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 Concept Ball’을 이용한 제품 컨셉 개발하기 – #1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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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아이디어는 수십개의 제품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비즈니스 아이디어 제너레이션과 비즈니스 모델링을 위한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는 단계의 스타트업이나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많이 접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팀들이 아이디어의 가치를 지나치게 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멋진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면 마치 금맥이라도 발견한 듯 기뻐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 비슷한 것을 서비스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곧바로 실망하기도 한다. 나는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그렇게 강력한 식별변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몰랐다. 아이디어 하나로 모든게 설명될 수 있을까? 잠재적인 시장의 규모가 보장된 곳이라면, 같은 아이디어지만 여전히 다른 제품이 될 수 있는데 많은 이들이 이것을 간과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작년 한해 미국에서 가장 핫했던 스타트업 비즈니스 아이디어 중 하나였던 음식 배달(Food-Delivery) 분야를 보겠다. 너무 광범위하니 여기서 레시피(Recipe)와 식재료(Ingredient)를 배달해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키트(Kit)를 보내주는 스타트업들만 생각해보겠다.

1. 이 분야에서 가장 알려진 스타트업인 블루에이프런(Blue Apron)은 구독하면 일주일에 3번의 식재료 키트를 보내주는데, 2인 가구와 3~4인 가족에 특화되어 있다.

2. 같은 뉴욕 기반의 식재료 키트 배달 서비스이지만 셰프데이(Chefday!)는 보다 ‘비디오’에 집중하고 있다. 블루 애이프런과 다르게 레시피를 비디오를 보며 스텝 바이 스텝으로 따라 하면서 요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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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레시피에 특화한 셰프데이, 자료: chefday.com]

 

3. 클론팩토리로 알려진 로켓인터넷(Rocket Internet)이 만든 또 하나의 유사 스타트업인 헬로프레쉬(HelloFresh)는 이들과는 다른 철학을 가지고 서비스하고 있다. '무조건 쉬워야 한다’는 것을 모토로 내걸고 있다. 간단하게,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레시피 위주이다. 그러다 보니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한 사람당 약 $12.5의 키트를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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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운 요리를 강조하는 헬로프레쉬, 자료: hellofresh.com]

 

4. 플레이트(Plated)는 초기부터 창업자들이 자신들은 푸드업계의 워비파커 되겠다는 표현을 자주해왔다. 매주 7개의 새로운 셰프 레시피를 업데이트하는 것을 원칙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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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7개의 레시피가 업데이트되는 플레이트, 자료: plated.com]

 

5. 플레이트조이(Platejoy)는 마치 넷플릭스의 영화 추천 기능이나 왓차(Watcha)를 떠올리게한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의 취향을 수집하여 보다 ‘개인화된’ 음식의 레시피와 재료를 제공한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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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선호를 물어보고 이를 기반으로 레시피와 식재료를 보내주는 플레이트조이, 자료: platejoy.com]

 

그밖에 무수히 많은 유사 제품들이 있지만 더 이상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자, 이제 한번 생각해보자. 위에 있는 스타트업들의 제품이 모두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까? 완전히 다른 제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 비즈니스들은 모두 동일한 비즈니스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각각 다른 컨셉을 만들어냈다.

 

제품에 있는 코드, 문화, 이야기까지도 생각해내야 한다

앞에서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여기에 각각 다른 제품의 문화/느낌/코드나 이미지들까지도 고려한다면, 더욱 구분되는 제품의 컨셉이 완성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블루에이프런을 보자. 파란색 앞치마라는 서비스명에서 파란색은 프랑스(Le Bleu)를 상징하는 컬러다. 1위답게 이들은 항상 ‘최상’을 강조한다. 두가지가 최상인데, 재료의 신선도와 레시피다. 실제 이들의 이야기하는 것처럼 프랑스의 미슐랭 셰프가 만든 레시피를 기반으로 제공하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그렇게 믿도록 만드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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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앞치마가 상징인 블루에이프런, 자료: blueapron.com]

 

소비자의 입장에서 처음 뉴욕에서 이 서비스를 접했을 때 느꼈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박스 안에 예쁜 '레시피 카드’를 함께 넣어서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단순하게 A4 종이에 잉크로 프린팅된 텍스트 기반의 레시피가 아닌, 두꺼운 고급재질의 종이에, 음식의 이미지가 설명과 함께 잘 프린팅되어 있는 느낌이 좋았다. 재료는 상당히 신선해 보였는데, 모든 식재료는 각각 플래스틱/비닐 용기에 담겨있고, 파란색 앞치마를 상징하는 로고와 함께 재료의 이름이 쓰여있는 라벨이 붙여있었다. 패키징과 라벨은, 잘 모르는 이 스타트업에 대한 내 신뢰도를 상승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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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와 식재료의 우수함을 강조한다, 자료: blueapron.com]

