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s(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s, 이하 API로 표기)는 잘 알려진 것처럼 개발자들이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사용하는 명령어이자 도구이다.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이 앞다퉈 API를 공개하면서, 개발자를 자사 진영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고자 하는 사업자에게 Open API는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 컴포넌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 이러한 API에 대한 비즈니스적 가치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실상 시장에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테크놀로지 키워드인 SaaS나 Big Data, Microservice, AI 같은 용어는 API와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이 기존의 모놀리식 방식에서 모듈화 된 마이크로서비스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마치 레고 블럭처럼 원하는 기능을 끌어다 쉽고 빠르게 앱을 개발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개발자들이 앱 개발을 위해 중복적으로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API 형태로 제공받아서 해결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는 식이다. 물론 앱의 코어가 되는 기능을 개발하는 데 한정되어 있는 시간과 자원을 집중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API 제공은 비즈니스 규모 확산 및 매출 향상에 기여
세일즈포스의 경우 매출의 50%가 API를 통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익스피디아(Expedia.com)의 경우에도 무려 90%의 매출이 API를 통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베이의 경우 60% 매출이 API에서 발생한다. 익스피디아는 API를 통해 3rd party 사이트에서도 비행기 티켓이나 렌터카, 호텔을 예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베이는 상품 경매 관련 한 내용을 3rd party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체 사이트에서만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비하여 훨씬 다양한 노출(Exposure) 기회를 확보함으로써 매출 향상에 기여하게 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Harvard Business Review(The strategic value of APIs)에서는 이러한 사례가 앞으로 더욱 많아질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API 제공이 예상치 못한 보완자(Complementor)의 참여를 통해 매출 확대 기회를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위터의 경우 사업 초기 UI가 불편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으나, 트위터 엔진 위에 개발 된 TweetDeck 같은 3rd party 개발사가 등장하면서 사용량이 폭증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트위터는 결과적으로 2011년 TweetDeck을 인수했다.
마찬가지로 구글의 경우에도 Google Maps가 핵심 자산이 될 것으로 처음부터 기대한 것은 아니다. 3rd party 앱을 통해 지도와 부동산 정보가 연동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인기가 폭증했고, 지금의 Google Maps와 같은 위상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IBM의 Watson의 경우에도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API를 공개하고 다양한 방면의 에코시스템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Watson이 레시피를 개발하는데 활용되거나, 쇼핑 앱에 활용되는 사례 등이 등장하고 있다.
3rd Party API의 등장 - 신규 비즈니스 기회 의미
한편, 3rd party 사업자들이 누군가의 API를 가져다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API를 제공하는 주체가 되어 활동하는 사례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페이먼트 기능을 지원하는 Stripe나 Plaid, 전화 기능을 지원하는 Twilio를 비롯하여, 위치 기반 데이터를 제공하는 Factual, 사이트 서치 기능을 제공하는 Algolia 등 이미 다양한 3rd party API 제공 업체들이 존재한다. Stripe의 2015년 매출은 약 4억 5천만 달러로 추정되며, Twilio의 경우 매주 약 1백만 달러의 Recurring Revenue를 추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TechCrunch(The rise of APIs)의 컬럼에서는 3rd party API를 활용할 때의 장점으로, 개발 시간과 비용을 단축함으로써 코어 기능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과 스스로 개발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유연성 등의 측면에서 더 뛰어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등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3rd party API는 하나의 업체가 액세스 하기 어려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됨으로써 장점을 가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Signifyd의 경우 사기 방지를 위한 API를 제공하는데, 수 백만 개 업체의 리테일 거래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3rd party API 업체가 수 많은 데이터를 핸들링 하게 됨으로써 시장에서의 교섭력이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Twilio의 경우 통신사를 대상으로 가격 할인을 요구할 수 있으며, Stripe의 경우에도 대규모의 거래량에 기반하여 수수료 할인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TechCrunch의 컬럼 역시 향후 3rd party API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비교적 세일즈 프로세스가 용이하고, 지속적인 매출(recurring revenue)이 발생하는 수익 모델 등으로 인해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로도 손꼽히고 있다. 아래 이미지에서와 같이 이미 Vertical한 비즈니스 영역 등 다양한 용도의 3rd party API가 속속 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ProgrammableWeb에서는 검색이 가능한 API의 숫자가 1만 5천개에 달한다는 수치를 공개하기도 했다. 개발자들은 이와 같은 다양한 API를 적절히 활용하여 앱 개발 속도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한 기회
위에서 언급한 익스피디아 등의 사례는 기존 비즈니스를 영위하던 사업자 또한 API 비즈니스에 새로이 뛰어들어 성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의 자사 서비스를 API 형태로 공개함으로써 단순 서비스에서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자로도 거듭날 수 있다. 전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거나, 인지도 향상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지 않고도 신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인테리어 서비스 제공 사업자로 유명한 Houzz의 경우에도 2016년 3월 Commerce API를 공개하고, 자사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인테리어 관련 상품 정보를 타 사이트에 제공하기로 했다. Houzz가 확보하고 있는 머천트 수는 1만 곳 이상이며, 등록 된 상품 수가 5백만 건을 상회하고 있다. Houzz는 상품 등록 정보와 주문 프로세스 정보, 인벤토리 정보 등을 API에서 제공하며, 이를 위해 Shopify와 제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27개에 달하는 통신 API를 공개하거나, 네이버가 음성인식, 음성합성 등의 서비스를 API 베타 버전에 포함시켜서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수적으로 알려진 금융권에서도 핀테크 환경 활성화를 위해 오픈 API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다만 API의 공개가 단순히 개인 개발자를 지원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목적이 아니라, 그 자체가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공격적인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API로 공개할 수 있는 코어 역량이 존재하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새로이 역량을 개발해야 하는 3rd party 개발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이다. 오히려 모바일 결제가 증가하거나, O2O 비즈니스가 부각되는 현상을 캐치한 후 이에 대응하는 API를 개발하여 성공한 Stripe이나 Checkr 의 사례처럼 시장 니즈를 간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테크크런치의 ‘The rise of APIs (http://me2.do/xMiHnagc)’ 기사를 많이 참고하신것 같은데요, 출처나 참고로 적어놓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참조한 글의 제목을 본문에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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