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경쟁의 축이 이동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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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롤라, 프로젝트 아라(Project Ara) 공개

모토롤라가 10월 말에 프로젝트 아라(Project Ara)라는 이름의 오픈 하드웨어 플랫폼을 공개했다.  아라는 고사양의 모듈러 스마트폰을 마치 레고 블럭을 조립하듯이 만들어낼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이다. 모토롤라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구글 측은 아라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바로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소프트웨어  시장에 만들어 낸 3rd Party 에코시스템을 그대로 하드웨어 시장으로까지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발자들에게 하드웨어 개발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주고 개발 시간을 줄이면서도 혁신을 이끌어 내도록 지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Motorola Project Ara] 출처: 모토롤라 공식 블로그
[Motorola Project Ara의 Early Design]
출처: 모토롤라 공식 블로그

모토롤라의 이런 움직임은 사실 하루 이틀 사이에 급조된 것은 아니다. 이미 반년 전부터 MAKEwithMOTO 팀이 트럭 안에 모토롤라 스마트폰과 3D  프린터를 가득 싣고 미국 내 각지를 돌아다니며 Make-a-thons 행사를 개최해 온 바 있다. 핵심은 사용자들이 직접 원하는 기능을 그 자리에서 만들어 스마트폰에 바로 적용해 볼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MAKEwithMOTO 트럭] 출처: http://www.ideo.com/work/makewithmoto/
[MAKEwithMOTO 트럭]
출처: http://www.ideo.com/work/makewithmoto/

 

MAKEwithMOTO팀은 IDEO와의 협력하에 위 동영상에서처럼 미국 내 각 지역을 돌며 Make-a-thons 행사를 진행했고, 이 행사를 통해 오픈 하드웨어 에코시스템에 대한 가능성을 찾았다고 한다. 즉, 이번에 공개 한 Project Ara를 통해  더욱 본격적으로 오픈 하드웨어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번 홀리데이 쇼핑 시즌을 겨냥해서는 Moto X 제품을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소비자는 Moto Maker 사이트에서 Moto X 제품의 컬러 등을 자유롭게 설정해 볼 수 있다. 유추해 보자면 현재는 완성 된 Moto X 의 컬러를 커스터마이즈 하는 정도라면, 추후 Project Ara와의 연동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모듈을 커스터마이즈 한 스마트폰을 주문하는 서비스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본다.

 

 

또 다른 형태의 오픈 하드웨어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있는 GE와 Quirky

GE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쿼키(Quirky)와 협력하고 윙크 플랫폼(Wink Platform)이라는 브랜드 하에 가전 기기에 커넥티비티(Connectivity) 기능이 부여 된 제품을 개발하고 나섰다. 11월 15일에는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해 향후 5년 간 30여 개의 커넥티드 홈 디바이스를 개발 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홀리데이 쇼핑 시즌을 타겟으로 하여 첫 번째 파트너십의 결실을 공개했는데, 달걀의 신선도를 알려주는 에그 마인더(Egg Minder)를 비롯한 네 개의 디바이스(Egg Minder, Nimbus, Pivot Power Genius, Spotter)가 그것이다.

 

[GE와 Quirky의 합작품 Egg Minder] 출처: http://www.gizmag.com/ge-quirky-wink/29651/pictures#1
[GE와 Quirky의 합작품 Egg Minder]
출처: http://www.gizmag.com/ge-quirky-wink/29651/pictures#1

쿼키가 확보하고 있는 60만명의 개발자들은 향후 더욱 다양하고 흥미로운 커넥티드 홈 디바이스를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의 확대와 함께 GE는 쿼키 측에 3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쿼키 측은 이번 11월 Series D 펀딩을 진행했는데 GE를 포함하여 기존 투자사인 Andreessen Horowitz 및 KPCB 등으로 부터 총 7천 9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경쟁을 넘어서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경쟁의 축 이동

위에서 언급한 사례 이외에도 최근 애플이 공개한 iBeacon과 이를 통해 개발 된 에스티모트(Estimote), 샵킥(Shopkick)의 비콘 기기 또한 애플이 하드웨어 플랫폼에 대한 경쟁력을 확대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애플은 이외에도 Made for iPhone 인증 제도나 Airplay 등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커넥티비티가 확대 될 있는 요소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특히 3D 프린터 보급의 확대 및 BLE(Bluetooth Low Energy)를 통한 기술적 인프라가 준비되고,  IoT(Internet of Things) 기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의 축의 이동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일 것이다.  다가오는 2014년에 하드웨어 플랫폼에서의 승기를 잡는 것은 제조사들에게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