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들의 플랫폼(Maker’s Platform) : 오픈소스 하드웨어(OSHW)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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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커 무브먼트, 메이커 페어 (Maker Movement, Maker Faire)

지난 9월 20일과 21일에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메이커들의 축제, 메이커페어 서울 2014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3회째 맞는 이 행사는 메이커, 그러니까 뭔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평소에 만들고 준비한 것들을 가지고 나와 전시하고 교류하는 자리이다. 올해는 100여개 팀이 참가하여 작년보다 2배 정도 큰 행사로 치뤄졌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열리는 메이커 페어에 비하면 아직 어린아이 수준이라 할 수 있다. 9월 같은 기간 미국 뉴욕에서는 글로벌 메이커 페어[1]가 열렸는데 830팀이 전시에 참여하고 85,000여명이 방문한 규모가 큰 행사로 열렸다. 2006년에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리어에서 시작한 이 행사는 거의 모든 주말에는 세계 어디에선가에서 열리고 있는데 메이커 무브먼트와 DIY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행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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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메이커페어 2014
  • 오픈소스 하드웨어, 아두이노 (OSHW, Arduino)

메이커 페어의 예를 보듯 메이커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고 그 중심에는 아두이노[2]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하드웨어가 있다. 신용카드크기보다도 작은 마이크로 콘트롤 보드인 아두이노는 2005년에 이탈리아에서 학생이나 디자이너를 위해 처음 만들어 졌는데, 25달러의 저렴한 가격(아두이노 우노[3] 기준)과 쉬운 사용법으로 회로 관련 메이커들 사이에서는 필수부품으로 되어있다.

부품과 회로를 오픈한 아두이노의 경우 아주 다양한 호환보드들이 나오고 있는데 작은 OLED 화면을 내장한 Microview[4], 블루투스 모듈과 가속센서를 장착한 Light Blue Bean[5], 자석을 활용하여 회로교육과 손쉬운 프로토타이핑이 가능한 LittleBits 아두이노 모듈[6] 등이 최근에 선을 보인 호환보드들이다. 공식보드만 해도 70만개(2012년 기준) 이상 판매되었으며, 저렴한 호환보드를 감안하면 2백만개 이상 판매되었다고 추정한다.

아두이노 외에도 라즈베리파이[7](먹는 파이로 종종 오해를 받기도 한다.)나 비글보드[8]처럼 로봇이나 드론에서 두뇌역할을 하는 마이크로 콘트롤 보드가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다. 이 보드들은 여러 용도로 활용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 내용과 튜토리얼이 Instructables[9], Adafruit[10], Sparkfun[11] 등 사이트에 많이 공개되어있어 메이커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 제조업의 혁신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리눅스 같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처럼 하드웨어 메이커(개인,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프로젝트나 회로들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점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기원은 1970년대 후반 홈브루 컴퓨터 클럽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때의 컴퓨터 애호가, 해커들의 모임이 개인용 컴퓨터 산업의 초석을 만든 셈이기도 하다.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제조방법과 그 회로도, 부품리스트, 디자인 파일 등을 공개하여 특허나 영업비밀로 보호하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더욱 빠른 혁신을 추구하는데 목적이 있겠다.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확대로 제조업에서 개발기간의 단축, 생산비용의 절약이라는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제조업을 창업하는 과정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초기자금으로 감당해야 하는 시제품 생산비용이 허들로 작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두이노를 활용한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 저렴한 프로토타이핑 툴들이 시장에 나오고 장비를 소유하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작업이 가능해짐에 따라 최초 시제품의 생산 비용은 몇분의 1, 몇십 분의 1로 줄어들게 되었다.

웨어러블 기기나 사물인터넷 등 소형가전, 완구 등의 소형 제조업의 비용진입장벽은 많이 낮아지고 하드웨어스타트업의 1인 창업도 가능한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제조에서 시제품 생산이 편리해지자 이후 대량 생산이 또 다른 숙제가 되었는데 이는 클라우드 펀딩이 해결하게 된다. 킥스타터[12]나 인디고고[13] 같은 서비스들이 그 클라우드 펀딩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클라우드펀딩 (킥스타터, 인디고고)

킥스타터에서는 지난 9월 다기능 아이스박스[14]로 140억원이 넘는 펀딩이 이루어져 2012년 스마트워치 페블[15]이 세웠던 110억원 펀딩을 가뿐이 넘는 기록이 세워졌다. 킥스타터는 2009년에 공연이나 영화, 책 등의 프로젝트로 시작된 이 후 하드웨어로도 확장이 되었는데, 2014년 11월 현재까지 총 73,760개 프로젝트에 연인원 740만명이 1조5천억원의 후원을 신청하였다. 이와 같이 클라우드 펀딩을 거치면 시제품 생산과 더불어 이 후 양산과정에서도 기존 금융과의 투자를 위해 협상에 들어가는 시간을 벌고 더 나아가서는 선매출을 통해서 추가 개발비까지 해결할 수 있어 다양한 아이디어의 소규모 하드웨어 프로젝트들이 줄을 잇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아두이노 관련 상품인데 위에서 말한 MicroView 도 킥스타터를 거쳐 작은 스타트업의 단일 모델 매출로는 적지 않은 2억원 이상의 선매출을 올렸고, 아두이노가 핵심 부품이 되는 로봇, 드론, 교육용 완구 등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킥스타터나 인디고고에서는 3D프린터의 펀딩도 종종 볼 수 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 제품의 케이스나 기구부품을 생산할 때 필요한 주요 장비중의 하나가 3D 프린터 이 3D 프린터 중에서도 최근 500달러~2000달러 수준의 압출 적층 3D 프린터(FFF,FDM 방식)는 거의 모두 오픈소스 하드웨어에 기반한다고 할 수 있다. 2005년에 블로그 기반으로 시작된 3D 프린터 오픈소스, RepRap[16] 프로젝트는 3D 프린터를 개인이 부품만 모아서 조립할 수 있을 정도의 자세한 노우하우를 제공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상용 3D 프린터의 콘트롤 보드도 아두이노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고 모양이 다른 경우라도 아두이노의 회로를 기본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렴한 3D프린터 키트의 경우 아두이노 메가 보드와 모터 콘트롤 쉴드, 모터 4~5개를 포함, 프레임 등 기구 부품을 합쳐도 500달러 아래로 구입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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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pRep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3D프린터(출처 : 위키피디아)

