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커머스 동향 및 Game Chang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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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커머스 동향 및 Game Changer

아마존, 월마트, 알리바바, 플립카트와 같은 기업들은 최근 해외 커머스 관련 기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해외 커머스 내용은 국가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해외 커머스 시장의 내용을 알고 있으면 기술이나 서비스, 제품 측면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전반적인 해외 커머스 동향 및 커머스 시장의 Game Changer에 대해 다소 광범위하지만 다양한 내용을 다뤄보고자 한다.

최근 온, 오프라인 커머스 트렌드에서 주목할 부분을 짚어보고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커머스 동향을 살펴본다. 그리고 현재와 미래에 커머스 시장에서 Game Changer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서비스, 기술 등에 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1편에서는 온, 오프라인 커머스 트렌드부터 미국 커머스 동향까지, 2편에서는 일본 커머스 동향부터 해외 커머스 전망까지를 다룬다.

(본 칼럼은 필자의 강연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강연 내용을 재구성했다.)

 

온, 오프라인 커머스 Trend

커머스의 본질은 ‘의식주’에 있다.

 

커머스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 고객 만족 등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다. 모두 정답이고 커머스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바라보는 최근 커머스 트렌드에 따른 커머스의 본질은 바로 ‘의식주’에 있다.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는 현재 모든 커머스 기업이 기본 요소를 넘어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되고 있다. 최근 해외 커머스 관련 뉴스 역시 의식주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는 각각 의류/패션 산업, 식료품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 기사도 홀푸즈 신선식품, 월마트 온라인 패션 기업 인수 등과 같이 ‘의’와’식’과 관련한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커머스 관점에서 ‘주’를 바라보면 집을 사고파는 개념이 아닌 집안에서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존은 에코와 대시 시리즈를 통해 이미 집안에 생태계를 구축했다. 월마트 역시 더 이상 ‘주’를 그냥 둘 수 없기에 구글과 손을 잡고 음성쇼핑 시장과 집안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한발 더 나아가 아마존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고 사무실까지 생태계를 구축할 태세다. 알리바바 역시 티몰 지니라는 음성인식 스피커를 내놓았으며, 애플을 비롯해 삼성전자,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까지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결국, 의식주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모든 IT기업이 ‘집 안’에 주목하고 있다.

 

커머스, 유통 관련 업무를 하거나 관심이 있다면 지겹게도 들었을 ‘옴니채널’이라는 용어가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결합해 소비자가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체계라고 정의한다. 온, 오프 경계를 허물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일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지만,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동일한 경험 제공이 가능한가? 라는 질문을 생각해보면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의 경험이 온라인에서 동일하게 제공할 수는 없다. 다만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다. 최근에는 Click to Brick, Brick to Click, Click & Collect와 같은 다양한 형태가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 워드로브(Amazon Wardrobe)나 Instant Pick up과 같은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계속해서 옴니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다. 월마트는 옴니채널을 구축하면서 자신들의 최대 강점인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커머스 기술 혁신

최근 커머스 관련 각종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머신러닝, 빅데이터를 비롯해 음성인식과 AR, VR에 이르기까지 최신 기술이 개발 및 적용되고 있다. 커머스 기술 혁신에 대해 살펴본다.

 

아마존 고와 알리바바의 타오 카페 등 무인 오프라인 점포가 모습을 드러냈고, IBM은 Connected Store라는 무인점포용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오프라인 점포는 각종 센서기술, 음성인식 기술, 머신러닝을 비롯해 인공지능 기술까지 총망라한 기술의 총합체라고 할 수 있다. 표면적인 이유로는 고객이 매장에서 물건을 고르고 결제를 위해 계산대에서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고객 데이터 수집과 비용 절감의 목적이 그 이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을 비롯해 월마트, 알리바바, 징동, 라쿠텐까지 글로벌 커머스 기업들은 드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마존은 10년 가까이 드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라쿠텐 등 여러 기업 역시 시험비행까지 마친 상태다. 월마트는 매장 밖이 아닌 매장 안에서 드론 활용 계획도 밝혔다.

드론 외에 자율주행 역시 물류 혁신을 가져올 기술 중 하나다. 월마트는 자율주행 카트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고, 아마존 역시 자율주행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향후 배송은 자율 주행 차량이 이동하면서 드론으로 배송하는 형태, 혹은 비행선으로 상품을 적재한 후 공중으로 이동하며 드론으로 배송하는 형태의 새로운 물류 혁신이 예상된다.

