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에 대한 할리우드의 러브콜 수위가 갈 수록 높아지고 있다. 작년 5월에는 10대들을 위한 YouTube 채널인 AwesomenessTV를 DreamWorks가 무려 $33 million에 인수하였으며, ($84 million in potential payout으로 총 인수가는 $117 million), 올해 3월에는 Walt Disney가 Youtube 최고의 MCN*(Multi-channel Networks)인 Maker Studios를 무려 $500 million(Potential payout $450 million으로 총 $950 million)에 인수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밖에도 Warner Bros.가 Machinima에 투자하거나, AT&T가 Fullscreen 인수를 위해 접촉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는 등 Youtube 인기 채널에 대한 투자 및 인수 소식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MCN은 소규모 Creator를 집합하는 채널 역할을 수행하며, 광고 매출 발생 시 약 30%의 수익을 얻어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가로 파편화 되어 있는 YouTube 저작물들 사이에서 보다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게임이나 뷰티, 음식 등 Vertical한 카테고리의 MCN이 인기를 얻고 있다.)
[Top30 Youtube Networks 리스트 및 투자/인수 현황]
이러한 인수 및 투자 노력은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TV 시청률이 갈 수록 떨어지고 있는데 비하여, 디지털 비디오 시청 시간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Nielsen이 최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TV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는 데 비하여, 디지털 비디오 시청률은 높은 비율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다.)
YouTube의 Global 광고 매출 또한 상당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EMarketer에 의하면 2012년 $1.2 billion이었던 광고 매출이 올해 말까지 $3.4 billion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매 월 십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YouTube를 방문하여, 60억 시간 분량에 달하는 비디오를 시청하고 있다. 매 분마다 100시간 이상 분량의 프로그램이 등록되고 있기도 하다.
할리우드의 기존 미디어 업체들이 저작권 침해 이슈 등을 놓고 YouTube를 물고 늘어지던 태도에서 변화하여, 이제 밀월 관계를 갈구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는 점이 재미있다.
[Digital Growth is Fueling an Increase in Media Time]
YouTube에서의 주목할 만한 성공 사례
YouTube에 동영상을 업로드 하여 일약 스타덤에 오른 사람은 캐나다 출신의 음악 신동인 저스틴 비버나 글로벌 가수 싸이 외에도 무수하게 많다.
위에도 언급한 AwesomenessTV는 사실 할리우드의 유명 프로듀셔 출신(Smallville이나 One Tree Hill 제작에 참여)인 Brian Robbins가 2012년 기존 스튜디오를 박차고 나와 만든 업체이다. YouTube가 오리지널 프로그램 확보를 위해 자금을 투자하는 상황에서 운 좋게 AwesomenessTV라는 회사를 차릴 수 있었다고 한다. YouTube는 2011년부터 YouTube에 더욱 매력적인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자체 프로그램 Channel을 개설하도록 하는 데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도 했다.
AwesomenessTV는 주로 10대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2분에서 5분 분량의 짧은 영상을 제공하는데, 치어리더들이 나오는 리얼리티 쇼나 10대를 위한 뷰티 팁 등을 전달하면서 높은 인기를 구가해 왔다. 이후 Nickelodeon 같은 어린이용 케이블 채널에 직접 콘텐츠를 공급하기도 했으며, 결과적으로 Dreamworks라는 대형 제작사에 매각 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한 것이다.
당시 잘 나가던 프로듀셔였던 Brian Robbins가 굳이 직장을 그만두고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주변인들이 많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변화에 맞는 결정을 내린 셈이 되었다.
