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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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코로나 시대이지만, 여기저기서 연말 '데모데이'라는 이름으로 유망한 초기 스타트업팀들의 피칭(Pitching)세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물론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항상 이런 피칭 세션에서 스타트업의 발표가 끝나고 심사위원(대부분 액셀러레이터 기관이나 벤처캐피탈 펀드 심사역)이 질의하는 것 중 하나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뭔지 상세히 듣고 싶다", "비즈니스 모델은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잘 안간다", "너무 시장이 작아보이는데 스케일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정도로 수렴되는 거 같다. 

특히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에 대한 질문은 대부분 "그래서 당신이 제안하는 그 사업아이템으로 어떻게 돈을 벌겠다는 것이냐?"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스타트업에게 비즈니스 모델이란 '수익모델' 또는 '수익모델이 나오기 위한 전체적이고 구체적인 매커니즘'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 작동된다는 것은 고객이 쓸만한 제품/서비스라고 인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며, 그로 인해 이른 바 고객에게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투입하는 시간-노력-비용을 초과하는 '효용(Benefit)'이 발생하는 제품/서비스일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이 고객효용(Customer Benefit)이 일반화되어 특정 시장 내 대다수 고객이 균일하거나 균질한 효용으로 전파되는 경우, 이를 고객가치(Customer Value)가 높은 제품/서비스로 통칭한다.
플랫폼에서는 이러한 고객가치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로 나타나고, 스타트업에게 핵심지표(Key Metrics)란 바로 이 네트워크 효과를 양적인 증거로 측정하여 관리하고 개선하는 기준점이 된다. 

한마디로 '당신이 제안하는 사업아이템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가요?'를 누가 물어본다면, 단순하게 "예, 저희 비즈니스 모델은 중계 수수료 XX%를 수취하는 수수료 모델입니다", "저희 비즈니스 모델은 최저가 제품판매를 보장하지만, 최소 마진 XX%는 유지하는 제품 판매  모델입니다" 등 수익모델의 특성만 한 줄 정도로 이야기할 만한 거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해당 수익모델이 어떻게 합리적으로 시장에서 작동될 수 있다는 것인지 창업자가 실행을 통해 증명한 매커니즘, 작동방식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최소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좀 더 듣는 이(주로 투자자 Side)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하기의 요소들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특히 핵심발표 자료인 Pitch Deck에 구조화하여 삽입할 필요가 있다). 

  • 이해관계자(Stake Holder) - 비즈니스 모델에 어떤 중요한 이해관계자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가?
    : 사업아이템을 중심으로 어떤 중요한 이해관계자가 관여하고, 이해관계자와 어떤 기브앤테이크(Give & Take) 룰이 존재하는 지 설명이 되어야 한다. 플랫폼 사업의 경우 Subsidy Side(보조받는 측)와 Money Side(보조하는 측)이 누구인지 구체화되어야 하며, 초기 거점시장 진입시 Subsidy Side를 어떤 방법으로 획득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제시가 되어야 한다.
  • 비즈니스 특성(Business Feature) - 사업아이템에 적용되는 중요한 한 두가지 이상의 독특한 특성이 존재하는가?
    : 예를 들어 오늘의 집은 기본적으로 인테리어 소품/제품을 다양한 사례를 고객에게 제공하여, 고객의 인테리어 소품/제품에 관한 Searching Cost를 극소화하고, 고객은 Discovery한 인테리어 제품을 결제하면 오늘의 집은 수수료를 떼고 인테리어 제품 공급사/제조사와 정산하는 모델이다(또는 일부 제품은 사입하여 직접판매 마진을 높임).
    여기서 오늘의 집은 아키드로우라는 3D솔루션 업체와 제휴하여 실제 아파트 2D 도면도를 선택하면 3D로 전환하여 웹 상에서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고객이 배치 시켜, 주문하기 전에 공간에 Fit한지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별도 기능을 제공한다. 이른 바 'Agency-귀찮은 것 해주기(Handling Annoying Tasks)'라는 특성을 서비스에 잘 녹여내어 제품 판매로의 Conversion Rate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는 집꾸미기와 같은 유사 경쟁사업자와 오늘의 집이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차별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이다.
    스타트업이 제안하는 사업아이템에 어떤 독특한 비즈니스 적 특성이 존재하는 지 설명이 되어야 한다.
  • 수익 흐름(Revenue Stream) - 제안하는 사업아이템을 통해 어떻게 수익이 획득되는지의 논리적 흐름이 설명되는가?
    : 이해관계자 모델과 결부하여 돈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고 스타트업이 제안하는 사업아이템을 통해 수익이 어떻게 획득되는지 논리적 개연성이 존재해야 한다.
    초기 거점시장 진입 시, 특정 고개 대상으로 일정 기간 동안 무료로 제공하는 것 또한 수익 흐름의 연장선 상에 있다. 이 경우, 임계점(Critical Mass)은 어느 정도 목표 가입자 수에 도달되면 되는지, 그 시기는 어느정도로 예상하는지, 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은 얼마나 집행 가능한지 등의 내용적 요소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그리고 임계점 도달 시점 이후, 어떤 수익의 흐름이 사업아이템을 통해 실현 가능한지 구체화하여 제시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팀에 대해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실체는 이 부분에 대한 창업자의 구체적인 생각과 실현 가능성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혹시 당신이 초기 스타트업 팀이라면, 지금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가를 냉철하게 다시 질문하고 답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문제가 구체적이지 않으면 위에서 언급한 비즈니스 모델의 실체를 구성하는 이해관계자 - 비즈니스 특성 - 수익 흐름 등의 요소들도 매우 불명확하게 스토리가 전개 된다. 

