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언 달러’ 스타트업 클럽의 최근 변화 양상과 ‘Platform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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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저널이 다우존스 벤처소스와 공동으로 매월 발표하는 아주 독특한 서비스가 있다. 바로 'The Billion Dollar Startup Club'. 이 곳에 방문하면, 전 세계에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1조 이상)이상인 미상장 기업을 기업가치 가장 높은 순으로 매월 발표하고 있어, 어떤 기업들이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는 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사이트에 적용된 인포그래픽과 대시보드는 아름답기 까지 하다).

출처 : http://graphics.wsj.com/billion-dollar-club/

2015년 1월과 2017년 현재의 비교 

필자는 2015년 1월 시점과 2017년 7월 현재 시점을 비교해 보았다. 비교해 보면 재밌는 점을 몇 가지 살펴볼 수 있다.

첫째, 2015년 1월 시점에서 전 세계 1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은 미상장 스타트업/벤처의 수는 83개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2017년 7월 현재 그 수는 2배 가량 증가된 167개로 나타났다. 불과 1년 6개월 만에 2배로 유니콘 스타트업이 불어난 셈이다.

둘째, 2017년에 들어서면서 Uber가 기업가치 측면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 뒤(2위)를 중국의 Uber로 불리우는 Didi-Chuxing, 제조생산시설 없이 제조업을 영위하는 샤오미(Xiaomi)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1월 시점만 하더라도 샤오미가 1위, Uber와 Airbnb가 2-3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2017년에 들어서면서 샤오미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샤오미 열풍의 감소, 중국 내 타 단말벤더인 화웨이 등의 약진), 전형적인 플랫폼 스타트업인 Uber, Didi-Chuxing이 강세를 떨치고 있는 형국이다.

출처 : http://graphics.wsj.com/billion-dollar-club/

2017년 7월 기준, Top 10 미상장 기업 순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 중 하나는 Top 10 기업 중 무려 4개가 중국기업이라는 점이다(파란 색으로 Highlighted 된 기업들). 중국 스타트업/벤처 기업의 전 세계 시장에서의 약진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Didi Chuxing(중국의 Uber, Uber China를 최근에 인수), Xiaomi(중국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 실제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음), Lufax(Fintech 스타트업), Meituan-Dianping(e-Commerce 스타트업) 등 주로 O2O 및 Fintech, e-Commerce 플랫폼 기업의 기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출처 : http://graphics.wsj.com/billion-dollar-club/

이 리스트에서 두번째로 주목해 볼 만한 것은 SpaceX(엘런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발사체 개발업체)를 제외하고 모든 기업들이 이른 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마진(Margin)을 붙여 특정 시장내 고객에게 판매하는 모델보다는, 여러 이해관계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여 거래비용과 탐색비용을 효율화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인터페이스(Interface)를 소유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이다. 이 인터페이스는 제도적이고 물리적이고 기술적인 환경(Environment)을 조성하여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 하나로 고속 성장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한 마디로, 과거 High-tech IT 기업이 델, HP, IBM과 같이 제조시설 기반 또는 유통/물류 기반을 확보하여 범위와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성장하는 특성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IT 업계의 1조 이상 기업가치를 지닌 기술혁신 기업들은 한 마디로 '플랫폼' 사업자로서, 저마다의 고유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여러 다른 성질의 이해관계자를 끌어들여 상호작용을 극대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Pure Digital Native' vs 'Incumbent Pipeline' War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발표하는 'Billion Dollar Startup Club'을 보고 있노라면, 점점 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매커니즘을 획득한 사업자들이 기존에 유지되어 온 전통적인 기업의 가치사슬을 빠르게 해체하여 새로운 고객경험과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공통점은 조직이 애당초 'Pure Digital Native'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Pure Digital Native란 기존 레거시(Legacy)에 기대지 않고, 적정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완전히 새로운 고객 경험과 가치를 창출하는 데 능한 디지털 조직을 의미한다. 이들은 모바일과 웹을 고객접점으로 활용하고, AI-Big Data, Cloud, IoT, VR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전통적인 채널 기반의 사업자(Incumbent Pipeline)가 제공하는 제품/서비스의 경험 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경험과 가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Top 10 중 5위를 차지하고 있는 Wework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도심지 괜찮은 건물 5~10개 층을 건물주와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싸게 얻은 후 고급 인테리어와 시설을 갖추고 비싸게 재임대하는 부동산 디벨롭퍼로 인지될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210억 달러(한 화 23-4조)에 달할 정도의 기업가치를 획득할 수 있었을 까?
Wework는 기존 부동산 재임대 사업자(Incumbent Pipeline)와는 완전히 다른 고객 경험과 가치를 제공한다.  일반적인 부동산 재임대 사업자가 그럴 듯한 인테리어를 해놓고, 부동산 중개전문업체를 통해 사무실이 필요한 기업을 영업하여 끌어들이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Wework의 핵심은 Wework에 입주한 기업과 기업, 기업 내 종업원과 종업원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네트워킹(Business Networking)에 있다. 이른 바 '연결자'로서 공간을 '플랫폼화'하여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Wework 앱을 통해 출장 시, 전세계 Wework 사무실을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Get Hired' 기능을 잘 만 활용하면 Wework 입주사 커뮤니티 내에서 구인구직과 채용을 쉽게 진행할 수도 있다.

