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을 만드는 것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의 상관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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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usiness Model Innovation by Creating Two-Sided Markets

2012년 11월,  [INTERNATIONAL JOURNAL OF BUSINESS STRATEGY]에 삼성전자를 다니다가 스탠포드 대학의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나용균(Yongkyun Na) 씨의 눈길을 끄는 논문이 실렸다( Volume 12, Number 2, 2012). 이름하야 'Business Model Innovation By Creating Two-Sided Markets'.

직역해보면, '양면시장 생성에 의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다. 평소 양면시장을 형성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가지고 '왜 해외 벤처캐피탈은 플랫폼 기반의 사업모델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을 까?' 라는 의문을 풀기 위해 이런 저런 연구와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해 온 필자입장에서는 상당히 관심가는 제목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양면시장(Two-Sided Markets)을 형성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를 하기의 3가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1. 점점 더 Brilliant한 창업가(Enterprenuer)들이 전통적인 단면시장(One-Sided Market)인 제조업, 하드웨어 기반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적은 자본과 SW기술, Idea Base를 Mix한 플랫폼 기반(양면시장) 비즈니스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음. 2000년 이후 나스닥-뉴욕증시에 상장된 IT Company의 대부분은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대부분이 이것을 증명하고 있음(ex : Groupon, Yelp, LinkedIn, Facebook,  Zipcar, Twitter 등). 

2. 네트워크 효과(Network Externality, 네트워크 외부성)의 속도가 빠름. 양면시장은 특히 교차 네트워크 효과(Cross Network Externality)가 필요조건이라, 양면의 이용자, 고객그룹 간에 교차 네트워크 효과가 확보되면 플랫폼의 성장속도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빠름(ex : 카카오톡 VS SKT. SKT가 지난 20여 년간 확보한 가입자는 2,500만 명, 카카오톡은 2010년 3월에 상용화하여 3반 8개월여 만에 가입자 1억 명 돌파. 라인은 3억 명 돌파). 투자자는 성장이 큰 사업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클 수 밖에 없음. 

3. 고객의 플랫폼에 대한 고착화(Stickness)가 큼. 플랫폼을 자세히 살펴보면, 물리적이고 기술적인 환경인 'Component'와 이 'Component'를 이용하기 위한 'Rule'이 존재하지, Tangible한 Product가 존재하는 것이 아님. 양측의 고객/이용자가 플랫폼 공급자(Platform Provider)가 제공하는 Component에 한 번 빠져들어 '고착화'되면, '전환비용(Switching Cost)'이 높은 수준으로 발생함. 즉, 플랫폼 공급자가 제공하는 Component의 효용(Benefit)이 너무 커서 웬만한 대체재가 나타나더라도 이미 발생한 매몰비용(Sunken-Cost)때문에'전환 비용'을 지불하고, 해당 대체재로 이동하기를 주저하게 됨(ex : Apple App Store를 통해 배포되는 SDK, API를 한 번 이용하여 3rd Party가 Creative한 App을 만들기 시작하여 이용자가 모이기 시작하면, Apple App Store에 고착화됨) 

나용균 씨의 논문을 보면서, 다른 한편으로 투자자들의 돈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몰리는 까닭이 바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점이 플랫폼 영역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논문의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잠깐 살펴보기로 한다.

  • '양면시장' 생성을 위한 4가지 방법 

나용균 씨 논문의 핵심은 양면시장(플랫폼)을 만드는 전형적인 4가지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이 방법을 찾기 위해 'Connection Diagram'이라는 분석 툴을 사용하여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하였다. 나 씨가 제안한 양면시장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4가지 방법과 유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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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r types of ways to create two-sided markets
[출처 : INTERNATIONAL JOURNAL OF BUSINESS STRATEGY, Volume 12, Number 2, 2012, BUSINESS MODEL INNOVATION BY CREATING TWO-SIDED MARKETS]
1) Type 1 : Become a Broker (브로커 되기) 