이외에도 오픈소스 하드웨어 스토리는 또 있다. 지난 3월, 페이스북은 3D VR 을 체험하는 디바이스를 만드는 Oculus VR[17] 을 2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인수하게 된다.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Oculus Rift도 2012년 9월에 킥스타터 클라우드 펀딩을 거친 제품인데 불과 1년 반 만에 대형 딜을 성사시킨 것이다. 또 이 회사는 지난 9월 개발자 컨퍼런스 Oculus Connect 에서 최초 개발자 버전인 DK1[18] 의 모든 소스를 오픈하고 펌웨어를 비롯한 관련 소프트웨어 코드 전체와 하드웨서 설계까지 오픈하여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자사의 기반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를 하면서 시장을 키우고 그 커지는 시장을 선도하는 3D VR 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 인터넷에 연결되는 피지컬 하드웨어 플랫폼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모바일 디바이스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최근의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의 아두이노 호환보드에서 보듯이 블루투스나 와이파이가 내장이 된 보드[19]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는 아두이노와 연결되는 많은 센서와 디스플레이 장치, 모터 같은 엑츄에이터가 스마트폰과 연결이 아주 쉬워진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이런 프로젝트에서는 무선 콘트롤, 통신이 가능한 보드의 경우 스마트폰 앱에서 응용할 수 있는 Android, IOS 용 API 를 제공하여 모바일 비즈니스와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

구글이 네스트[20]를 3조2천억에 인수를 한 것이나 삼성이 스마트싱즈[21]를 약 2천억에 인수한 것처럼, 스마트홈이나 다양한 IOT(사물인터넷) 비즈니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이런 비즈니스 카테고리에서 비용의 혁신을 만들어 진입장벽을 계속 낮추고 있고 하드웨어 분야도 아이디어의 파급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창업에 도전해 볼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 또 스마트폰 모바일 플랫폼까지 간편하게 연결 할 수 있는 툴들이 제공되고 있어  O2O, M2M 등에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 메이커 스페이스, 무한상상실

올 5월에 미래부에서는 무한상상실을 30군데 추가로 선정[22]했다. 무한상상실은 한국판 메이커 스페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아두이노, 센서 같은 피지컬 컴퓨팅 부품, 3D 프린터, 레이저커터, CNC 머신 등의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이 가능한 장비를 갖추고 교육과 작업, 커뮤니티를 담당하는 공간이다. 최초의 무한 상상실은 작년 말 국립과천과학관에 설치되어 올해 대폭 확장되었으며 올해 말 기준 전국에서 총 70여 군데의 무한상상실이 운영 예정이다.

그 외에도 세운상가에 위치한 팹랩 서울이나 메이커박스 같은 민간 메이커 스페이스도 곳곳에 생겨나고 있고 3D 프린팅, 아두이노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환경의 변화로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적은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 하였지만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원천이 되는 국내의 메이커 문화는 몇 만명 남짓의 매니아 층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한상상실 같은 메이커 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고 메이커 페어 같은 행사가 더욱 확대된다면 모바일 창업 붐처럼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창업도 더욱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1] http://makerfaire.com/new-york-2014/

[2] http://arduino.cc/

[3] http://arduino.cc/en/Main/ArduinoBoardUno

[4] https://www.sparkfun.com/products/12923

[5] https://punchthrough.com/bean/

[6] http://littlebits.cc/bits/arduino

[7] http://www.raspberrypi.org/

[8] http://beagleboard.org/

[9] http://www.instructables.com/index

[10] https://www.adafruit.com/

[11] https://www.sparkfun.com/

[12] https://www.kickstarter.com/

[13] https://www.indiegogo.com/

[14]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ryangrepper/coolest-cooler-21st-century-cooler-thats-actually

[15]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597507018/pebble-e-paper-watch-for-iphone-and-android

[16] http://reprap.org/wiki/Main_Page

[17] http://www.oculus.com/

[18] https://github.com/OculusVR/RiftDK1

[19] http://www.dfrobot.com/index.php

[20] https://nest.com/

[21] http://www.smartthings.com/

[22] http://www.msip.go.kr/www/brd/m_211/view.do?seq=1755&srchFr=&srchTo=&srchWord=&srchTp=&multi_itm_seq=0&itm_seq_1

=0&itm_seq_2=0&company_cd=&company_nm=&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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