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quihire(인재인수) 트렌드와 향후 전망

Acquihire(어크하이어: 이하 인재인수)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 A라는 기업이 B라는 기업을 인수했다. 인수된 기업의 서비스는 기존 B기업의 직원들이 계속 담당하면서 성장을 지속한다. 둘째, A기업이 B 기업을 인수한 뒤 진행되던 서비스는 모두 종료되고 B기업의 직원들은 A기업 내의 부서로 배치된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Acquisition(인수) 형태이며 두 번째는 Acquihire(이하: 인재인수) 형태라고 한다. 인재인수는 보통 초기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들 (물론 잘 성장한 단계의 스타트업들도 포함된다)이 인수되는데, 피인수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 가치보다 일하고 있는 직원 한 명 혹은 직원들의 가치를 높이 사는 경우 인재인수가 일어날 수 있다.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하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에게는 이러한 인수 제안이 한편으로는 실패 혹은 폐업을 의미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일자리, 주식, 보너스와 같은 금전적인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인재 영입을 위한 인수 방법이 등장한 이유는 많은 개발자들이나 인재들이 기업에 입사하기 보다는 직접 창업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뛰어난 인재 영입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을 통째로 인수하는 것이 실리콘밸리에서는 새로운 인수합병 전략으로 등장한지 수 년이 지났다. 인수된 스타트업들은 주로 총액으로 500만 달러 이하의 투자를 받았고 인수되기 이전에 이루어진 마지막 펀딩이 14~15개월 전인 상태에서 인재인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명이 동시에 인재인수로 입사하게 되면 인수기업에서는 스톡옵션과 보너스 등을 지급하는데 이때 드물게 짧게는 2~3년, 혹은 보통 4~5년 이상의 일정 기간 동안 반드시 근무하도록 계약을 한다. 그리고 한번에 보너스나 옵션이 지급되는 것이 아닌 근무기간에 따라 분할되도록 해 중간에 회사를 떠날 수 없게 장치를 마련한다. 또한, 여러 인재들이 입사한 후 퇴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전체 인원 중 한 명이라도 떠나게 되면 전체 인원들이 옵션과 보너스 등을 받지 못하도록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인수기업 입장에서는 영입한 인재들이 허무하게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할 수 있고 그간 진행되어온 업무들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인재인수에 있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투자자들의 잠재적인 피해다. 인재들이 채용되어 떠나면서 회사는 문을 닫고 사라지게 된다.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 한다고 해도 지속적인 성장을 바라보고 투자한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사례로 기억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이 없는 스타트업일 경우에는 투자자는 투자금을 회수 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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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고용, 인재인수, 어크하이어와 같은 표현이 쓰인다.

 

Acquihire의 최근 트렌드

최근 실리콘밸리의 인수합병(M&A) 트렌드는 투자은행을 통한 기존방식에서 벗어나 기업내부에 투자은행 출신이나 인수합병 전문가들을 영입해 자체적으로 팀을 꾸려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팀은 일반적으로 Corporate Development 팀으로 불리고 해당 팀은 실리콘밸리는 물론 미국 전역,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에 걸쳐 스타트업들의 기술과 서비스 등을 평가하고 해당 스타트업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업무를 진행한다.

시간적 차이가 있는 자료지만 벤처캐피탈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CB Insights에 따르면 2012년과 2013년에 발생한 인재인수 사례의 대부분이 시드/엔젤, 시리즈A 단계에서 인재인수가 이루어진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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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인수 직전 스타트업들의 Stage, Source: CB Ins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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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point의 벤처캐피탈리스트인 Tomasz Tunguz가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일단 Acquihire에 대한 정확한 data를 산출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인수 발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렵다고 한다. (필자: 실제로 여러 경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지만 제한적인 정보만 확인이 가능했다). 하지만 Crunchbase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650만 달러 이하로 인수된 스타트업들의 데이터를 분석 했을 때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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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미국 테크기업에서 발생한 인재인수 건, Source: tomtuguz.com, Crunchbase.com

 

자료에 따르면 매년 차이는 있지만 (2012년 67건, 2013년 68건, 2014년 61건) 평균적으로 분기당 15건, 연간 약 60건 가량의 인재인수 사례가 발생했으며 건수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다만, 인재인수가 일어나기 이전 스타트업들이 받은 투자액의 액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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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인재인수 이전 스타트업들이 투자받은 투자액, Source: tomtunguz.com, Crunchbase.com