브로커 모델은 'User'와 'Agent'을 매개하는 브로커 역할을 사업자가 수행함으로써 양면시장화 되는 유형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애플의 iTunes 모델을 꼽을 수 있다(하기 그림 참조). 전통적인 MP3 Player 시장은 사용자가 여러 다른 루트/경로를 통해 음원을 다운로드 받아야 했다면, iPod이 출시하면서 애플은 iTunes를 브로커로 삼아 사용자(User)와 에이전트(Agent, 여기서는 Music Providers, Audio Book Provider 등 음원형태의 콘텐츠 공급업자를 의미)를 매개하는 브로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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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ion diagram of IPod and ITunes
[출처 : 상동]

2) Type 2 : Extend the purpose of the platform and attract other agents
(플랫폼의 목적을 확장하여 다른 에이전트를 끌어들이기) 

이 유형은 플랫폼을 확장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이루는 것으로, 동일한 사용자(User)를 대상으로 하되, 다른 성질의 에이전트(Agents)를 끌어들여 새로운 형태와 목적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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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ion diagram of IPhone
[출처 : 상동]
대표적인 사례로 애플의 iPhone 사례를 꼽고 있다. iPod + iTunes의 브로커 모델을 iPhone을 출시하면서 그대로 확장함으로써 다른 에이전트(기존 Agent + Operators)와 사용자(Phone User)를 연결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창출하였다.

이외에도 본 논문에서는 다른 다양한 사례에 대해 Type 2가 작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JVC의 VCR 모델(원래 Sony가 VCR을 TV Program을 recording하는 용도로 제품화 하였으나, JVC는 이 제품의 용도를 확장하여 플랫폼화 하였다. 즉, TV Program 녹화용 뿐만 아니라, 댁내 영화 감상용 기기로서 로컬 Movie Provider와 Movie Rental Agents(비디오 대여점)을 끌어들여 새로운 VCR 생태계를 만들어 냄), 아마존의 사례(인터넷 서점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도 Type 2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유형의 특이점 중 하나는 사업자가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양면시장을 형성할 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라는 점이다. 필자의 경우,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이 전형적으로 Type 2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카카오톡은 Instant Messaging의 특성 상, 전형적인 단면시장(Homogeneous User끼리만 커뮤니케이션하는 단면시장)으로 출발하였다. 그러나 예측불가능할 정도로 가입자 수가 확대되면서, 의도적으로 플러스 친구, 이모티콘, 게임하기, 카카오 스토리 등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와는 아주 별개의 새로운 Agent를 끌어들이기 위한 활동을 확대하면서 현재는 완벽한 양면시장으로서 작동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사업자의 플랫폼화는 이 논문의 관점에서 보면, 플랫폼의 목적을 확대함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있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3) Type 3 :Maintain the core and open other components (코어를 유지하고 다른 컴포넌트 오픈하기) 

이 유형은 기존 기업들이 양면시장을 생성하는 다른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내부역량을 통해 확보한 시스템 중 코어가 아닌 다른 컴포넌트를 외부에 오픈(Open)함으로써 외부의 에이전트(Agents)들이 이 컴포넌트를 사용하기 위해 모여들어 양면시장이 형성되는 경우이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이 유형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iPhone 발표 몇 개월 후, 애플이 SW Part를 오픈하기로 결정한 일이다. 사실 SDK(Software Development Kit)의 오픈은 애플이 제조사로는 처음으로 주도한 사건이나 다름없었으며(Linux 등의 오픈 소스 운동 제외), 이후 거의 모든 단말 제조사들이 이 대열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런 유형의 사례는 게임 콘솔 시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ex : MS X-Box Kinnect, Sony PS5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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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ion diagram of opening IPhone Apps
[출처 : 상동]

4) Type 4 : Find a new money-making side(신규 수익원 찾기) 

대다수 기업이 단면(One-Side)에서만 수익을 확보하는 경향이 있다. 이 유형은 기업이 좀 더 기존 생태계의 관점을 좀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수익원(New Money Making Side)을 다른 측면에서 살펴볼 때 발생 가능한 유형이다. 논문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은 케이스는 Cable TV 비즈니스이다. 일반 기존 TV 네트워크(General TV Network) 광고주를 수익창출원의 핵심 에이전트로 삼고 있는데 반해, Cable TV는 VOD 및 TV다시보기 등 Special Contents를 제공함으로써 일반 사용자를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삼고 있다. 신규 수익창출원으로서 다른 측면의 고객/이용자 그룹을 개발함으로써(일반 사용자), Cable TV 사업자들은 Special Content Provider들을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고 양면시장을 구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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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le TV connection diagram
[출처 : 상동]
  •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양면시장에서 찾아라

이 논문에서 저자는 기존 기업들이 유연한 프라이싱 전략, 좀더 빠른 성장을 위해 단면시장이 아닌, 양면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왜 중요한 지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적 관점에서 주장한다. IT 기업뿐만 아니라, 전통적 기업들도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하나의 방법/수단으로써 '양면시장'에 대해 고민해 보라는 것이다.

