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단상] 왜 구독형 서비스 플랫폼이 부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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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주 인사이트 있는 컬럼하나를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SK텔레콤 때 뵙고, 인터파크로 옮기셨을 때도 프로젝트로 만나서 인사드렸던 이승훈 가천대학교 교수님께서 쓰신 '구독서비스란 무엇인가'라는 글이 그것이었습니다.
(컬럼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할 때 가장 많은 스타트업들이 바라보고 있는 지점이기도 한 구독 서비스.

구독서비스의 유형을 서비스 구독 - 멤버십 구독 - 상품구독이라는 3가지 범주에서 잘 설명해주셔서 구독 경제를 논할 때 좋은 논의 포인트가 될 듯 싶습니다.

저희 회사에서 초기 시드/엔젤투자한 팀들 중 이른바 Subscription Commerce를 지향하는 팀들이 있어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저도 유심히 관찰하고 있기도 합니다.

렌탈과 구독은 분명 다른데 최근 넓은 범주에서 같이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죠. 소비자 입장에서만 보면, 렌탈은 분명한 이탈비용이 과도하게 발생(중도해지에 따른 위약금이 해지기간 동안 합산되어 물게되어 중간에 내가 싫어도 해지못하게 쓰게 되는 전통적인 계약중심 서비스)하는 모델이고, 최근 서비스 구독-멤버십 구독-상품구독은 마치 Cloud Storage를 쓰듯이 다양한 옵션-기간-비용을 선택해서 사용하다가, 해지도 자유로운 측면이 있죠.

사실 저는 전통적인 멤버십도 과연 구독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멤버십이 가능하려면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죠.
첫째, 기업이 제공하는 분명한 혜택이 정성적/정량적으로 고객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개별단위로 구매하거나 이용하는 것 대비, 멤버십에 가입함으로써 얻는 비용적 혜택이 Calculation될 때 성공하는 측면이 강함.
둘째, 이런 멤버십 기반 서비스가 작동되려면, 대단히 엄청난 량/볼륨의 콘텐츠-상품이 구비되어서, 특정 분야의 서비스/상품검색엔진 스러운 수준에 도달되었을 때 잘 작동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기업입장에서는 이러한 멤버십 기반 월 단위 모델은 현재의 고정적 현금으로 미래수익을 할인하는 모델이 될 것이고, 기존 보유-유입고객이 예측되고, 적정한 할인률이 계산된다면 필연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모델이라고 보여집니다. 아마존은 서비스 구독(오더블 같은 서비스)-멤버십 구독 - 상품 구독(정기배송 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제공되는 거의 유일무이한 업체아닌가 싶고, 쿠팡도 점점 더 이런 방향으로 가겠죠.

스타트업들만 놓고보면, 멤버십 기반 구독모델이 상기와 같은 이유로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Vertical에서 주로 시작하고, Vertical에서 멤버십 기반 구독서비스로 자리잡으려면, 해당 버티컬 시장이 Sizable해야 하고, 압도적인 상품-컨텐츠 coverage가 보장되는 동시에, 언제던지 해지와 이탈이 자유로와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이런 모델을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겠죠.
또한 규제도 한몫합니다. 버티컬에서 이런 모델을 만들려면 기존 전통적인 레거시와는 다른 Play를 한든 것인데, 레거시 플레이어들이 가만 있을리가 만무합니다. 헬스케어 - 모빌리티 영역에서 멤버십 기반 구독서비스가 많이 나올 수 있는데, 지금 제자리를 수년째 걷고 있는 모양새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Side에서 구독형 서비스 플랫폼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주로 서비스 - 상품 구독형 서비스 플랫폼이 많이 나오겠죠.
예를 들어 저희가 시드투자한 가임기 여성고객계층을 위한 생리대 정기배송 서비스를 표방하는 씽즈 (Lee Wonyuep 대표)의 경우, 전형적인 상품 구독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임기 여성의 특성상 신규로 나오는 생리대 제품을 소량단위로 구매해서 사용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Searching 하려는 Searching Cost가 발생하는데, 이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할인하여, 소량단위로 Box에 담아 이용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해서 최근 월 GMV가 5,000만원을 넘는 등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추후에 서비스 구독 개념을 Bundle하여 상품 구독 가입자들에게 약간의 비용추가로 고정현금을 높일 수 있는 대안들도 나올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스타트업이 상품 구독이나 서비스 구독으로 적정한 수준의 이익을 창출하려면, 상품의 량보다는 기존 대규모 멤버십/정기배송 서비스 업체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해당 상품영역에 있어서의 Category Killer 제품에 대한 역량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상품 소싱도 중요하지만, 차별적 상품 기획과 프라이빗 브랜드화에 대한 고민도 적정한 단계에서 병렬적으로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 Side에서도 투자에 대한 검토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실 밀레니얼 세대, Z세대가 구매력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시대, 특히 동남아시아(베트남 같은) 처럼 1030세대들이 전체 인구의 60-70%를 차지하는 젊은 국가는 미래 유망산업이 구독형 서비스 플랫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주로 모바일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구매하는 것이 일상다반사이고, 구독을 통해 제공되는 추가 할인의 가치를 너무나 잘 이해하는 고객들이기 때문이죠. 제가 베트남을 유심히 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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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벤션랩의 CEO, 경영학박사(MIS트랙-플랫폼 전략). 97년~2004년까지 소프트뱅크코리아의 미디어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미디어를 거쳐 2005년 IT기술전략 컨설팅기관인 로아컨설팅 창업, 이후 2017년 2월 더인벤션랩을 새롭게 설립하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액셀러레이터 기관장, 초기 시드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더인벤션랩은 지난 5년 간 100여 개 이상의 플랫폼 및 컨슈머 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초기 시드투자를 집행하였다(중기부 TIPS운영사). 김진영 대표는 집닥(구주회수완료), 펫닥( 구주회수완료, 시리즈 C), 얌테이블(시리즈 B),홈마스터(중부도시가스 매각완료), 자란다(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보이스루(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지구인컴퍼니(구주일부회수완료, 시리즈 B), 스토어카메라(시리즈A), 오케이쎄(시리즈 A2), 고투조이(시리즈 A2), 고미(시리즈B) 등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팀을 초기에 발굴하여 초기투자를 주도하였다. 특히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진출하는 다양한 버티컬 플랫폼 분야의 한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는 공동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런칭(KB국민카드 Future 9,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웰컴금융그룹 Welcome On-Demand, 현대모비스 M.Start 등), 삼성증권(스타트업 랠리업)을 포함하여 보령제약, 대원, 우미건설 및 국보디자인 등)하여 Corporate Accelerating 및 Open Innovation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기관으로는 드물게 코스닥 상장사인 대원-국보디자인 및 우미건설-보령제약 등과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여 전략적 시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대기업/중견그룹 사내벤처/애자일 조직의 Business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