용자 기준 조사)에 의하면, 이메일 사용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특히 13-24세 세대들은 45세 이상의 세대들보다도 3.5배 많은 시간을 메세징 앱에서 보낸다고 한다. 45세 이상의 유저들은 데스크톱 기능을 복제한 이메일이나 웹브라우저 등을 여전히 디폴트 기능으로 사용하는 반면, 13-24세 세대들은 메세징 앱에서 친구와 소통하고 상품을 검색하고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이다. 모바일-퍼스트 문화를 겪은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를 고려해보면, 메시징 앱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스타트업 중 40억 달러 이상의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비즈니스 용 커뮤니케이션 및 채팅 플랫폼’인 “Slack”의 경우도, 자사 서비스가 언젠가 이메일을 대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Slack이 밝힌 서베이 결과에 의하면 Slack을 이용한 이후 office email 사용량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또한 퍼블릭한 SNS 앱에서 프라이빗한 메세징 앱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데이터도 발표되고 있다. Business Insider는 2016년 1분기 기준으로 Top 4 메세징 앱(Facebook Messenger, WhatsApp, WeChat, Viber)의 MAU(Monthly Active User)가 약 30억 명에 육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미 2015년 들어 Facebook 등의 Top 4 SNS의 MAU를 초과했다. 이는 사람들이 Broadcasting하는 것보다 실제적인 Communicating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으로, SNS가 한 순간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특정 그룹에서는 전통적인 성격의 SNS가 덜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OS was the old platform. Messaging is the new platform
최근 발간된 Internet Trend 2016 보고서에서도 Mary Meeker는 달라진 모바일 메세징 앱의 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이폰 등장 이래 (그리고 그 전 피쳐폰 시대에도) 홈스크린은 모바일 디바이스 상의 사실상 ‘포털(portal)’로서 기능했었으나, 이제는 메세징 앱이 그 홈스크린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세징 앱에는 Context와 Time 등의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기존 포털과 다르며, 마케터나 퍼블리셔 등 기업체 입장에서 유저와의 Interaction을 위한 go-to-place로서 중요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퍼스널 컴퓨팅 산업의 역사상 통상 10년 주기의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를 갖는데, 메세징 앱 자체가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는 지금(2010년대 중반 이후)이 바로 그 전환기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핵심 애플리케이션으로는 Bots을 지목하고 있으며, 실제 Bots이 Mobile App을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뜨겁게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메세징 앱들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Apple은 최근 WWDC 2016을 통해 iMessage 서비스를 개발자에게 오픈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로 인해 유저들은 Fandango(영화 예매)나 Square Cash(P2P송금) 등 써드 파티 앱을 iMessage를 벗어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다. iMessage 상에서 직접 DoorDash(음식 주문) 앱을 이용해 친구와 함께 음식 주문을 할 수도 있다.
Apple이 자사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기능인 메세징 앱에 외부 개발자들의 콘텐츠와 정보, 경험을 추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3rd party 앱을 Skype로 통합하려는 MS나, 자사 Messenger로 통합하려는 Facebook, 그리고 Allo 앱을 준비 중인 Google의 움직임과도 같은 것이다. Kik, Line, Telegram 등도 외부 통합을 지원하는 API를 공개했으며, 이러한 트렌드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되는데 Slack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챗봇이라는 이름 하에 외부 서비스와의 연결을 지원함. 다만 Apple의 경우 iMessage가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키노트 어디에도 챗봇이라고 언급하고 있지는 않음)
챗봇을 만드는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챗봇을 만드는 데에 따른 개발 및 업그레이드 비용이 모바일앱 개발 비용보다 낮다. End-User 입장에서의 경험도 서로 다른 앱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Small-Screen에 최적화된 경험을 할 수 있다. 즉 기존에 자주 이용해 오던 메세징 앱 내에서 메세지를 주고 받는 것만으로 원하는 Task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Two-side에의 장점으로 인해, 기업들의 메세징 봇 개발소식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으며, 특히 Online Travel Agencies(OTAs) 업계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Expedia는 Facebook Messenger 상에 봇을 개발/런칭했는데, 여행자들은 호텔을 쉽게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게 해주고, SkyScanner 역시 Facebook Messenger 상에 봇을 개발했는데, 항공권 검색이나 예약을 지원하고 있다. Kayak의 경우 Slack을 기반으로 봇을 개발했다.
맺으며..
정리하면 메세징 플랫폼이 1) 기존의 이메일, SNS에 이은 젊은 세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일 뿐 아니라, 2) 모바일 OS를 대체하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언뜻 보면 Winner가 이미 결정된 시장인 듯 보이지만 Google, Apple, Facebook, MS까지 메세징 플랫폼 경쟁에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메세징 플랫폼이 ‘개인 대 개인’, ‘개인 대 기업’ 등의 커뮤니케이션을 벗어나 점점 챗봇, AI 기반 스피커 등의 활성화로 인해 ‘개인 대 AI’ 간 커뮤니케이션까지 플랫폼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Tech Giant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한편 Internet Trend 2016 보고서에 의하면 Apple iPhone 판매량이 2015년에 정점을 찍은 뒤 2016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반면, Amazon Echo(음성인식 기반의 AI 스피커)의 판매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대비하여 소개하고 있다. Amazon Echo에서도 Alexa를 불러 Uber 택시를 호출하고, Opentable을 통해 레스토랑 예약도 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에 대해 메신저 형태의 챗봇 외에, 유니버셜 봇(Universal Bot), 인터페이스 봇(Interface Bot)으로 불리는 또 다른 형태의 챗봇이 있으며, 대표적인 예가 바로 Amazon Alexa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Alexa는 앱과 OS의 경계를 차지하면서 앱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Post-app 시대 패러다임 쉬프트를 논할 때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