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초 스페셜 연재 시리즈 3] Decision Tree로 보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실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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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책, '블록체인 무엇인가?' 내용 정리
2부 : 새로운 자금 조달 방법, ICO 알아보기
3부 : Decision-Tree를 이용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사례 분석

앞서 [북브릿지: 블록체인 기초 스페셜 연재 시리즈]에서는 블록체인에 대한 기반 내용 정리(1부)와 자금 조달의 새로운 방식인 ICO(2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3부에서는 실제 블록체인 프로젝트 사례를 들여다보고, 해당 비즈니스를 진행하는데 있어 블록체인이 적합한 솔루션인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6월 북브릿지 요약: "BOOK BRIDGE 북클럽 6월호"
시리즈 첫번째 글 보러가기: "책, '블록체인 무엇인가?' 내용 정리"
시리즈 두번째 글 보러가기: "새로운 자금 조달 방법, ICO 알아보기"

Contents Contributor : 최유리 PD


 

블록체인 프로젝트란?

먼저 '블록체인 프로젝트'란 무엇일까? 필자가 정의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특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솔루션을 개발하는 일련의 프로젝트”이다. 즉 특정 기업체 내부에서 제작하고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솔루션, 그리고 소수의 개발자들이 시험적으로 제작하고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 솔루션이나 Dapp 등도 광범위한 의미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속한다고 본다.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의 실제 사례를 살펴보기 전에,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해 사람들이 자주 혼란스러워하는 부분들을 두 장의 장표로 정리해보았다.

 

Q1.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주체는 무조건 ‘사업체’이다?

스타트업이나 대기업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여 자체적인 솔루션을 개발한다. 다만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주체가 모두 사업체는 아니다. 먼저 뛰어난 개발 역량을 지닌 소수의 개발자들과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의 형태로 모이고, 이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거나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며,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Q2. ICO에 참여하여 코인/토큰을 얻는 것이 주식회사의 지분을 사는 것과 같다?

토큰은 활용 목적, 법적 지위 등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 몇몇 종류의 토큰은 주식회사의 ‘지분’과 흡사한 기능(보유자에게 의결권 제공, 배당금/이자 지급 등)을 한다. 그러나 ICO에 참여하여 받은 ‘토큰’은 주식회사의 ‘지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참조] 암호화폐,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법적 규제를 피해 해외에 (사실상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팀과 거의 같은 인사들에 의해 운영되지만 법적으로는 별도의 법인인) 재단(foundation)을 둔다. 그리고 명목상으로는 ‘투자자’들로부터 해당 재단에 ‘기부’를 받는 형식으로 ICO를 진행한다.

다시 말해, ICO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사실상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존속을 위해 기부를 한 ‘기부자’이며, 개발 자금을 지원해준 데에 대한 일종의 감사(보상)의 의미로 토큰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에 해당 프로젝트가 무산되더라도 ‘투자자’는 이에 대한 책임을 개발 주체 측에 추궁할 수 없다.

Q3. 모든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코인/토큰을 발행한다?

모든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토큰을 발행하는 것은 아니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에는 경제적 보상을 통해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악의적인 사용자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토큰을 활용한다. 반면에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허가(검증)된 사용자들에 의해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네트워크다. 간혹 시스템 관리 주체가 토큰을 발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앞 슬라이드에 이어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은 기존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만능’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블록체인(분산형)과 중앙집중형(기존) 네트워크는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또는 산업 분야에 따라 어떤 네트워크 형태를 선택하는 지가 더 중요하다.


 

의사결정트리(Decision Tree)란?

여기까지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 헷갈리기 쉬운 부분들을 짚어봤다. 이제부터 메인 주제인 '블록체인 프로젝트 사례’를 분석하기에 앞서, 사례분석 시에 판단 기준을 제시해줄 '의사결정트리'를 한 번 훑어보자.

세계 경제 포럼에서 발간한 보고서 '블록체인 과대광고를 넘어서(Blockchain Beyond the Hype)'에서 제시한 11단계의 의사결정트리(Decision Tree)다. 만일 보고서의 전체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 바란다.

[참조] 블록체인 비즈니스 추진여부를 판단하려면? 블록체인 Decision Tree로 판단하라

여기서 소개한 ‘의사결정트리’는 특정 분야의 비즈니스 문제에 있어서 블록체인 기술이 적합한 솔루션인지를 판단하도록 돕는다. 총 11단계의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고 각 단계마다 YES or NO 답변을 하며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A. 중개인이나 브로커를 제거하려는 의도인가?

본인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중개자(middle man)을 없애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며 비용이 저렴한 지에 대한 질문이다.

B. 디지털 자산을 사용하고 있는가?

블록체인은 디지털 형식으로 표현 가능한 자산을 인증/거래/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다. 따라서 유형자산(ex. 부동산, 귀중품)과 무형자산(ex. 특허, 영상, 이미지) 모두 해당 자산을 디지털 형태로 표현하기 수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밀이 빵이되어 소비자에게 유통되기까지의 과정을 블록체인에 담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밀’이라는 자산의 물리적인 형태가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이다.