Wework 입주기업이 되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전 세계 Wework가 제공하는 비즈니스 네트워킹과 커뮤니티의 가치를 획득할 수 있고, 이 가치 하나만으로도 타 재임대 사업자보다 훨씬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입주하기를 원하는 기업의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기업가치 Top 5의 Wework가 전달하는 새로운 고객 경험]

차량/교통, 숙박, 부동산 임대, 제조, 쇼핑 영역 등 이른 바 특정 영역에서 기존 전통적인 기득권에 집착했던 Incumbent Pipeline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고객 경험과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혁신조직인 플랫폼 사업자에 의해 점점 더 사면초가에 놓여있다.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 또한 바로 이러한 혁신조직의 출현과 성장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기존 전통적인 대기업 조직 또한 이러한 플랫폼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에 의한 위협정도가 점점 더 증가할 것이다.

'The Billion Dollar Startup Club'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은 바로 'Platform Revolution'이 시작되었고, 가까운 미래에 이들 기업에 의해 세상이 변혁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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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벤션랩의 CEO, 경영학박사(MIS트랙-플랫폼 전략). 97년~2004년까지 소프트뱅크코리아의 미디어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미디어를 거쳐 2005년 IT기술전략 컨설팅기관인 로아컨설팅 창업, 이후 2017년 2월 더인벤션랩을 새롭게 설립하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액셀러레이터 기관장, 초기 시드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더인벤션랩은 지난 5년 간 100여 개 이상의 플랫폼 및 컨슈머 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초기 시드투자를 집행하였다(중기부 TIPS운영사). 김진영 대표는 집닥(구주회수완료), 펫닥( 구주회수완료, 시리즈 C), 얌테이블(시리즈 B),홈마스터(중부도시가스 매각완료), 자란다(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보이스루(구주회수완료, 시리즈 B), 지구인컴퍼니(구주일부회수완료, 시리즈 B), 스토어카메라(시리즈A), 오케이쎄(시리즈 A2), 고투조이(시리즈 A2), 고미(시리즈B) 등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팀을 초기에 발굴하여 초기투자를 주도하였다. 특히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진출하는 다양한 버티컬 플랫폼 분야의 한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는 공동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런칭(KB국민카드 Future 9,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웰컴금융그룹 Welcome On-Demand, 현대모비스 M.Start 등), 삼성증권(스타트업 랠리업)을 포함하여 보령제약, 대원, 우미건설 및 국보디자인 등)하여 Corporate Accelerating 및 Open Innovation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기관으로는 드물게 코스닥 상장사인 대원-국보디자인 및 우미건설-보령제약 등과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여 전략적 시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대기업/중견그룹 사내벤처/애자일 조직의 Business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