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1인 미디어로 마이클 애링턴이 시작하여 AOL에 인수 되며 큰 성공을 이룬 IT/테크 전문 글로벌 미디어사, 테크크런치가 2011년부터 매 해 샌프란시스코, 뉴욕, 베를린 등지에서 개최하고 있는 IT/테크 컨퍼런스, ‘2018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왔다.
올 해 테크크런치 디스럽트SF는 실리콘밸리에서 제일 큰 규모 전시장인 모스콘센터(Moscone Center) 1층~3층에서 진행 되었다. 이밖에도 Red Bull, VISA, Bose, United Airlines, HSBC 등 CVC들이 스폰서로 대거 참여하는 등 사상 최대의 규모를 자랑했다. 작년 참가자가 약 5,500여명이었던 반면, 올해 집계 결과 10,000명 이상이 본 행사에 방문하며 꾸준히 테크크런치 디스럽트SF가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지속해서 스타트업 업계에서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를 주목하는 이유는 될성 부른 나무의 떡잎을 만나볼 수 있는 장이 크게 준비 되어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아는 ‘Dropbox’도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의 한 부분인 ‘스타트업 배틀필드’에 참가했던 유니콘 중 하나다.
2018년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샌프란시스코 행사를 분류하자면 크게 네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 컨퍼런스
- 스타트업 배틀필드
- 스타트업 앨리
- 네트워킹
#1. 컨퍼런스
글로벌 컨퍼런스로 명성이 높은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답게 올 해에도 스피커 라인업은 Drew Houston(Dropbox CEO), Ashton Kutcher(Sound Ventures Co-Founder), Michael Seibel(Y Combinator CEO) 등 거물급 연사들의 이름으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었다. 짧은 호흡으로 빠르게 휘몰아치는 컨퍼런스 세션 중에서 공유경제 비즈니스의 확산을 일으켰던 스타트업 Uber가 새롭게 내세우는 모빌리티 서비스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해보았다.
우버(UBER)의 최고경영자 (CEO) 다라 코스로자히(Dara Khosrowshahi)가 직접 참석하여 자동차를 제외한 우버의 새로운 ride-hailing 비즈니스 전망에 대해 소개했다.
*ride-hailing : 전화나 스마트폰 어플 등을 이용해서 택시를 직접 불러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교통수단. ride hailing의 예로 Uber나 Lyft등이 있다. (참조자료 : 네이버 사전)
코스로자히는 “앞으로 10 년 후 에는 자동차를 소유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자동차에서 벗어난 우버의 새로운 모빌리티 비즈니스를 통한 사업 확장 계획과 더불어 장기적인 비전을 밝혔다.
우버는 몇달 전 ‘점프바이크 (JUMP Bikes)’를 수백만 달러에 인수한 후 바이크 공유 서비스를 런칭한바 있으며, 본 컨퍼런스 자리를 빌어 전동 스쿠터 공유 서비스 런칭 계획을 공식화 했다. 또한 2023년까지 전 세계 6개국에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며 이슈가 되었던 플라잉 택시 서비스 ‘Uber Air’를 언급하며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끝으로 코슬로자히는 "우리는 교통의 아마존(Amazon)이 되기를 원한다” 고 말하며 우버의 새로운 전략과 더불어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전 세계적 공유경제 비즈니스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우버의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는 세상에 또 어떠한 혁신을 가져올지 그 행보가 기대된다.
#2. 스타트업 배틀필드 (Startup Battlefield)
스타트업 배틀필드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들이 피칭으로 경쟁을 펼치는 디스럽트 행사의 하이라이트다.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 배틀필드의 우승자에게는 무려 10만달러의 상금과 우승트로피인 디스럽트컵(Disrupt Cup)이 주어졌다.
총 21팀의 스타트업이 배틀필드 무대에 올랐으며, A.I.(인공지능)기술 기반으로 최적화된 컨텐츠 및 검색결과 도출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시켜주는 ‘Forethought’ 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승트로피를 차지했다. ‘Forethought’ 이외에도 이번 디스럽트 행사에는 여러 유망 산업 분야에 융합된 A.I. 스타트업들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등 A.I. 산업이 눈에 띄게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컨퍼런스와 배틀필드 피칭이 이어지는 MainStage(메인스테이지)홀 한쪽에는 모니터가 줄지어 있었고, 모니터 속에는 발표자의 음성이 실시간으로 기록되며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음성데이터를 텍스트로 구현하고 이를 기록하는 스타트업 ‘Otter AI’의 기술을 통해 스피커들의 음성이 실시간으로 글자로 입력되는 덕에 참관객들은 귀로 놓쳤던 부분을 눈으로 다시 찾아볼 수 있었다.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홍보함과 동시에 다양한 국가의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글로벌 컨퍼런스인만큼 참관객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3. 스타트업 앨리(Startup Alley)
스타트업 앨리는 모스콘 센터 1층을 전체 대관하여 진행 하였는데, 스타트업 앨리의 전시 형태는 사실 국내 창업 박람회에서 볼 수 있는 형식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서비스 내용이 들어간 포스터 및 배너와 서비스 영상이 나오는 모니터로 꾸려진 스타트업 전시 부스에서 해당 팀들의 대표와 팀원들이 방문 참관객의 질문에 응대하고 있었다.
