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가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출시하면서, 제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카카오가 가진 모바일 경쟁력을 활용해 소비자와 생산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려는 서비스입니다.
기존 제조업계는 수요를 미리 예측해서 판매가격을 결정하고, 대량 생산을 한 다음에 판매를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하는 재고는 통상 20% 정도 되는데요, 이 부분을 감안해서 다음 수요예측 때에 판매가격을 결정하게 됩니다. 즉 재고물량에 대한 부담으로 소비자들에 대한 판매가격이 상승하게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최소 생산수량을 먼저 책정한 다음, 소비자들에게 주문을 받고, 이 주문량이 최소생산수량에 달하면 제품을 생산해서 배송해주고, 만약 주문량이 미달하면 생산은 취소되고 소비자들에게 전액 환불을 해줍니다. 즉, 대량생산과 대량낭비 문제를 안고 있는 산업화 시대 패러다임을 모바일 시대에 맞춰 수요를 즉시 확인하고 조직화하는 선주문 후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함으로써 다품종, 소량생산, 효율 극대화를 지향하는거죠. 일본 피규어 회사 시스템과 같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재고물량이 없어지면서 제조사의 재고부담도 덜고, 소비자는 재고비용이 제거된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카카오가 제조사에 제품 생산비용을 선지급하기 때문에 제조사들의 초기 생산 비용 부담도 줄어들게 됩니다.
운영 초기에는 판매 상품이 일주일 단위로 변경되고, 모바일 웹에 새로운 상품이 공개되며 일주일 동안만 주문을 받습니다. 현재 12개의 브랜드와 10명의 아티스트, 7곳의 제조 업체와 손을 잡고, 독창적인 디자인의 가방이나 의류, 패브릿,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제품 등을 판매합니다. 물론, 국내에서 가방이나 구두 등의 주문 제작 서비스가 있기는 하지만, 모바일 SNS 사업자가 이 업계에 뛰어든건 카카오가 처음이죠.
이윤은 제조사와 아티스트, 카카오가 나누게 되는데요, 분배 비율은 상품마다 다르지만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합니다. 카카오 측은 “사회 공헌 차원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카카오 몫은 유통 수수료 수준의 최소 비용”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편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대량생산되는 제품과 비교해 가성비를 갖추고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특이한 제품을 선정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인더스트리4.0의 일부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전통적인 산업 영역에 ICT 기술이 적용되어 파괴적인 혁신(Disruption)을 일으키고 있는 새로운 미래 제조업 패러다임의 일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전통적인 제조산업에 카카오라는 ICT 플랫폼이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말입니다. 전통적인 제조업과 모바일 플랫폼이 만나, 수요에 맞게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소셜 기반과 빅데이터 등을 결합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파악해 더욱 정교한 서비스로도 진화가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로아컨설팅이 말하는 플랫폼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양면의 고객들이 원하는 가치를 파악하여 이들간의 거래를 일으킴으로써 경제적 효용을 창출하려는 것입니다. 사용자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고, 그것을 원하는 고객 판매로 이어지는 쌍방향적 프로세스를 구축하려는 것이죠. 즉, 카카오는 이제 기존의 제품 판매자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O2O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그 아랫단에 있는 제조단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는 점에서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다면에 서로 다른 성질의 고객들을 자신의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생태계를 확대하려는 카카오의 플랫폼 전략은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카카오 플랫폼의 경쟁력이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