 

블록체인기술은 이미 월마트가 두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활용한 바 있다. 중국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의 경우 돼지농장에서 돼지고기가 소매점까지 전달되는 과정을 블록체인을 활용해 기록했다. 과거에 약 2주간 걸리던 이력 추적 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 결과가 있다. 블록체인은 식품뿐만 아니라 명품이나 고가의 제품들의 모조품 방지를 위해 활용될 수도 있다. 명품 생산공장에서 제품의 이력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진품인지 모조품인지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이 밖에 블록체인은 결제 수단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알리바바와 라쿠텐의 간편결제 수단에 적용되도록 개발자를 채용하고,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커머스 기업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 커머스 기업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각종 기술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인스토어 앱을 활용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 인스토어 앱은 포인트와 리워드 중심으로 활용됐다면 현재는 매장 방문 시 해당 상품에 대한 리뷰와 개인화 추천의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메이시스나 타겟도 최근 적극적으로 인스토어 앱을 활용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옷을 여러 번 바꿔 입거나 화장품을 바르고 지우는 일은 번거로울 수 있다. Magic Mirror와 같은 기술을 활용하면 옷과 화장품의 색깔을 바꾸고 미리 확인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월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관련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테스트하고 있다. Pickup Tower라고 불리는 자판기 형태의 기기는 현재 약 20개 매장에 설치되어 있고 연말까지 100여 개 매장으로 확장할 계획에 있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바코드를 발급받아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문한 상품을 픽업할 수 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에 터치스크린을 설치해 온라인에서만 살 수 있는 전용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주문할 수 있다.

 

아마존은 모바일 앱을 통해 이미지 인식 기술 고도화 및 각종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마존 앱 상단의 검색 창에 있는 카메라 아이콘을 누르면 각종 메뉴를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 스티커(Sticker)라는 AR 기능을 통해 여러 상품을 책상이나 방안에 미리 놓아볼 수 있다. 엑스레이(X-ray) 기능을 통해서는 배송 상자의 바코드를 스캔해 상자 안의 물품을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 이밖에 개인화 기능인 my mix와 옷 이미지 사진 2장을 올리면 아마존의 패션 전문가가 패션 제안을 해주는 Outfit Compare라는 기능도 활용해 볼 수 있다.

 

AR과 VR 기술을 커머스에 활용하기 위한 노력은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아직 AR과 VR 기술이 활용되기에는 멀었다는 의견이 많지만, AR의 경우 이미 많은 기술 발전이 있었다. 특히 이케아는 iOS11의 출시와 더불어 애플의 AR Kit를 활용해 집안에 가구를 미리 배치해보고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의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화장품 기업인 세포라(Sephora)는 모바일 앱에서 고객이 립스틱, 아이라이너 등의 색깔을 바꿔가며 가상으로 경험할 수 있는 Virtual Artist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색깔을 변경하면 해당 색깔에 맞는 제품이 화면 상단에 나타나고 바로 장바구니에 담기가 가능하다.

Augment라고 하는 기업은 AR 기술을 활용해 크기가 큰 가전제품 등을 집안에 미리 배치 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AR 기술은 가전, 가구 등을 미리 배치해 볼 수 있는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커머스 기업에서 활용가치가 매우 높은 기술이다.

알리바바는 VR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 관련 개발자를 채용하고 VR 기술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오프라인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AR과 VR 기술은 앞으로 더 빠르게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해외 커머스 동향

미국 커머스 동향

미국은 현재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이 한창 펼쳐지고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는 식료품과 패션 등 모든 영역에서 끊임없이 대결하며 서로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 전쟁의 원동력은 인수합병에 있다. 아마존은 음성인식 기술 알렉사부터 물류 로봇 키바, 혁신적인 온라인 신발 판매 기업 자포스, 최근 홀푸즈 인수까지 굵직한 인수합병 사례를 가지고 있다. 월마트 또한 최근 제트 닷컴(Jet.com)을 비롯해 온라인 패션, 의류 커머스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상대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과 월마트는 보유하고 있는 가격 알고리즘을 통해 최저가 제시 및 고객별 가격 개인화에 강점이 있다. 두 기업은 드론과 블록체인, 머신러닝 등 각종 최신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존