성공한 플랫폼 사업자의 공통점은 결론적으로 양면시장을 형성한 사업자이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플랫폼이 양면시장화 되면, 필연적으로 플랫폼 사업자는 최적화된 가격구조(Price Structure)를 형성하여 양측의 어느 한 측면에 비용할당(Cost Allocation)을 함으로써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양면시장 이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기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적 관점에서 양면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왜 중요한 지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고객가치명제(Customer Value Proposition)을 정립하고, 타겟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Value Creation)이 중요하다는 것이 강조되고 있는데(크리스텐슨 교수가 대표적임),  새로운 고객 가치의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양면시장의 개념이 매우 중요한 용어로 부상하고 있는 느낌이다.

계속해서 필자도 주장하는 이야기하지만, 'Building Platform or Building Product?'라는 질문 또한 결국 기존 기업이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 것인가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플랫폼과 양면시장,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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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벤션랩의 CEO, 경영학박사(MIS트랙-플랫폼 전략). 97년~2004년까지 소프트뱅크코리아의 미디어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미디어를 거쳐 2005년 IT기술전략 컨설팅기관인 로아컨설팅 창업, 이후 2017년 2월 더인벤션랩을 새롭게 설립하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액셀러레이터 기관장, 초기 시드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더인벤션랩은 지난 5년 간 100여 개 이상의 플랫폼 및 컨슈머 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초기 시드투자를 집행하였다(중기부 TIPS운영사). 김진영 대표는 집닥(구주회수완료), 펫닥( 구주회수완료, 시리즈 C), 얌테이블(시리즈 B),홈마스터(중부도시가스 매각완료), 자란다(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보이스루(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지구인컴퍼니(구주일부회수완료, 시리즈 B), 스토어카메라(시리즈A), 오케이쎄(시리즈 A2), 고투조이(시리즈 A2), 고미(시리즈B) 등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팀을 초기에 발굴하여 초기투자를 주도하였다. 특히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진출하는 다양한 버티컬 플랫폼 분야의 한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는 공동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런칭(KB국민카드 Future 9,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웰컴금융그룹 Welcome On-Demand, 현대모비스 M.Start 등), 삼성증권(스타트업 랠리업)을 포함하여 보령제약, 대원, 우미건설 및 국보디자인 등)하여 Corporate Accelerating 및 Open Innovation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기관으로는 드물게 코스닥 상장사인 대원-국보디자인 및 우미건설-보령제약 등과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여 전략적 시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대기업/중견그룹 사내벤처/애자일 조직의 Business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4 COMMENTS

  1. 흥미로운 논문이네요.
    type1과 type3이 서로 exclusive한지에 대한 좀더 detail한 설명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브로커’ 개념과 ‘core & components’ 개념이 다소 헷갈리네요.

    • type 1과 type3은 잘 보시면 mutally exclusive합니다. 여기에 나성균씨가 제시한 4개 type 모두가 기실 mutually exclusive하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양면시장을 생성하는 방법-프로세스가 다른 것이죠. mp3 player가 제품으로 existing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agent를 끌어들여 mp3 player라는 제품이 플랫폼화 된 것이 type 1이라면(꼭 제품이 플랫폼화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type 3은 주로 Open API를 통해 양면시장화 되는 유형을 지칭합니다. 이 논문의 사례로 나오지는 않지만, dropbox도 API를 open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려는 3rd Party 업체와 User를 매개하는 일종의 Platform, 양면시장이 되면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바 있습니다.

  2. 안녕하세요 플랫폼관련 자료 수집 중 위 글을 보게되었습니다.
    관심있는 내용이여서 논문 원본을 찾아보려했는데 도통 구할 수가 없네요.. 혹시 원본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을 문의드려도 될까요?
    출처된 곳에 가도 해당 논문이 나오질 않아서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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