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ay는 “왜” Paypal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나?

0
3690

지난 9월 30일, eBay가 내년 말까지 Paypal을 분사(Spinoff)하겠다는 계획을 발표를 하였다. 이번 발표가 놀라운 것은 eBay CEO인 존 도나호(John Donahoe)가 그동안 Paypal을 분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eBay와 Paypal 현황에 대해서는 아래 eBay가 공개한 실적 자료를 참조해 볼 수 있다. Paypal이 eBay의 Growth Driver임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ebay paypal
eBay VS Paypal 주요 실적 비교
(Source:eBay)

Paypal은 eBay 자산 중에서 왕관의 보석(Crown jewel)으로 꼽히는 핵심 자산이지만, 투자가들 및 Tech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eBay가 Paypal을 분사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수년 동안 제기되어 왔었다. 디지털 결제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Paypal이 모회사의 Marketplace 비즈니스로부터 독립되어야 결제 비즈니스에 집중하여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후 Activist investor인 칼 아이칸(Carl Icahn, eBay 지분 2.15% 보유해 eBay이 지분을 여섯번째로 많이 가지고 있는 주주임)은 올 1월 Paypal 분사를 제안했었고, 당시만 하더라도 존 도나호(John Donahoe)는 그러한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절했었다.

 

불과 10개월만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기에, Paypal 분사를 결정하게 된 것일까?

분사 결정 이유에는 칼 아이칸(Carl Icahn)의 압력과, 결제 시장의 경쟁 격화 등의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는 첫째, eBay, Paypal 양 사의 시너지란 거의 없고, 함께 갈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Business Insider는 “PayPal No Longer Needs eBay”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2장의 차트를 공개했다.

ebaypaypalrevenue copy
eBay VS. Paypal 분기 실적 추이 비교
(Source: Business Insider)

‘14년 2분기 기준, eBay 수익 약 50억 달러 가운데, Marketplace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 증가한 22억 달러, Paypal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한 19억 달러, 나머지가 Enterprise 및 기타 부문이다. 수익의 규모는 아직 eBay가 Paypal보다 더 크지만, 성장률은 Paypal이 훨씬 앞서고 있으며, Paypal의 수익이 곧 eBay를 앞서리라는 예상도 해 볼 수 있을 정도이다.

ebaypaypalpercentage copy
eBay에서 발생되는 Paypal의 거래 비중(파란색) VS.
eBay 수익에서 Paypal이 차지하는 비중(빨간색)
(Source: Business Insider)

또한 eBay가 Paypal을 인수했을 2002년에는 Paypal 수익의 대부분이 eBay Marketplace로부터 발생했는데, 그로부터 12년 이상이 지난 지금은 eBay로부터 발생되는 거래 비중이 ‘04년 70%에서 ‘14년 30% 이하로 크게 감소했다. (위 그래프의 파란색 선 참조)

반면 위 그래프의 빨간색 선을 보면, eBay의 총 수익에서 Paypal이 차지하는 비중이 ‘04년 20%에서 ‘14년 2분기 약 45%까지 증가했다.

이 두개의 그래프를 요약하면, Paypal은 eBay에 대한 의존도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오히려 eBay의 Marketplace 비즈니스보다도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고, eBay의 자회사로 존재할 이유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실제로 존 도나호(John Donahoe) 역시 분사 결정에 대한 배경에 대해  ‘Recent strategic review concluded that keeping eBay and PayPal together was becoming "less advantageous."’ 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분사를 발표한 시점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부 외신 기사에서는 Paypal 분사 결정이 "Apple Pay"를 발표한 뒤 3주 뒤의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Apple과 Paypal이 Apple Pay 개발 초기부터 협력해왔지만, Paypal이 중간에 삼성과 제휴하며 갤럭시 S5 유저를 대상으로 fingerprint-protected 기반의 모바일 결제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Apple-Paypal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Paypal과 Samsung은 올 2월에 제휴를 발표, 이후 4월에 Galaxy S5 전용 결제 앱을 출시함)

삼성과의 제휴를 주도했던 인물이 바로 eBay CEO인 존 도나호(John Donahoe)였으며, 당시 Paypal 수장이었던 데이비드 마커스(David Marcus)가 Apple과의 관계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했었지만 소용이 없었으며, 그가 Facebook으로 이직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Apple은 크게 분노했고, 결국 Apple Pay의 전 과정에서 Paypal을 제거하고 Stripe를 채용했다. 이 사건이 존 도나호(John Donahoe)의 전략적인 실수(?)로 남게 되었고, Paypal 분사 결정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Sequoia Capital, Andreesen Horowits 등 유명 VC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결제 스타트업도 Paypal 분사 결정에 영향을 준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Paypal의 숨은 경쟁자라고 지목되고 있는 "Stripe"가 대표적이다. Stripe는 웹 서비스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결제 처리 모듈을 제공하는 업체로, 올 초 Series C 투자로 8천만 달러를 유치하면서 17.5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Stripe는 자사 홈페이지지에서 자사 서비스에 대해 “Payments Infrastructure for the internet”라고 소개하고 있다.

Paypal 공동창업자였던 피터 티엘(Peter Thiel)과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Stripe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SNS 사업자들의 de facto choice였던 Paypal을 대신해 Stripe가 Facebook 및 Twitter “Buy Button” 개발에 참여한 점, Apple Pay도 Stripe가 개발한 결제 시스템 지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보면 Stripe는 현재 가장 Hot한 결제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다.

Paypal은 지난해 Stripe과의 경쟁을 염두해 두고 BrainTree를 인수하기도 했다. BrainTree는 현재 독립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 ‘Venmo me’(돈 보내줘!)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인기가 높은 P2P 송금 서비스 Venmo도 BrainTree사가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Paypal이 자율성(Autonomy) 부족으로 고급 인력들에게 매력적인 직장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분사 이후에 Paypal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Paypal이 독자적으로 운영된다면, 타 업체와 제휴할 경우에 eBay 경쟁사라는 점을 의식할 필요 없이 공격적으로 제휴를 확대해 나갈 수 있고, 급변하는 결제 시장에서 빠른 실행력과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Paypal이 경쟁해야 하는 환경.. In-Store Payment VS. In-App Payment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eBay의 Paypal 분사 결정이 발표된 이후, eBay의 주가는 8% 상승했고 투자가들은 이 결정을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Paypal이 경쟁해야 하는 환경이 절대 만만하지 않다.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 Apple Pay가 될 것인데, 이는 Apple Pay가 In-Store 용(NFC 기반 결제)뿐만 아니라 In-App 용(3rd party가 Apple Pay를 자사 앱에 통합 가능), 양 쪽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고안되었기 때문이다.

주목할만한 모바일 결제 트렌드 중 하나는 오프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결제하는 데에 있어 전 과정이 모바일 앱 내에서 완료된다는 점이다. 음식을 주문하고 앱에서 결제하는 것, 택시를 호출하고 앱에서 결제하는 것이 일반화된다면 매장 내에 있는 오프라인 터미널 상에서의 트랜잭션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마치 우리가 Amazon에서 상품을 검색하고 구입/주문하듯이, 오프라인 서비스들을 Order & Pay할 수 있다면 매장 내에 자리하고 있는 결제 동글 등의 하드웨어는 불필요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Business Insider 기사에서는 이를 두고 OpenTable, Uber, Seamless, Dash 등 앱들이 모바일 커머스와 brick-and-mortar payments의 경계를 흐리게 하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것이 Paypal이 경쟁해야 하는 환경이 얼마나 복잡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Source: Business Insider)
(Source: Business Insider)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