 

2010년에는 약 300만~400만 달러였지만 2014년에는 100~200만 달러 사이로 Median 값이 나타나고 있다. 이 차트를 통해서 예상 할 수 있는 부분은 앞서 언급됐던 Corporate Development 팀의 전략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변화 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리즈A 이후 보다 시드 라운드 이후에 인재인수를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것인데, 투자자들의 투자액이 많이 유입된 시리즈A 보다 시드 라운드에서 인수하는 경우 기업가치가 시리즈A보다 작기 때문에 피인수 기업의 직원들에게 지불해야 할 금액을 조금이라도 더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인재확보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인재인수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기 위해서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들의 인재인수가 늘어났을 것이라고 예상 할 수도 있다.

 

실리콘밸리의 인재인수 사례

페이스북, 애플, 야후, 구글 등 거대 IT기업들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스타트업들을 인수해오고 있으며 이러한 기조는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재인수에서 두드러지는 사례는 몇 차례 있었고 이와 더불어 실패한 사례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고도 있다.

 

페이스북(Facebook)

페이스북은 지난 10년간 수많은 스타트업 인수를 진행했는데, 공식 발표가 되지 않은 인재인수 건을 제외하고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 중에서는 Drop.io와 FriendFeed, Lightbox.com 인수 건 등이 있다. Drop.io의 경우에는 오로지 창업자인 샘 레신(Sam Lessin)을 영입하기 위한 인수였으며, FriendFeed 인수 역시 창업자이자 뛰어난 프로그래머였던 브렛 테일러(Bret Taylor)를 영입하기 위한 인수였을 뿐이었다. FreindFeed 인수 당시 4700만 달러라는 인수금액이 인재영입 비용으로 너무 과다하다는 지적이 일자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뛰어난 인재는 평범한 직원들보다 훨씬 큰 능력과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영입할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도 페이스북은 인재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애플(Apple)

애플 역시 여러 건의 인재인수를 진행했지만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음악산업인 것 같다. 2014년 애플이 30억 달러를 들여 Beats(헤드폰, 음악가입 서비스 기업)를 인수하면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실은 Beats의 창업자인 지미 아이오빈(Jimmy Iovine)을 영입하기 위한 인재인수였다는 시각도 있다. (애플뮤직에서 그의 음악, 영화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의 네트워킹과 사업수완이 필요했다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이밖에 애플은 작년 한 해 15개의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중 9개 기업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었으나 6개는 공식적으로 어떤 기업이 인수 됐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 공식 발표가 없는 경우에는 인재인수를 예상 할 수 있고 2~3건의 인재인수가 발생 하지 않았을까 예상해본다. 한편, 애플은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업체인 A123 Systems로부터 부분적으로 인재인수를 진행했는데 최고수준의 엔지니어들과 박사 인력을 부분적으로 영입하면서 A123 Systems와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다.

 

구글(Google)

구글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기업인수 중에 인재인수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다만 알려지지 않은 인수건 중 상당부분은 인재인수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Apportable이라는 모바일 앱 개발사를 인재인수 했을 가능성이 알려졌는데, 해당 스타트업의 서비스는 더 이상 업데이트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 전체 인력의 약 15% 정도만이 구글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개되지 않은 인재인수가 일정 부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추측 할 수 있다.

 

야후(Yahoo)

마리사 메이어가 CEO로 취임한 이후 야후의 전략은 모바일 퍼스트 전략이었다. 온라인에서는 이미 주도권을 잡기 힘든 상황에서 메이어가 취한 전략은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었는데, 메이어는 인재인수를 활용했다. 메이어가 취임 했을 당시 야후의 모바일 개발자는 50여명에 불과했고 사실 야후의 명성이 이전 같지 않아서 인재영입도 어려운 시기였다. 최단시간에 능력 있는 개발자들을 영입하고 팀 단위로도 영입하기 위해서는 인재인수 방식이 최선이라고 여겼다. 메이어의 취임 이후 진행된 기업인수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이 바로 인재인수 방식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보다 월등히 많은 비중으로 인재인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야후와 메이어의 전략은 사실상 실패하고 말았다. 실례로 야후는 3천만 달러를 들여 한 스타트업을 인재인수 했는데 서비스는 종료시킨 후 다른 직원은 모두 채용하지 않고 단 세 명만을 영입했다. 과연 이들이 일인당 천만 달러씩 들여서 영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인재였을까, 그리고 야후에게 정말 필요한 인재인수였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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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IT기업들의 인수사례(일반인수/인재인수), Source: CB Insights

