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강연, ‘블록체인을 말하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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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시간. 말 그대로 블록체인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보통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는 단체나 기관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일반인들에게 무료 오프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후원사 보다는,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간혹 시청자로부터 후원을 받아 강연을 여는데, 이번 <블록체인을 말하다>가 바로 그런 케이스였다. 그래서 그런지 ‘3만원 + 자기 시간’을 할애하면서 이 자리에 온 대부분 사람들이야말로 블록체인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세바시에 초청된 네 명의 강연자 역시 블록체인이 ‘왜’, ‘어떻게’ 세상을 바꿀 것인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각 15분 간 흥미로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Contents Contributor 김서진PD


 

[네 강연자의 이야기]

 

♦ 정지훈 | 다음세대재단 이사, 미래학자 |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꾸는 방식

[정지훈 ㅣ다음세대재단 이사, 미래학자]

정지훈 이사 강연의 시작은 ‘암호 아나키스트’에 대한 것이었다. 과거에 암호기술은 정부 소유였기 때문에 개인들의 정보저장 및 교류와 관련된 모든 활동은 정부 통제하에 이뤄졌으며, 정보의 중앙집중화는 불가피하였다. 그러나 암호기술이 민간에게도 퍼지면서 전자상거래, 인터넷뱅킹 등 보안 기반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 졌고, 이는 많은 권한이 민간에게 분산된 계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암호 아나키스트를 선언한 티모시 메이(Timothy May, 1988)가 현재의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을 꿈꾸면서 했던 말이 정지운 이사 강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다.

“새로운 기술들은 정부의 규제와 세금, 그리고 경제 시스템 상호작용 전반, 정보를 비밀로 유지하고, 신뢰와 평판을 바꾸는 방식 자체를 완전히 새롭게 할 것이다. 이런 혁명적 변화를 위한 기술은 사회와 경제적 혁명을 가져온다.”

 

♦ 김서준 | 해시드 대표 |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어떻게 주주자본주의를 재구성할 수 있을까?

[김서준 ㅣ 해시드 대표]

김서준 대표는 강의 시작부분 부터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세상은 평등한가?”. 과거에 비해 생산성, 소득, 삶의 질 등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은행에 계좌 조차 만들지 못하는 인구가 전세계에 수백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금융시장의 대표 중개자인 은행이 도리어 중개 대상을 선별하고, 이러한 게이트웨이 시스템에서 낙오된 주체는 더욱 더 그 시스템에 적응하기 어려워지는 부익부 빈익빈 문제는 현 중개시장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반면, 블록체인은 생태계의 경제 참가자간의 직접 가치 교환을 가능케 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단순 중개 혹은 초기자금 투자로 생태계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가치에 비해 그 이상의 혜택을 보는 소수의 중개인 혹은 주주를 위한 구조가 아닌, 생태계에 기여한 만큼 모든 참가자에게 공평하게 수익이 배분되는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 채용현 | 의사, 바이탈넛지 대표 | 블록체인으로 우리 좀 더 편하게 건강해질 수 없을까요?

[채용현 ㅣ 의사, 바이탈넛지 대표]

의사이자 바이탈넛지 대표인 채용현 대표는, 건강은 띄어난 의료시술이나 의약품이 아닌 개인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옛날에는 국민의 건강을 국가차원에서, 즉 중앙에서 개입하여 관리하였다. 예를 들어, 더러운 물로 인해 국가에 전염병이 돌면 민간이 아닌 정부에서 나서서 상하수도를 설치하였다. 그러나 왠 만한 전염병은 예방 가능한 오늘 날에는 국가나 병원에서 개인의 건강을 지켜주기 보다는 개인 스스로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여 사소한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채용현 대표는, 이처럼 중앙의존적인 것에서 벗어나 개인 일상에서의 실천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는 건강관리 체계가 각 노드가 중앙시스템에 의지하지 않고 각자의 거래검증활동에 열중하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철학과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채용현 대표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데이터화함으로써 개인의 건강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측정하고, 더 나아가 플랫폼에서 권장하는 건강한 습관을 실천했을 시 보상을 줌으로써 건강의 미래에 대한 할인효과를 낮출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구상 중에 있다고 한다.

 

♦ 유준선 | 플루토 대표 | 블록체인은 학술 저널을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까?

[유준선ㅣ 플루토 대표]

개인적으로 세바시<블록체인을 말하다>에 초청된 4분의 강연자 중 플루토(Pluto)의 유준선 대표의 강연이 가장 인상 깊었다. 플루토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블록체인을 통해 생태계를 재구성하기 위한 접근법에 대해 크게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세 강연자에 비해 유준선 대표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플루토는 학계에 어떠한 장애물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현 과학계에서 교수의 연구역량을 평가하는 유일한 지표는 출판된 논문 개수라고 한다. 이러한 단일한 평가지표는 학계에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예를 들어, 출판가능성이 높은 연구논문을 동료 과학자와 공유하려 하지 않고, 후속 논문을 출판하기 위해 부러 이전 출판물에 중요한 부분을 누락하는 등의 행위는 과학자간의 협업의 기회를 줄이는 부작용으로 작용된다. 반면에, 학계에서 과학자간의 협업 및 연구실적 공개는 보다 많은 연구자의 아이디어의 공유 및 결합으로 인해 더욱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고, 동료과학자뿐만 아니라 대학생, 기업 등에게도 두루 긍정적 외부효과를 가져온다.

기존 학계에는 또 다른 불합리한 구조가 있다고 한다. 정작 논문의 가치 향상에 기여한 논문저자, 논문 검수자, 논문 구매자로 구성된 연구자 그룹보다 해당 논문의 저작권을 소유하고 판매하는 출판사인 판매자 그룹이 더 큰 이익을 얻는 불합리한 구조로 인해 학계가 자발적으로 연구하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를 약화시키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플루토는 블록체인기술을 통해 학계에 참여하는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 및 논문이 올바르게 평가될 수 있는 합의 지표를 도출하고, 해당 생태계 유지에 기여하는 사람들이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플루토는 생태계 내 구성원간의 합의를 이룰 때, 컴퓨팅 파워 혹은 보유 토큰 량 등의 단일 지표가 아닌 보다 다양한 지표를 가중평균하여 보다 공평한 합의/평가를 도출하기를 지향한다.

끝으로 플루토는 블록체인만으로 공평한 합의구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즉, 단순히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다가 아니라, 기존 생태계에 있는 이해당사자를 새로운 생태계로 끌고 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이 인정하지 않고, 이용하지 않는 생태계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플루토는 논문에 관한 표준화된 데이터 베이스를 무료로 배포하고, 논문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존 학계에 기여가능한 활동을 함으로써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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