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CB의 인기 애널리스트인 메리 미커(Mary Meeker)가 매년 내놓는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특히 관심을 끄는 내용은 바로 인터넷 서비스 성공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 트라이펙타(Internet Trifecta)에 대한 내용이다.
인터넷 트라이펙타는 성공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콘텐츠(Content)와 커뮤니티(Community), 그리고 커머스(Commerce)가 적절히 결합되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소비자 간에 정보 공유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커뮤니티의 역할이 가장 강조된다.
메리 미커는 이처럼 인터넷 트라이펙타를 가장 잘 구성하고 있는 업체로 하우즈(Houzz)를 예로 들고 있다. 하우즈는 홈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 디자인과 관련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인데, 말 그대로 콘텐츠와 커뮤니티, 커머스의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잘 배치되어 있다.
- 콘텐츠(Content): 홈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유저가 하우즈에 들어오면 일단 고 퀄리티의 관련 사진 3백만 장에 압도되어 몇 시간이고 브라우징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사진은 인테리어 전문가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업로드해 둔 것인데 이것 자체가 훌륭한 콘텐츠로 기능하는 것이다.
- 커뮤니티(Community):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 사진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해오는 유저들과 소통하게 되며, 질문에 대해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주게 된다. 전문가와 소비자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끊임없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2012년 4월 550만 명이었던 사용자 수가 2014년 4월 기준으로 2,300만 명으로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커머스(Commerce): 인테리어 전문가들이 올려놓은 사진에는 상품 판매로 직접 연결되는 이미지 태그가 달려있기도 하고, 아예 리모델링 계약을 진행하는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구매를 원하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들여다보고 정보를 모으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구매로 연결되는 모양새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메리미커가 언급 한 하우즈 이외에도 인터넷 트라이펙타를 조화롭게 적용 한 사이트들이 몇몇 눈에 띄고 있다. 자동차나 오토바이와 관련 된 상품에 특화 된 모토로소(Motoroso) 또한 좋은 사례이다. 모토로소는 2014년 5월 서비스를 런칭하여 베타 버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오토바이나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나 유저 간에 팔로잉을 할 수 있도록 되어 마치 SNS 같은 커뮤니티 기능도 제공한다. 현재 Ducati나 Porsche, Volvo 등 유수의 오토메이커들이 모토로소에 프로필을 만들고 참여하고 있다. 이미지 콘텐츠에 하우즈와 마찬가지로 구매 가능한 정보들이 태그 형태로 배치되어 있기도 하다.
인터넷 트라이펙타가 적용 된 서비스의 경우 특히 소비자가 상품 구매를 위해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카테고리에 보다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위의 사례에서처럼 홈 인테리어나 자동차를 비롯하여 패션과 같은 Industry Vertical의 경우 정보 탐색에 보다 공을 들여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케팅 용어로 풀어내자면 소비자 고관여(Consumer Involvement) 상품 카테고리에 더욱 적합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에는 이처럼 인터넷 트라이펙타 요소가 적절하게 적용 된 서비스가 존재할까?
일단 콘텐츠 제공 측면에서는 아프리카TV나 최근 뷰티/패션 관련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뷰티밋츠 같은 서비스들에서 발전 가능성이 엿보인다. 오래 전부터 막강한 커뮤니티를 확보하고 있는 온라인 까페 등에서도 상품 구매 정보에 대한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또한 온라인 커머스 자체만 놓고 봐서는 Retail Penetration이 16%를 상회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발전 된 e-Commerce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들 중 어떠한 서비스도 위에서 언급 된 3가지 요소를 정교하고 세련되게 결합 한 케이스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이들 3가지 요소를 얼마나 잘 결합하여 완성 된 형태로 서비스 할 것인가가 바로 성공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