아마존과 월마트의 동향을 살펴보면 아마존은 홀푸즈 인수 후 가격 정책에 변화를 가져왔다. 일부 유기농 품목을 평균 43% 할인하면서 첫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같은 유기농 제품이라고 해도 아직까지는 월마트가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이 홀푸즈의 가격 정책을 어떻게 경쟁력 있게 만들지 지켜봐야 한다. 아마존은 저소득층 고객 유치를 위해 저소득층 전용 프라임 멤버십 가격을 인하했다. 이미 프라임 멤버 가입자가 8천만 명을 넘어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월마트의 고객군인 저소득층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느냐가 관건이다.

아마존 에코는 첫 버전을 현재 생산을 중단하고 재고 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홀푸즈 매장에서 절반 가격인 $99에 판매되고 있으며 에코 후속 버전을 염두에 둔 재고 정리로 보인다. 아마존은 패션, 제약, 헬스케어, 티켓 사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패션, 의류 산업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며 제약 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제약 산업은 현재 처방전이 필요 없는 약품 배송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제약 관련 인재를 영입한 바 있다.

아마존이 화상통화가 가능한 에코 쇼를 출시한 이유가 향후 온라인 원격 진료 및 처방전 발급을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 처방전이 필요한 약품의 경우 미국은 규제와 법률이 엄격한 편인데, 이를 풀어낼 수 있다면 에코 쇼로 진료, 상담 후 처방전을 앱으로 받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거나 배송받는 방법이 가능해진다.

현재 미국 약국 스토어(Drug Store)체인은 월그린(Walgreen)이 1위, CVS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기업은 인수하기에는 규모가 작지 않기 때문에 3위인 Lite Aid를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 Lite Aid는 미 전역에 약 4천여 개 매장을 가지고 있고 시가총액 역시 아마존이 인수하기에 어렵지 않은 금액이다. 약국 체인을 인수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약국 관련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1, 2위 업체와 제휴를 맺을 가능성은 열려있다.

 

월마트

월마트는 여전히 홀푸즈 대비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며 맞서고 있다. 월마트는 홀푸즈 대비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며 앞으로 유기농 식품의 비중을 늘리며 맞대응할 수 있다. 저가 브랜드 이미지 탈피와 고소득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온라인 패션 커머스 기업을 잇달아 인수했다. 한가지 문제는 인수한 보노보스, 무스조, 슈바이 등과의 브랜드 시너지 전략이 가능할 것이냐는 점이다. 고객이 보노보스나 무스조에서 구매를 하더라도 월마트에서 샀다는 느낌은 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월마트가 인수한 기업들과의 브랜드 시너지 전략을 어떻게 추진할지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월마트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기업의 특성에서 벗어나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월마트 랩스에서는 스캔앤고(Scan & Go), 픽업 타워(Pickup tower) 등 오프라인 매장 관련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의식주’의 관점에서 ‘주’를 제공하지 못하던 월마트는 구글과 손잡고 음성인식 쇼핑 시장에 진입했다. 구글은 이커머스 기업은 아니지만 음성인식 기술에서 아마존을 견제하기 위해서 월마트의 힘이 필요했다.

 

최근 미국의 많은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매장을 폐쇄하거나 파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토이저러스의 파산 신청뿐만 아니라 JC Penny와 Macy's 같은 백화점들이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마존의 공세에 맞서 변화를 추구하고 경쟁력을 키워 진화하는 기업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TJ Maxx는 끊임없이 가격 할인을 하고 재고를 소진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계속해서 신상품을 전시해 고객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샀다는 인식과 더불어 새로운 상품을 구매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베스트 바이 역시 변화를 꾀했다. 미국 전역의 매장을 전자제품만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고객 체험 공간과 배송 거점으로 삼았다.

또한, 매장을 애플 스토어처럼 직접 고객이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닌텐도, 다이슨과 같은 각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아마존도 베스트 바이에 에코(알렉사) 체험 공간을 만들 정도로 베스트 바이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타겟도 기존의 대형 매장 위주에서 벗어나 소규모 매장 혹은 캠퍼스형 매장을 통해 비용 절감과 새로운 고객층 공략을 목표로 삼고 있다.

-2편에서 계속-

 

윤준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