 

머릿속에 있는 개념적인(Conceptual) 것들을 구체화하여 표현해야 한다

고객이 사용하고 구매하는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결국 제품이다. 사람들은 MP3P를 구매했던 것이 아니라 아이팟을 구매했던 것이다. 똑같은 아이디어지만 누가(Team) 하느냐, 어떤 제품(Product Concept)으로 내놓느냐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비즈니스 아이템을 결정했으니 이제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까를 생각하는 당신과 당신의 팀은, 그전에 먼저 최소한 제품의 대한 기본적인 컨셉 정도는 전개해봐야 하지 않을까?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간결하게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인지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머릿속에만 있는 제품에 대한 컨셉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팀 혹은 타인과 공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어떤 팀들은 아이디어를 결정한 후 구체화 할 것들에 대해서 ‘나중에 할 것들’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아이디어는 공유하고 있지만 그것을 둘러싼 많은 것들에 대해서는 팀 내에서도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을 빨리 끄집어 보여줄 필요가 있다. 과연 제품의 주요한 특징이나 주기능, 용도, 포지션, 코드나 문화와 같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나중에 생각해 볼 일일까?

가장 위험한 것들 중의 하나는 여전히 대단히 ‘개념적’이거나 ‘이상적인’ 수준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설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디어가 ‘현명한 소비문화를 위한 사용자들의 커뮤니티’라고 하는데 비즈니스 모델링을 위한 시트에는 온갖 좋은 말들로 꾸며져 있다. 이 상태에서 타겟 세분시장을 선정하고 사용자 가치명제를 정의하거나 시장 조사를 한들,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어떤 제품인지 누구의 머릿속에도 구체화되어 있지 않은 막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팀원인 A는 친목과 재미를 추구하는 폐쇄적인 공간에 가깝게 구상하고 있었던 반면, 다른 팀원인 B는 좀 더 실용적인 접근을 생각하고 있었다. 제품이 가진 문화에 대한 부분들도 확연히 다른 생각들을 했을 것이다. 디씨인사이드, 뽐뿌, 루리웹, 디젤매니아, 화장발, 파우더룸, MLBPARK가 모두 같은 문화와 코드를 가지고 있는가?

이처럼 제품 컨셉은 제품 기획의 과정에서 완전히 초기에 디자인되어야 한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세스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언급했듯이, 각자의 머릿속에서 디자인되어 있을 뿐이다. 머릿속에 있는 자신만의 법칙과 해석, 고집과 철학 그리고 느낌들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Door to Door 기반의 이불빨래 대행 서비스’라는 아이디어가 발상되었을 때, 이제 이 제품이 어떤 모습으로 탄생해야 할 것인지, 내가 생각하는 제품에 대한 접근들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전개해 나가야 한다. 핵심적인 아이디어의 코어(Core)에서 시작하여, 이것을 둘러 싸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구체화 해봐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프러덕트 컨셉 볼(Product Concept Ball)’이라고 명명했다. 다음 칼럼에서 필자는 로아컨설팅이 개발한 프러덕트컨셉볼을 그려나가는 간단한 프로세스를 예시와 함께 설명할 예정이다. 소개할 예시는, 실제로 필자가 느끼고 있었던 고통을 기반으로 생각해본 비즈니스 아이디어인, 앞서 얘기한 ‘Door to Door 기반의 이불빨래 대행 서비스’다. 찾아보면 어딘가에 있을 것 같기도 한 이 아이디어를, 필자는 어떤 제품으로 생각하고 있었는지 함께 지켜 봐주길 바란다.

끝으로 자신을 ‘카피캣’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여전히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나쁘고, 위험한 것은 카피캣이 아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컨셉이 명확하지 않거나 ‘없는' 제품이다.

  •  3월에 ROA컨설팅이 개발한 'Product Concept Ball'에 대한 실체와 사용방법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가 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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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현 한국지엠)에서 엔지니어로서 활동한 이력을 시작으로, 디지털 제품 및 콘텐츠 제작과 유통 창업 경험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기술과 시장, 그리고 제품에 대한 이해를 넓혀왔다. 로아컨설팅에 합류한 후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 할 수 있는 BM 및 서비스 개발/연구를 통해 주요 이통사와 단말제조사를 비롯,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들을 위해 Tech 기반의 사업 개발과 전략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김진영 대표와 함께 '비즈니스 모델 게임' 방법론의 기획/개발에 공동참여하였으며, 기업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Idea Generation, Product Concept Design, BM, Crowd Funding 관련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인 'Garage Box'를 운영하는 ROA Invention Lab.의 공동창업자로 참여하였다. 저서로 '스티브잡스 스토리그래픽'(2012, 김석기 공저), '비즈니스 모델 게임(2013, 김진영 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