피치덱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전개되는, 스타트업이 제안하는 사업아이템이 어떻게 기존 조직이 발견해내지 못하거나 생각 치 못한 문제를 해당 사업아이템이 가진 독특한 요소(이해관계자 - 비즈니스 특성 - 수익 흐름)를 조합하여 하나의 새로운 솔루션(해결책)으로서 특정 시장에서 작동되는지를 설득력있게 이야기하는 첫 번째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문제-솔루션 적합성을 증명하는 양적인 증거(트랙션, Tracktion)가 뒷받침되면 십중팔구 투자자들은 명함을 건네며, 한 번 더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하게 된다. 

비즈니스 모델이 뭔가요? 

"우린 분명히 자료에 비즈니스 모델을 잘 적시해 놓았는데, 왜 비즈니스 모델을 묻는 거지?" 라고 생각하는 스타트업팀이 있다면, 그것은 투자자의 잘못이 아니라, 창업가의 잘못이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당신의 스토리텔링을 재점검해보면서 내년을 기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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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벤션랩의 CEO, 경영학박사(MIS트랙-플랫폼 전략). 97년~2004년까지 소프트뱅크코리아의 미디어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미디어를 거쳐 2005년 IT기술전략 컨설팅기관인 로아컨설팅 창업, 이후 2017년 2월 더인벤션랩을 새롭게 설립하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액셀러레이터 기관장, 초기 시드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더인벤션랩은 지난 8년 간 180개 이상의 플랫폼 및 컨슈머 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초기 시드투자를 집행하였다(중기부 TIPS운영사 및 서울형 TIPS운영사). 김진영 대표는 집닥(구주회수완료), 펫닥( 구주회수완료, 시리즈 C), 얌테이블(시리즈 B),홈마스터(중부도시가스 매각완료), 자란다(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보이스루(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지구인컴퍼니(구주일부회수완료, 시리즈 B), 스토어카메라(시리즈A), 오케이쎄(시리즈 A2), 고투조이(시리즈 A2), 고미(시리즈B) 등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팀을 초기에 발굴하여 초기투자를 주도하였다. 특히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진출하는 다양한 버티컬 플랫폼 분야의 한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는 공동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런칭(KB국민카드 Future 9,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웰컴금융그룹 Welcome On-Demand, 현대모비스 M.Start 등), 삼성증권(스타트업 랠리업)을 포함하여 보령제약, 대원, 우미건설 및 국보디자인 등)하여 Corporate Accelerating 및 Open Innovation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기관으로는 드물게 코스닥 상장사인 대원-국보디자인 및 우미건설-보령제약 등과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여 전략적 시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대기업/중견그룹 사내벤처/애자일 조직의 Business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