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주목받던 스타트업, 지금은 뭐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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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 미디어가 선정한 Top 10 스타트업”, “금년에 관심 가져야 할 Top 5 스타트업” 등등 주목해야 한다는 스타트업 리스트를 발표하는 기사들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Mashable(2012년 10월자)에서 의미심장한(?) 기사를 발견했는데, 제목이 “10 Hot Tech Startups: Where Are They Now?”였다. 중요한 것은 Where are they now? 이 부분이다. 필자도 쏟아져나오는 새로운 서비스들을 Tracking하는데 바빠서 최근 몇년 사이에 스포트라이트를 크게 받았던 스타트업들의 현재 시점의 모습을 돌아볼 겨를이 없던 차에 이 기사가 너무 반가웠다.

Mashable 기사를 참고로, 한 때 주목 받던 스타트업들의 서비스가 어떤 서비스이고, 어떻게 서비스를 업데이트하고 있는지, 어떤 고민의 과정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Mashable에서는 10개의 Startup 현황을 소개하고 있지만, 본 컬럼에서는 2011년에 필자가 매우 관심있게 본 서비스인 Turntable.fm과 Zaarly 두 사례만 좀 더 Depth있게 살펴보고자 한다.

 

  • 끝까지 Social Interaction 기반의 뮤직 서비스를 지향하는 Turntable.fm

Turntable.fm은 누구라도 DJ가 되어 테마를 가진 Virtual Room을 개설해 음악을 듣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소셜 뮤직 서비스(SNS+인터넷 라디오의 Mashup)이다. 음악은 모두 Full 버전으로 스트리밍되며, 참가자들은 모두 아바타로 활동한다. 음악을 듣는 아바타는 고개를 흔들며 춤을 출 수도 있고, DJ아바타가 선곡한 노래에 대해 lame/awesome을 선택할 수 있는데, awesome이 많아질수록 DJ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포인트가 올라가 자신의 아바타를 좀 더 멋지게 꾸밀 수도 있다. Turntable.fm이 출시된 2011년 당시 가장 Exciting한 뮤직 앱으로 손꼽혔었다. 서비스 개시 한 달 뒤에 14만 명, 두 달 뒤에는 42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했고 3,750만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750만 달러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Figure1 –Turntable.fm 서비스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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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oogle Image

 

이처럼 첫 시작은 좋았으나 2011년 11월에는 13만 명, 2012년 9월에는 8만 명으로 MAU가 감소했다. 당시 Turntable.fm 팀은 모바일앱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가입자 감소 추세를 역전시키지는 못했다.

2012년 말에는 공동 창업자 중 한명인 Seth Goldstein이 “DJZ”(D.J.’s라고 발음)라는 새로운 뮤직 스타트업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또 한 명인 Billy Chasen은 지난 3월 말 “PiKi”라는 music discovery app을 런칭하였다(물론 현재 Turntable.fm도 서비스하고 있다.) DJZ는 Electronic music 열성팬(특히 Generation Z세대)들을 위해 다양한 뉴스나 가십, 음악이나 비디오 등을 한 곳에 보아 보여주는 온라인 허브와 유명 DJ들의 큐레이션이 결합된 서비스이다. 한편 PiKi는 가입 후 자신의 취향을 대변하는 일부 음악을 선택한 다음에 친구들의 음악을 추천받는 형태의 서비스이다. 특히 Billy Chasen은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음악 서비스(ex. Songza)보다 사람들에 의한 음악 추천/발견 서비스가 더욱 가치있다고 믿고 있다. 현재의 뮤직 서비스들에서는 음악에 대해 얘기도 나누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소셜 기능들이 거의 없는데, Piki가 그러한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Figure2–DJZ(위) / Piki(아래)서비스 이미지]

DJZ
출처 : Google Image
piki
출처 : Google Image

Turntable.fm, DJZ, PiKi 등 다양한 시도를 보이고 있지만, 결국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팬과 팬의 연결, 뮤지션과 팬의 연결 등 “소셜을 통한 음악의 재발견”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러나 Spotify, Pandora 서비스가 사용자들의 매일의 습관(Habit)으로 자리 잡은 반면, Turntable.fm은 그러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어떤 요소들이 부족했는지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음악의 속성 상 일할 때나 운동할 때, 운전할 때 등의 배경으로서의 요소가 강한데, Turntable.fm에서는 마음에 드는 음악을 발견하기까지 투입되는 노력이 경쟁 서비스에 비해 더 많이 들어간다던지, 사용자 입장에서 음악 서비스에 대해 소셜 기능을 별로 원하지 않는다던지 하는 등의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Buyer-Centric에서 Seller-Centric으로 전환한 마켓플레이스, Zaarly

