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tical이 통하는 시대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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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tical? Horizontal?

불과 몇 년 사이 SNS와 Commerce 등 Consumer Web 분야에서 무수히 많은 Vertical 서비스가 등장했다. 'Vertical 서비스'란 Horizontal 서비스가 제공하는 복수의 다양한 기능 중 한 부분의 기능만을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의미한다. Vertical과 Horizontal의 개념은 상대적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포털을 Horizontal 서비스라고 한다면, 검색, 커머스, 커뮤니티 한 기능만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서비스들을 Vertical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Horizontal 서비스라고 한다면 부동산 검색은 Vertical이 되는 식이다.

기능적인 측면 외에도, 목표 고객층(ex. 가족, 커플, 동문, ooo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제공하는 상품/서비스(ex. 유아용품, 홈데코, 배달서비스 등)를 Vertical하게 설정할 수도 있다. 무수히 많이 쏟아져 나오는 서비스 중에서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스타트업이 자신의 서비스를 뭐라고 설명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를 테면, 신규 출시된 서비스들이 Instagram for Video, Pinterest for shopping, Airbnb for office space 등으로 소개된다면 해당 시기에 Instagram, Pinterest, Airbnb가 인기 서비스였고, For something, 즉 어딘가에 특화된 서비스라고 소개하면 꽤나 직관적인 설명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Instagram, Pinterest, Airbnb 등은 Horizontal 또는 Vertical일 수 있지만, 이들을 동원(?)해서 자신들을 설명하는 서비스는 Vertical일 확률이 높다. (지역을 특화한 경우도 Vertical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은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Vertical → Horizontal → Vertical …….

실제 시가총액 기준으로 Top 5 Largest Consumer tech 업체(Apple, Google, Amazon, eBay, Facebook)를 보면, 이 중 Google과 Facebook은 정보의 유통을 꽉 잡았고, Amazon, eBay는 horizontal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Amazon, eBay은 Vertical로 시작되었지만 서비스의 성장과 해당 서비스가 속한 시장이 동시에 성장하면서 누구나 이용하는 서비스, A~Z 기능을 다 제공하는 Horizontal 서비스로 확장한 사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Figure 1 - Consumer tech Companies 시가총액 순위 (2012. 10월 기준)]

source: http://blog.eladgil.com
source: http://blog.eladgil.com

이처럼 Consumer Web의 역사는 Vertical에서 시작해서 Horizontal로 확장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일단 해당 시장에서 서비스 경쟁, 품질 경쟁, 가격 경쟁 등을 통해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정해지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나면, 차별화된 엣지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똘똘한 Vertical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볼만한 인수전이 펼쳐지곤 한다. 과거 2003~2004년 경 Vertical한 검색엔진이 Google을 위협하리라는 추측이 많았었다. 결국 여행 등 일부 카테고리에서는 이러한 추측이 맞아 들었지만, Google은 뉴스나 비디오 등 카테고리에는 완벽 적응했고 해당 영역의 검색 엔진이 사라지기도 했다.

즉 Vertical에 대한 관심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적인데, 투자가들 역시도 Vertical에 대한 관점을 수정해왔다. Andreessen Horowitz가 출범했을 당시, 철칙 중 하나가 Vertical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2004년 이 철칙이 깨졌는데 바로 Vertical 검색 엔진에 투자한 것이다. 당시 설명에 의하면 부동산 검색 엔진은 해당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는 것으로, 이후 현재까지 Andreessen Horowitz는 Vertical 업체에도 골고루 투자하고 있다. Marc Andreessen은 2011년 말 E-Commerce 분야에 수많은 Vertical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고, 앞으로 미디어 분야에도 그러하리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관점의 변화는 초기에 그들의 판단이 잘못되었다 라기 보다는 Timing적인 이슈가 있는데, 다시 말해 혁신이 일어나는 곳,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곳이 Horizontal이 아니라 Vertical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Horizontal 서비스와 Vertical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어느 때나 바뀔 수 있는 것으로, Timing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013년 상반기를 마감하는 현 시점은 어떻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여전히 Horizontal first이고 Vertical은 Second일까?

 

Sharing Economy 모델, Vertical beats Horizontal??