최근 필자가 흥미롭게 읽은 기사에도 YouTube 스타와 관련 된 얘기가 실렸는데, 8살의 Evan이라는 꼬마가 장난감이나 비디오 게임에 대한 리뷰 영상을 올려 1년에 $1.3 million (한화 약 13억 5천만 원)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이다. 주로 앵그리 버드나 레고 같은 장난감을 아이가 직접 가지고 놀면서 느낀 점을 리뷰하는 영상이 올라오고 있는데, Evan의 아빠가 영상을 촬영하고 여동생과 엄마도 종종 출연하는 Family 비즈니스(?)로 운영되고 있다. 퇴직 후 치킨집 운영을 고려하시는 대한민국의 아빠들도 이제는 YouTube라는 플랫폼 활용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e-lancer(이랜서, 온라인을 무대로 활동하는 프리랜서 라는 의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기사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고 있다. 1인 창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이러한 현상들과 모두 연결 되어 있다.
그 밖에도 10대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패션 및 헤어 스타일 관련 팁을 발랄한 템포의 영상으로 제공하는 Bethany Mota 등 YouTube가 만들어 낸 스타들의 리스트는 끊임없이 열거될 수 있다. Bethany Mota 양은 YouTube에서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Aeropostal 같은 의류 업체와 제휴하고 자체 브랜드의 향수나 의류 라인업을 출시하기도 했다.
YouTube의 당면 과제와 우리가 가야 할 길
물론 위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처럼 놀라울만치 긍정적인 사례들이 나오고 있지만, YouTube가 풀어가야 할 과제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TV 광고 예산이 디지털 비디오 광고 쪽으로 생각만큼 빠르게 흘러들어오지 못하는데 있다. 미국의 경우 2013년 TV 대상 광고 시장 규모가 $66.6 billion을 기록한 데 비해 디지털 비디오 광고는 $4.2 billion에 그쳤다. 물론 아직 두 매체간의 절대적인 규모 차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점은 광고 매출의 연간 성장률 측면에서도 TV 시장이 앞서고 있다는 데 있다. Emarketer의 추정에 따르면 2011년에서 2013년 사이 TV 광고 매출이 거의 $6 billion 성장했다면, 디지털 비디오의 경우 $2.2 billion 성장하는 데 그쳤다. 앞서 본 Nielsen의 자료에서와 같이 디지털 비디오 시청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방향으로 광고비가 집행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YouTube의 경우 광고 매출이 발생하는 것의 45%를 수수료로 가져가면서 동영상 Creator들의 원성을 사온 바 있다. AwesomenessTV의 경우에도 단순히 YouTube 플랫폼에서의 광고 매출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Native 광고 형태로 특정 브랜드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오프라인에서의 라이브 콘서트 등을 개최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수익원을 가져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YouTube는 최근 인기 Creator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제작 지원금 차원에서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임시 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솔루션 제공이 필요해 보인다.
혹자는 YouTube의 현재 모습 (멀티 채널인 MCN이 등장하여 높은 인기를 얻고, 할리우드의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것)은 마치 1980년 대 케이블 채널이 등장하던 시기와도 같다고 평가하고 있다. MTV나 CNN, ESPN 같은 케이블 채널이 만들어지고,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기까지는 약 10~15년의 시간이 소요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YouTube의 인기 네트워크인 Maker Studios나 Fullscreen이 바로 온라인 시대의 차세대 Viacom이나 NBCUniversal이 될 수도 있으며, 이들이 성숙기에 접어들기까지는 더욱 짧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렇다면 아직 초기라고 볼 수 있는 이 시장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Stance를 취해야만 할 것인가? 우리의 AfreecaTV와 크게 다를 것도 없는 Twitch가 $970 million이라는 거금에 Amazon에 인수되는 것을 보니,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서둘러야 겠다는 조바심도 든다. 아직은 이러한 현상이 생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차세대 미디어 콘텐츠 분야의 성공의 열쇠가 이 곳에 있다는 느낌 또한 피할 수가 없다. 집에만 오면 스마트폰을 들고 양띵*의 방송을 보고 있는 우리의 동생, 자녀, 친구들에게 바로 그 열쇠가 숨어 있을 것이다.
(* 양띵은 AfreecaTV의 인기 BJ(Broadcasting Jockey) 중 한 명으로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물. YouTube에도 채널을 개설하고 영상을 올리고 있는데 매달 3천만원~4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