C. 당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영구적인 기록을 만들 수 있는가?

블록체인은 P2P거래가 일어날 때 거래 당사자들에게 신뢰의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특정 자산의 상태를 블록체인에 기록할 때, 이 정보를 제공하는 원천이 다양하다면(혹은 자산 평가 기준이 다양하다면) 해당 자산은 블록체인에 효과적으로 저장될 수 없다.

더 나아가 한 번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는 영구적이며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기록한 정보를 수정/삭제하는 게 중요하다면 굳이 블록체인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쇼핑몰의 장바구니 내역을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D. 고성능의 빠른 트랜잭션 속도를 필요로 하는가?

본인의 비즈니스를 운영할 때, 데이터의 처리 속도가 얼마나 빨라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만약 밀리초(1,000분의 1초) 이상의 트랜잭션 처리 속도를 필요로하는 경우,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이를 소화하기 어려우므로 다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E. 비 트랜잭션(non-transaction) 데이터를 저장하려고 하는가?

(슬라이드 7 : 이미지 일부 확대)

‘비 트랜잭션’을 이해하려면 먼저 ‘트랜잭션’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트랜잭션’이란 현 소유자의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는 행위를 기록한 ‘거래 내역’을 의미한다. 유효한 트랜잭션을 생성하려면 특정한 데이터값(ex. 성명, 거래한 암호화폐량, 거래 일자 등)이 필요한데, 이 단계에서 일부의 데이터라도 수집되지 않으면 해당 트랜잭션은 블록체인에 저장되지 않는다.

트랜잭션은 원자성, 일관성, 지속성, 독립성 등의 특징을 갖는데 이를 설명하자니 이해가 어려울 듯하다. 따라서 위 설명에 완전히 부합되지는 않으나,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대한민국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보유하고 있는 ‘주민등록증’을 비유로 들어보았다.

주민등록증(비유: 트랜잭션)에 기록된 데이터들은 시간의 흐름에도 변화하지 않는 고유한 값이다. 또한 주민등록증의 형식은 이름/주민번호/발행일/발행처(비유: 데이터)로 일관적이며, 이중에 하나라도 미기입되면 주민등록증은 발급되지 않는다.

다만 주민등록증 뒷면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경되기 쉬운 ‘주소지 정보(비유: 비트랜잭션 데이터)’를 갱신할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처럼 거래 내역에는 직접적으로 포함되지 않지만 그와 관련이 있는 데이터(ex.연락처 정보/주소지/고객 목록 등)는 ‘비트랜잭션 데이터’에 속한다. 일반적으로는 해당 데이터값이 변경되지 않았던 시점을 표현하는 시작&종료 날짜가 함께 기입된다.

블록체인은 트랜잭션을 기록하는 적합한 데이터 베이스이다. 그 이외의 별도 데이터들은 블록체인에서 관리하기 비효율적이므로, 비트랜잭션 데이터를 많이 저장하는 분야에 블록체인은 적합하지 않다.

F. 신뢰할 수 있는 당사자에게 의존하고 싶은가/의존할 필요가 있는가?
(예: 규정준수 또는 책임상의 이유로)

비즈니스를 운영 중인 산업 분야가 규제에 큰 영향을 받는다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 규제 당국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반독점법이나 환경법 등에 의해 여러 규제기관이 거래 데이터의 공개를 요구하는 등의 상황에서, 규제 당국의 개입 없이 해당 분야의 법률을 준수하며 블록체인을 알맞게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G. 당신은 계약적인 관계 또는 가치 교환을 관리하고 있는가?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트랜잭션을 관리하고자 블록체인을 도입한다면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비즈니스가 계약관계/가치교환을 관리하는 분야와 연관이 적다면 블록체인을 활용할 요소가 거의 없다.

H.당신은 공유된 작성 권한을 요구하는가?

네트워크에 참여 중인 구성원의 일부(혹은 구성원 전체)가 트랜잭션을 작성할 수 있어야 하는가? 만약 특정 네트워크에서 ‘공유된 작성 권한’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비즈니스에 블록체인을 도입해야할 동기가 적어진다.

I. 참여자가 서로를 알고 신뢰하는가?

거래 당사자/네트워크 구성원들이 서로를 알고 있으며 상호 신뢰한다면 블록체인은 필요치 않다. 이와 반대로 구성원들이 서로를 모르고 신뢰하지 않는다면 블록체인을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J. 기능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하는가?

대규모 오픈소스 포럼에서의 세부적인 토론 없이 블록체인의 기능(ex.노드 배포, 권한 부여, 참여 규칙 등)을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프라이빗 블록체인(private, permissioned blockchain)을 선택해야 한다.

K. 트랜잭션이 공개되어야 하는가?

트랜잭션(거래내역)들이 비공개로 유지되어야 한다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만일 그럴 필요가 없다면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permissionless blockchain)을 선택하면 된다.


 

자, 여기까지 특정한 비즈니스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기 전에 검토해야 할 11가지 판단 근거를 살펴보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실제 블록체인 프로젝트 사례를 ‘의사결정트리’에 대입해보자!

(2페이지에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