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으로 만드는 미래 예측 시장, ‘Augur’ 백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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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r 백서 평가표

  1. Problem-Solution Fit : 3점
  • 블록체인을 적용해야만 한다는 필요성을 어필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문제(Problem) 설정. 기존의 중앙집중형 예측시장 거래소는 이미 법적인 틀 안에서 Augur가 언급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일정 부분 해결해내고 있고, 사용자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허나 불법 예측 시장을 양성화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시장 참여자가 배팅한 자금을 중앙 관리자가 횡령하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Augur의 문제 설정 및 해결 방안이 적합하다.
  • 다만 예측시장의 특성에 맞지 않게 너무도 느린 거래 처리 및 보상 배분 속도는 앞으로 Augur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하여 제 3자의 개입 없이도 무궁무진한 주제의 예측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흥미롭다.
  1. Token Economy : 3
  • 시장 참여자들은 ETH를 실질적인 거래 화폐로 이용하고, 자체 발행 토큰인 REP는 시장생성/예치/수수료 창출 등의 용도로 구분지어 활용되는 구조가 흥미롭다. 이는 Augur 서비스의 확장성을 향상시킨다.
  • Dispute-Fork 절차에서 결국 REP의 총량에 따라 결과가 결정된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이는 소위 말하는 '고래'에 의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남겨둔다.
  • 마켓 거래 시의 적정 수수료율에 대한 연구가 아직까지 부족하며, 이 점은 계속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Augur 측은 개설되는 예측시장의 수가 증가할 수록, 더 많은 참여자들을 본인의 시장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시장 개설자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거래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1. Sustainability : 3
  • 전체적으로 예측 시장 형성, 실제 결과 보고, 그리고 분쟁 해결 절차 등 각 참여자의 행동을 유도하고 이를 보상하는 인센티브 구조가 잘 짜여져 있다.
  • Augur는 2015년, REP 토큰의 전체 발행을 마쳤으며 추가 발행 계획은 없다. 플랫폼 내 거래량이 많아지면, 수량이 한정된 REP 토큰의 활용도가 높아지므로 가격이 올라간다. 따라서 플랫폼이 성장할수록 신규 보고자(Reporter)들은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만 생태계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이다.
  • 단, REP 토큰의 가격이 높아지면, 불건전한 의도를 지닌 소수가 전체 토큰 양에서 50% 이상을 독점하여 시장의 결과를 조작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18년 5월 2일 현재, Augur REP 토큰의 시가총액은 4억 2천만 달러에 육박한다. 따라서 2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입해 REP를 확보해야만 시장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
  • 생태계 참여자들이 개설된 예측시장을 자율적으로 감시/규제할 수 있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해보인다. 예측시장은 사행성 또는 비윤리적인 주제를 다루는 시장으로 변질되기 쉽고, 이 경우 정부가 의도적으로 사업에 제재를 가할 위험성이 존재한다.
  1. Whitepaper Structure: 2
  • 처음 ‘예측시장이 어떻게 개설되는지’부터 시작해서 ‘수익금을 배분’하는 마지막 프로세스까지 백서에 순차적으로 잘 서술되었다.
  • 또한 각각의 플레이어(시장개설자/보고자/시장참여자)들이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최종 합의에 이르는지도 잘 드러났다.
  • 다만, Augur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팀구성원, 개발 로드맵, 토큰 이코노미(토큰의 흐름, 경제적 보상 비율, 플랫폼 수수료 등)에 대한 내용을 명확하게 담아내지 못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토큰 이코노미에 대한 설명이 두루뭉술한 편이다.
  • 더 나아가,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목차나 이미지 등을 사용하지 않고, 자세한 계산 수식을 참조 자료로 넣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1. Team : 4
  • Augur는 이더리움 초기부터 개발되어온 Dapp으로, 자문위원으로는 이더리움 설립자인 비탈릭 부테린, 법률 전문가인 Houman Shadab, 경제학자인 Robin Hanson 박사 등이 리스트업 되어있다.
  • 공동대표인 Jack Peterson, Joey Krug 모두 전 이더리움 개발자이며, Forecast Foundation에 소속된 팀원들의 대다수가 경험있는 개발자들로 구성되어있다.
  • 아직 플랫폼 정식 버전을 출시하지 않아서인지 마케터, 테크니컬라이터(technical writer) 등 개발직군 외 팀원은 적은 편이다.
  1. Planning / Execution : 3
  • 초기 생태계 형성 전략이 공개되어 있지 않을 뿐더러 잘 정리되어있는 로드맵도 찾아 볼 수 없다.
  • Reddit을 통해 근미래의 목표를 공개해놓은 정보가 있으나. 단순히 개발 파트에 국한되어있다. 즉,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계획이 부실했다.
  • 허나 Augur 개발팀은 매 주 꾸준히 개발 코드를 업데이트하며 해당 소식을 공개하고 있다. 이 점에서는 Augur 팀의 성실함을 느낄 수 있다.
  • 법률 전문가를 고문으로 두었으며, 더 나아가 법률 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예측시장이 갖는 잠재적 위협 중 하나인 ‘정부로부터의 법적 제재’를 대비하고 있다.

 

총 평

Augur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구축된 미래 예측 시장이다. 기존 시장보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시장을 개설하고, 더 적은 수수료로 시장에 배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Augur 개발팀은 예측시장 개설 방식, 베팅 참여에 따른 수수료율, 예측시장 결과 합의 프로세스, 그에 따른 REP토큰 배분 방식 등을 구조화해왔다.

‘예측시장’이라는 플랫폼의 특성 덕분에 이더리움의 Killer (D)app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Augur. 그러나 베타 버전이 공개(2016년 3월)된지 2년 이상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용자 수는 적고, 서비스 작동 속도는 느리며, 적정 수수료율에 대한 부분도 추가 논의 중에 있다. 3년 여의 개발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넘어야 산이 많은 것이다.

이는 Augur의 기반이 이더리움이라는 점과도 연관이 있다. 이더리움에서의 거래 처리 속도는 아직 느린 편이다. 따라서 Augur처럼 다수의 참여자들이 사이에서, 각기 다른 주제로, 동시에 많은 거래가 발생할 경우 이를 제대로 처리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백서 상에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누락되어 있다. 장기적인 로드맵도 들어있지 않아서 언제 Augur의 최종버전이 출시될 지조차 미지수다. 다만 꾸준히 코드 업데이트 소식이 올라오는 점을 미루어 보아, 비록 백서 상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팀 내부적으로는 Augur의 미래를 위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리라 추측된다. 앞으로 Augur가 현실적인 어려움을 내딛고 진정한 Killer (D)app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추이를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