 

인재인수의 장단점

인재인수는 새로운 전략으로 장점도 있지만, 야후의 사례에서 보듯이 상당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인재인수의 장단점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고자 한다.

장점

1. 인수기업 입장에서는 성장이 더딘 사업분야에 영입한 인재를 더해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커버그가 이야기 했듯이 독보적인 한 명의 인재가 지닌 가치는 뛰어난 인재보다 100배의 가치를 지닐 수 있기 때문에 인재인수가 효과적일 수 있다.

2.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자금난에 시달리거나 기타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창업자나 직원들 입장에서는 회사를 정리하면서 충분한 옵션과 현금을 가질 수 있다.

 

단점

1. 사실 필자가 보는 가장 큰 단점은 인재인수에 쓰이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아무리 독보적인 인재라 할지라도 한 명에게 지급되는 비용, 그 이후 급여와 보너스, 옵션 등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과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생각이다.

2. 인재를 보고 영입을 했지만 영입된 인재가 인수기업과 여러 이유로 관계가 원만하게 지속되지 않는 경우 인수효과를 낼 수 없다. 영입된 인재가 계약된 5년의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보장할 수 없고 계약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가 옵션을 전부 행사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영입된 인재가 기존 직원들보다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3. 기존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뛰어난 인재라고 할지라도 많은 금전적 수입과 함께 조직에 새로 들어온 인재들에 대해 기존 직원들이 느끼는 감정이 좋을 수만은 없다. 기존 직원들과의 융화와 조직문화 통합 등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고 기존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조직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4. 사용자 혹은 고객 입장에서는 사용하고 있던 서비스나 제품이 사라져 버리게 된다.

 

인재인수 전략의 향후 전망

인재영입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긴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인재인수 사례를 보면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야후의 몰락과 이를 뒷받침 하는 과도한 인수전략에 대한 데이터를 확인한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인재인수를 하던 사례는 줄이고 정말 필요한 사업분야에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인재를 영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어느 정도 투자를 받아 성장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이 아닌 초기단계에서 뛰어난 개발 능력이나 아이디어, 혹은 사업능력을 가진 인재들을 자체적으로 면밀히 조사한 후 적합한 인재라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최대한 빨리 영입하는 것이 최근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2016년과 향후 몇 년간 실리콘밸리에서의 인재인수는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수많은 실력 있고 뛰어난 인재들이 창업을 하면서 실리콘밸리에 등장하고 있고 이러한 창업자들이 설립한 스타트업들은 거대 IT기업들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나와 동료 혹은 나만을 필요로 한다며 거액과 더불어 쉽게 거절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안한다면 과연 그 인수제안을 뿌리칠 수 있을까? (물론 이러한 인수제안을 거절하고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들도 많이 있다).

스타트업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사람인데, 뛰어난 개발능력을 가졌다고 혹은 영업능력을 가졌다고 해서 성장중인 또는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스타트업의 인재를 영입해 가는 것이 과연 좋은 방식인가에는 의문이 남는다. 더 이상 사업을 이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스타트업의 능력 있는 인재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 되겠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많은 인재들이 자체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사업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인재인수 트렌드가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 혹은 진화할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윤준탁 칼럼니스트


joon@roaconsulting.co.kr
로아컨설팅 컨설팅사업팀에서 인턴을 거쳐, SK하이닉스 비메모리 사업부 기획팀에서 프로젝트관리 등 기획 업무를 담당했으며, 한국IBM에서 근무하면서 SCM/구매분야의 PI, Operation에 대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뉴욕대학교 기술경영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한국으로 돌아와 SK플래닛의 이커머스 사업부문의 기술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버티컬 플랫폼의 전문 컬럼니스트로도 활발히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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