9월5일~7일까지 행사 기간 동안 각 테마별 전시로 스타트업 앨리가 꾸려졌다. 행사 1일차에는 인공지능, 핀테크, 게임 등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앨리 전시가 준비 되었고, 2일차에는블록체인, AR/VR, 바이오/.헬스테크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교육, 하드웨어/로보틱스/ IoT 등에 연관된 스타트업이 전시 마지막 날의 스타트업 앨리를 장식했다.
주최 측 테크크런치에서 주목하는 스타트업은 다음과 같다.
- 인공지능 5곳 (3DLOOK, ConserWater , Jack, Rosey, Vence)
- 핀테크 4곳(ID R&D, Mount Wish Corporation,Oxygen, SimbaPay)
- 게임 4곳 (Shawee, Sonder Design Pty, SportsMe, Storybal)
- 모빌리티 5곳 (Caaresys, Cargofy, Einride, Rideshare Sellers, Toposens)
- AR/VR 5곳 (COZYO, Glorious Labs, KeepEyeOnBall,ORBI Inc.,Skrite Labs)
- 바이오/헬스케어 5곳(Actijoy,Circadia Technologies,dbTrack, Slighter,Virtue)
- 블록체인 5곳 (Airfox, Humaniq, LifeBank, Omega Grid, Zeehaus)
- 개인정보 보안 3곳 (Carbin, Openpath, UATAG)
- 유통 5곳 (Eazyloop Express, Garbi, GreenSTOP, Resonado, SmartBins)
- 공간 2곳 (Audacy, Infostetellar)
- 하드웨어/로보틱스/ IoT 5곳 (Cedar Robotics, Livin, Mitte, Orby, Robotic Materials)
이 중 흥미로웠던 곳은 스마트 쓰레기통으로 유통을 혁신하는 Garbi 였다. 쓰레기통에 버린 물건을 인식하여 자동으로 재주문을 넣어주는 제품이었는데, 쓰레기통이 새로운 판매 채널이 되는 것이 신선했다. 물론 상용화에 대해선 물음표가 남긴 하지만, 쓰레기통과 유통을 연결시켜 개발한 부분에 대해선 아마존의 대쉬버튼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유통의 쓰레기통의 반격으로 보였다.
또한 이번 디스럽트SF에는 스타트업 앨리에서도 ‘한국관’이 따로 마련되어 3일동안 18개의 한국 스타트업이 디스트럽SF에 참가하였다. 그 중 눈에 띄었던 업체는 패치형 체온계를 사용하여 앱과 자동 연동 되어 맞춤형 소아 체온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열나요’를 런칭한 Mobile Doctor였다. ‘열나요’ 서비스는 앱에 체온과 증상, 해열제를 입력하면 알고리즘을 통해 그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상세히 안내해준다. 열나요의 알고리즘은 의사가 직접 참여하여 그 전문성을 높이며, 늦은 시간 열이나는 아이의 응급상황에서 전전긍긍하는 부모들의 걱정을 낮추고 아픈 아이에게 ‘-카더라’로 고생시키지 않는 육아 필수 서비스였다.
스타트업 앨리에서 재미있었던 코너는 ‘Showcase stage’였는데, 이 곳은 스타트업 앨리에 참가한 팀 중 랜덤으로 75개의 팀을 뽑아서 1~2분 내외로 짧게 자신의 서비스와 제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마련 된 공간이었다. 긴장한 발표자들이 자신들의 스타트업 앨리(부스)에 더 많이, 의미 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는 더 좋은 파트너를 1명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발표를 들을 수 있었는데 테크크런치에서 가장 숨 가쁘고, 가장 활기가 넘쳤던 코너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투자자와 창업자가 미팅을 할 수 있는 크런치매치(CrunchMatch)라는 공간을 행사장 내에 마련하여 좀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네트워크가 일어날 수 있도록 유도한 구성은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의 주목할 만한 포인트였다. 크런치매치 앱을 통해 데이팅 앱 처럼 사전에 투자자와 창업자가 서로 메세지를 주고 받으며 미팅을 잡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를 통한 비즈니스 매칭률을 높인 전략은 전 세계 스타트업이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 참가하고 싶어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기술이었다.
스타트업 앨리에 참가한 기업들을 전체적으로 둘러보며 들었던 생각은 인공지능(A.I.), 딥러닝,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이용하여 실생활의 불편한 점을 해결해 나가고, 금융, 행정,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현실에서 사용 가능한 형태의 블록체인으로 발전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Tech의 흐름을 다시 한번 더 실감하였다.