Zaarly는 2011년 5월, 모바일 기반의 reverse Craigslist 서비스, 즉 로컬 바이어가 원하는 심부름을 요청하면 인근에 있는 로컬 셀러가 해당 심부름을 수행하고 비용을 받는 P2P Marketplace로 시작했다. 예를 들어 A유저가 스타벅스 커피를 사다달라는 요청과 지불할 가격을 Zaarly 모바일 앱에 올리면, 스타벅스에 있었던 B유저가 우연히 이 포스팅을 확인해 해당 요청을 수락해주고 실제로 대가를 받는 식이다.

Zaarly는 LA Startup Weekend에서 우승한 뒤에 Ashton Kutcher 등으로부터 100만 달러 Seed 펀딩을 받았다. 이후 몇 달 후에 KPCB 등으로부터 1,400만 달러 투자를 추가 유치하였는데, 당시 창업자인 Bo Fishback은 한 인터뷰에서 Zaarly 서비스를 셋팅하는데 60일 밖에 안 걸렸으며, Local 영역에 거대한 기회가 있다는 것을 서비스 런칭 후에 배워가게 되었다고 밝혔었다.

[Figure3–출시 당시 Zaarly 서비스 이미지]

zaarly
출처 : Zaarly

초기에 상당한 버즈를 형성하며 주목받던 Zaarly가 2012년 9월, Request Anything 기반의 P2P Marketplace 모델을 완전히 탈피하여 Zaarly Storefront라는 서비스로 전환하였다. 이는 Buyer 중심의 서비스였던 Zaarly가 Seller 중심으로 전환한 것으로, Seller들에게 그들의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한 것이었다.

이렇게 사업 방향을 전환한 배경은 무엇일까? Zaarly는 블로그를 통해 Request Anything 모델을 일년 간 운영해 본 결과, 지속적으로 거래가 발생하는 팬 층을 확보할만큼 고 품질의 로컬 제품/서비스를 공급하는 유능한 Seller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2012년 3월에 Seller Project라는 내부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Zaarly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Seller들과 실제 미팅을 가지면서 그들의 제품, 비전, Zaarly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등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과정 중에 Zaarly Storefronts를 시작하게 된 것으로, 아름다운 사진 이미지와 쉬운 온라인 결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Figure4–Zaarly Storefront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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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Zaarly

Storefront의 Quality를 보장하기 위해서 수많은 지원자 중 Zaarly가 직접 Seller를 인터뷰하고 선정하고 있는데, 현재 750명 이상의 Merchant가 등록되어 맞춤형 식사 및 배달, 홈서비스, 수리 서비스, 음악 교습, 이벤트 플래닝, 요가 강습, 홈메이드 제품 등의 분야를 커버하고 있다고 한다(얼핏 Zaarly Storefront를 보면 Etsy류의 Marketplace와 성격이 비슷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Zaarly 측은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군도 취급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Zaarly가 포기한 Request-Driven Marketplace는 공급량이나 서비스 신뢰도를 보장하기 어려운, 즉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모델일까?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Marketplace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 어떤 요소들이 중요한지에 대해 Zaarly 사례를 통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어떠한 요구라도 즉시 해결해 줄 수 있는 Marketplace가 나은 것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Buying할 확률이 높은 양질의 제품/서비스를 공급하는 Marketplace가 나은 것일까?

  • 마치며…

단지 스타트업이 미디어에 화려하게 소개되거나 가입자를 단 기간 내 많이 확보하고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했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 어떠한 컨셉으로 투자를 유치했다 할지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컨셉이 바뀔 수도 있고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비전에 의해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좋은 환경에 놓여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경쟁 서비스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어, 고객들의 Retention을 유지하고 신규 확보된 고객들이 해당 서비스를 마치 습관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고민할 요소들은 더욱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OO 서비스가 새로 나왔다라는 최신의 발빠른 기사도 중요하지만, 현재 과도기를 겪고 있는 스타트업의 사례나 고민에 대해서도 관심가져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