Pandodaily 창업자이자 편집장인 Sarah Lacy는 지난 3월 말 “The sharing economy may be the first time verticals beat horizontals”라는 제목의 기사를 소개했다. “공유 경제 모델은 Vertical이 Horizontal을 처음으로 이긴 케이스다”라는 주장인데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성공적인 공유 경제 모델로 꼽히는 사례가 Airbnb와 Uber로, 이들은 Vertical 서비스이다. 물론 Zaarly, Exec, Taskrabbit 등도 있지만 이들은 Horizontal한 플랫폼에 가까우며, 성장세 측면에서 Airbnb나 Uber만큼 빠르지는 않다. (공유 경제 모델은 전체 커머스 시장에서 봤을 때 Vertical한 Segment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는 또 사용자가 원하는 그 어떤 일도 대신 수행해주는 TaskRabbit을 Horizontal이라고 한다면, 여행 갈 만한 숙박 장소를 임대해주는 서비스만 제공하는 Airbnb나 프리미엄 콜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Uber는 Vertical인 것이다.)

Airbnb와 Uber는 공유 경제 시장의 더 많은 시장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Horizontal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고, 이미 그러한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Airbnb는 호텔이 주지 못하는 hospitality experience, Travel experience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Uber도 물류 네트워크 사업을 진행하는 등 어떤 시점에서는 플랫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양 사에 투자한 투자가들에 의하면, Airbnb와 Uber가 완전한 Horizontal Play를 하기보다 그들의 Vertical을 늘이는(Stretch)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Andreessen이 지적하기를, 첫째로 End market이 인터넷 초기 때와 비교하면 엄청 크기 때문에 더 이상 Horizontal로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Vertical 서비스들이 1990년대 후반 시점에서의 인터넷보다도 훨씬 크다는 것이다. 둘째로, 웹이 가져다 주는 참신함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점점 더 쉬운 사용성이나 아름다운 UX 등을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혁신의 대부분은 경험의 앞단(Consumer-facing apps) 뿐만 아니라 뒷단(알고리즘, 신원인증, 안전 장치, 정부 규제 등등)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

정리하면, 과거에는 무조건 Horizontal 서비스가 되어야만 투자도 받고 수익도 더 많이 낸다라는 공식이 있었다면, 현재는 Vertical도 잘만 하면 웬만한 Horizontal 못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공개된 Mary Meeker의 Internet Trend 2013 보고서에도 공유 경제 모델의 예시로 이 두 사업자를 꼽고 있는데 어쩌다가 공유 경제의 대명사격인 서비스로 Vertical한 성격의 Airbnb와 Uber가 꼽히게 된 걸까?

필자의 관점도 Sarah Lacy와 다르지 않은데, 일단 공유 경제 모델은 전통적인 E-Commerce와 성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 E-Commerce 시장은 판매자의 제품을 올려두거나 광고 등을 통해 구매자가 될 만한 소비자를 모집하는 Supply-driven한 성격이 강하다면, 공유 경제 모델은 Demand-driven한 시장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자신의 필요(Need)를 올리는 식이다. 거래할 수 있는 품목을 늘려서 고객 1인당 수익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와 신뢰도로, 해당 서비스의 성격을 잘 살려 Value Proposition을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 개개인의 Need를 표시했을 때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Backend 단의 시스템이 완벽하고 빠르게 작동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Horizontal Play보다는 보다 정교한 Vertical한 접근이 더욱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과연 Airbnb가 Travel이 아닌 예를 들어 Office space, Health club 이러한 영역도 진출해 Horizontal하게 확장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마치며…

Local Commerce가 웹에 연결되어 무수히 많은 Online-to-Offline 커머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고, 각 종 Things도 웹에 연결되어 아직 초기 단계지만 Internet of Things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도래할 연결 시대는 오프라인 영역과의 융합으로 인해 Andreessen이 지적한 대로 초기 웹 시장에 비하면 매우 거대한 시장이 될 것이다. 동일한 공유 경제 모델에서 조차도 어떤 서비스는 Vertical하게 또 어떤 서비스는 Horizontal하게 접근하고 있는데, 어떠한 접근법이 맞을지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분명한 것은 이전엔 무조건 Horizontal로 확장해야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