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조" 구속
"불법복제 프로그램, 사용기간 상관없이 정품가 전액 배상"
"카리스마조" 구속이라는 뉴스 기사를 지난달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접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윈도우의 정품 인증 절차를 무력화하는 크랙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 등으로 회사원 유명 해커 조모 씨(39)를 구속한다는 내용이였다. 이 크랙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윈도우7과 윈도우8, 윈도우 XP 등을 정품 인증 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윈도우 정품을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 이용자라면 카리스마조라는 닉네임 또는 K.J 파일명의 크랙 프로그램을 한 번쯤 보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윈도우8의 경우만해도 10만원에서 30만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가 되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이러한 크랙 프로그램으로 인한 피해가 컸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2013년 5월 26일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글과 컴퓨터 등의 소프트웨어 제조사 7곳이 중소기업 2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12년 3월에 소송을 시작해 1심에서 패소한 중소기업 2곳은 프로그램 불법으로 사용한 기간에 비례해 사용 대가를 산정해야 하고 저작권료 이외에 유통 비용 등을 포함한 정품 가격 전부를 배상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결과는 복제한 컴퓨터 프로그램 수에 소매가격을 곱한 금액으로 "전액 배상"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사용 기간을 고려해 배상액을 부분적으로 산정하는 경우......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소액만 배상하면 된다"며, 사회적으로 위법한 복제 행위가 만연하는 결과를 초래 할수 있다고 지적 했다고 한다.
필자는 최근 두 기사를 접하면서 불법복제에 대한 이전과 다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소프웨어 불법복제 시장 규모, 중국이 1위??
BSA(Business Software Alliance)의 2012년 5월 보고서를 참조한 인포그래픽을 살펴보면, 2008~2011년 동안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비율 순위의 1위는 93.5%를 기록한 Geogia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불법의 천국으로 생각하는 중국은 몇 위를 차지 했을까? 중국은 111개국 중 78.5%로 30위를 차지 했다. 가장 불법 복제가 적은 나라로는 미국, 룩셈부르크, 일본 등이 2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몇 위를 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41%로 85위를 기록했다.
[Figure 1.]의 두 번째 그래프를 살펴 보면 재미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GDP가 낮은 나라일 수록 확연하게 불법 복제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2012년 기준 명목 GDP는 1조 1,635억 달러로 전세계 15위이다. 그래프에는 우리나라가 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불법복제 비율 82위인 스페인(2012년 명목 GDP 1조 3,977억 달러로 13위, 1인당 기준과 PPP 기준 GDP도 우리나라와 비슷함)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래프 추세선 위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GDP 대비 불법복제가 다소 많은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Figure 1.] Average Software Piracy Rate 2008-2011
Source: BSA(May 2012), 2011 BSA Global Software Piracy Study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참조 동영상
Source: BSA
어도비가 화났다????
2013년 5월 6일 어도비는 소프트웨어 판매를 중단하고 전 제품을 클라우드 기반의 Subscription Service로 전환하면서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5월 14일 교육용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제품을 출시해 전 제품군을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즉, 앞으로 이용자들은 CD를 사서 PC에 설치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접속해 어도비 제품을 로그인하여 이용해야 한다. 어도비의 발표로 인해 패키지 소프트웨어인 CS는 6버전이 마지막이 된다. 따라서 기능 업데이트는 더 이상 제공하지 않고 버그 수정 등의 패치 업데이트만 지원하게 된다.
어도비의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은 국내의 경우 개인이 CC 포토샵 등 단일 제품만을 이용하면 월 21,000을 지불해야 하고 CC 전체 제품은 월 54,000원을 내야한다(1년 약정 기준). 1년에 각각 252,000원, 648,000원을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약정 없이 언제나 취소가 가능한 요금의 경우 단일 제품의 경우 월 32,000원, 전 제품은 81,000원이다. 하지만 CS3 이상 패키지를 구매한 이용자에게는 1년간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Figure 3.] Average Illegal Downloads At Any Given Time by Software Company
Source: Starmedia, http://starmedia.ca/software-piracy.html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도비는 왜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는가?에 대해 그 동안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소비자 측면과 어도비 측면에서 다양하게 분석 했다. 하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어도비가 이익을 목적으로한 영리 기업이므로 당연히 회사의 이익을 높이기 위함이다. 어도비는 불법복제로 인해 가장 피해를 많이 입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이고 구 버전에 대한 호환 등의 업데이트를 위한 비용을 최소화 함으로써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도비의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듯이 아래의 조건들이 성립해야 한다.
첫 번째, 불법복제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 져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BSA의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조사대상 111개 국의 2007~2011년 동안의 불법복제 비율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세계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비중은 2007년과 비교해 2011년에 4%P 증가한 42%임). 따라서 매우 어려운 조건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어도비 소프트웨어를 대체할만한 다른 제품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스케치, 픽셀메이터 등의 경제적인 대체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 어도비의 가격정책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는 있으나 최악의 경우 이러한 대체 소프트웨어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거나 시장 점유율을 역전 당할 수 있다.
세 번째, 새로운 버전의 제품에 확실한 기능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윈도우 OS의 경우에도 오래 전에 출시된 윈도우 XP의 이용자가 여전히 매우 많다.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핵심적 기능이 모두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어도비의 경우도 윈도우 OS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최신 버전이 나왔지만 기존의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불법 복제를 제품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은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이용자 환경 전환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용자가 합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격체계이다. 현재 가격체계가 과연 어도비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이용자 모두에게 합리적인지가 중요하다.
맺음말
어도비의 최근 파격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전환은 필자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어도비의 클라우드 서비스 성공은 다른 소프트웨어 사업자의 클라우드기반의 서비스 전향의 큰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동안 우리가 자주 보아 왔던 클라우드 시장 전망 그래프를 더 급격히 성장하는 모양으로 모두다 다시 그려야 할 지도 모른다. 클라우드 시장의 큰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어도비의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