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인가 대륙의 실력인가? 샤오미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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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에서 쇼핑을 하다보면 대륙의 실수라는 용어가 종종 눈에 띄는 데요, 이말은 중국산답지 안게 싼 가격에 고성능 제품을 내놓았다는 놀라움과 선뜻 인정하기 싫은 부정적 인식이 복합적으로 내포된 말입니다. 과거 중국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정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샤오미는 대륙의 실수 시초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짝퉁애플’, 즉 애플 제품 카피캣으로 불리면서 초저가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애플 제품과 거의 흡사하게 생겼지만, 제조마진과 유통 마진을 적게 남기면서 가성비 좋은제품으로 인기를 끈 것이죠. 여기에 SNS로 시장 수요를 미리 예측해 생산량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재고부담을 덜면서 희소성을 강화하는 헝거마케팅으로 중국 내 샤오미 제품을 크게 확산시켰습니다. 올해 2분기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5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샤오미는 전세계 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먼저, 샤오미는 구글의 전 부사장인 Hugo Barra를 자사 글로벌 사업부 부사장으로 영입했고, 최근에는 인도 시장에서 12만원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공장도 신설하는 등 인도시장으로 거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신흥국일수록 온라인을 통한 스마트폰 구매가 활발한 시장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도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G마켓이나 11번가, CJ오쇼핑 등이 샤오미 보조배터리 직구부터 샤오미 프로모션데이를 개최하는 등 국내에서도 샤오미는 인기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샤오미가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는 전략입니다. 샤오미는 오픈소스 기반의 자체 모바일 OS를 가지고 있고, 자체 앱스토어인 Mi Market, 그리고 스마트홈 솔루션인 Mi Home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Leadcore와 독자 AP를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샤오미도 애플처럼 수직계열화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샤오미는 중국의 강력한 제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고, 외부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제휴를 체결하는 등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세계 10억명이 넘는 샤오미 팬인 미펀 팬덤 문화도 샤오미의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샤오미의 제품 라인업은 상당합니다. 스마트폰, 태블릿을 비롯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Mi Band와 최근에는 스마트 워치 제작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샤오미의 보조배터리부터 이어폰, 헤드셋, 블루투스 스피커, 운동화, 수질 측정펜, 라이트나 셀카봉, 선풍기, 액션캠 등 액세서리 제품들도 아주 다양하게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이중에서도 샤오미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 홈입니다. 샤오미는 가성비가 좋은 스마트폰을 이미 중국 내에 널리 확산시켰고, 이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집 안의 제품들을 모두 연결하는 스마트홈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멀티탭이나 와이파이 라우터, 증폭기를 비롯해, 체중계, 혈압측정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정수기, 라이트, TV, 스트리밍 기기, CCTV 카메라, 그리고 스마트 홈 키트 등 집안의 모든 제품을 샤오미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제 샤오미는 선발주자들과의 기술 격차를 크게 줄이면서도 우수한 가격경쟁력으로,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수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스 경영학교수는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이 ‘파괴적 혁신’으로 미국과 일본 기업들을 따라잡았듯이 앞으로는 한국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에게 추월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샤오미와 같은 중국기업들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한국의 삼성과 LG는 위협받고 있고, 앞으로 더욱 분발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