#4. 네트워킹 파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의 꽃은 무엇일까. 디스럽트를 찾는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Tech, 스타트업이란 공통 키워드를 가진 전 세계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원한다면 단연코 디스럽트 네트워킹 세션을 절대 놓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의 티켓이 비싼 진짜 이유는 이 네트워킹값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을 정도다.
주요 밋업은 6개 정도 열렸는데, 그 중 참석했던 2개의 네트워킹 파티를 소개해보겠다.
- Women of Disrupt Breakfast
행사 둘 째날 아침 8시에 시작된 디스럽트 여성 조찬 밋업! 이 밋업은 남성 참관객에겐 안타깝게도 Only Women! 여성만 참석이 가능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후원하여 열린 이 밋업에는 유나이티드 항공의 캘리포니아 지사 대표 Janet Lamkin이 스피커로 참석하였다. 스피커의 환영 인사와 프로그램 소개가 끝난 후에는 랜덤으로 앉은 원형 테이블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자유로운 네트워킹이 이어졌다. 태국의 액셀러레이터, 뉴욕에 기반을 둔 글로벌 인재 플랫폼 스타트업 마케터, 이탈리아에서 온 리테일러, 여성을 위한 IT 전문 미디어 창업자 등 국가, 직종, 연령을 뛰어 넘는 만남이 이루어졌다. 명함 교환 뿐만 아닌 어떤 일을 하고, 본 행사에 참가한 목적, 더 나아가서는 샌프란시스코 맛집 추천 등 캐쥬얼한 이야기까지 뻗쳐나갔다. 컨퍼런스나 스타트업 앨리에서는 아마 이루어지기 힘든 사람 냄새 나는(?) 대화가 이런 밋업에서는 가능했고, 이는 후에 비즈니스 연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었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를 참가하게 되는 여성분이라면 이 조찬 미팅 기회는 놓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주최자, 공식 후원사, 스타트업 앨리 참가팀, 투자자, 디스럽트 참가자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의 애프터 파티! 9월 6일 밤 8시부터 11시까지 6개의 테마별로 나눠진 공간에서 진행 되었다. 2잔의 무료 어른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티켓을 받고 들어선 디스럽트 파티에서는 닌텐도의 슈퍼마리오 테마로 귀엽게 꾸며진 공간 뿐만 아니라 Bose의 최고의 음질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 감상실, 알록달록 볼풀에 쏙~ 들어가 프로 포토그래퍼의 기념촬영 포토 존, 움치키 움치키 흥을 춤으로 승화 시킬 수 있는 2개의 스테이지, 바텐더가 직접 조제해주는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Bar, 야외에서 진행 된 페이팅 아트존, 3D프린트로 그 자리에서 원하는 색깔로 기념 가방을 제작해 주는 가방 제작소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말 그대로 ‘파티’가 진행 되고 있었다. 술이 제공 되는 Party 이다보니 굉장히 흥이 넘치는 분위기에서 밋업을 할 수 있었다.
네트워킹 파티를 100% 활용하려면 ‘영어’라는 것도 추가적으로 강조한다.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아주 모두 다 유창한 영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파트너와 끈끈한 연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어디서든 당연한 것이겠지만 ‘영어의 능통함’은 여기서도 중요하는 걸 또 한번 실감했다.
내년에 열릴 2019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센프란시스코는 10월2일~4일에 열린다. 한국은 개천절도 있고하니 일정이 된다면 또 한번 참석해보고 싶다. 물론, 영어 실력을 좀 더 업그레이드! 해서 말이다.
<번외: What a SF !! >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로봇 바리스타. Cafe X!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뽑아 내려주는 무인 카페가 이제 더 이상 과학 상상 그리기에서만 나오는 공상 과학(SF)이 아니라는 걸 샌프란시스코(SF)에서 눈으로 뙇!! 마주친 순간 그 놀라움은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cafex
아직 한국은 우버(Uber)나 그랩(Grab)이 여러가지 사회적 이슈를 이유 때문에 교통 수단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여 세상이 이렇게 많이 바꼈는지 몰랐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는 별도로 Uber POOL/Express 라고 하여 우버 승강장이 따로 마련 되어있었고,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행사장을 가는 복잡한 시내에서도 Uber Pickup Zone이라고 하여 우버 드라이버와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아예 배정 되어있었다. 이 글이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Uber가 세상에 등장한 이후의 미국 첫 방문이라 이렇게나 세상이 변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버와 같은 공유 모빌리티가 시대의 흐름이라면, 이제 그만 슬슬 변화에 따라가야하지 않을까. 샌프란에 있는 동안 우버의 편리함에 심취한 필자는 그 날이 어여 오기만을 바라며.. 꿈같았던 샌프란시스코 여정 보고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